일본 동북부 대형지진
국내 외식업계에 어떤 영향 미치나
단기적 영향은 미미 장기적 여파 대비해야!

지난 3월 11일 금요일 오후 2시 46분, 규모 9.0의 대형지진이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했다. 도호쿠 지역 해저에서 발생한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이하 일본 대지진)’으로 말미암아 파고 10m에 이르는 지진해일(쓰나미)이 형성, 미야기 현을 덮쳤다. 또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해 방사능 유출 사고가 터졌고,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전 세계의 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각국은 현황을 주시하고 대안을 마련하느라 고심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산 수입 식재에 대해 방사능 검사 등을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로 수출하는 식품 등에 대해 안전검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직까지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 사태가 국내 외식업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일본산 식재, 가공식품 수입 유통업체들이나 정통일식을 내건 고급 일식 레스토랑, 생선을 중심으로 한 횟집이나 참치 전문점 등에 약간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도.
그러나 일본 사태가 단기에 진정될 수 없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따른 다양한 간접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국제경제에는 어느 정도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 만큼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이에 본지에서는 일본 사태가 국내 외식업계에 미치는 여파는 어떤지 현황을 살펴보고,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파급효과를 짚어보고자 한다.
특별취재팀/황정일 팀장, 김성은, 이지연 기자



PART 1 일본 대지진 현황
정부, 수입금지·TFT구성 등 전사적 대응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은 고베지진과 비교되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는 세계 최악의 사건으로 여겨지는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견줘 회자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일본산 식재에 대한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등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의 영향에 전 세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일본 현지의 움직임과 우리 정부의 대응 등 전반적인 현황을 살펴봤다.


계획정전, 휘발유 부족 등 日 외식 시장 침체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 이후 일본의 사회경제는 우리가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급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자숙하는 분위기 속에서 생필품 확보를 위한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고, 전기수급 부족에 따라 간판이나 네온사인 등을 끄는 등 어둠 속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외식업소를 찾는 고객 역시 평년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원전 폭발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이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상수도 시설이 좋아 수도를 그대로 식수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으로 인해 식품에 대한 영향이 우려되고 있으며, 도쿄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곧 식품, 외식산업의 쇠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총합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주요 17개 외식기업 중 3곳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3월 매출이 하락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던 업체들이 3월에는 80~9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 업체의 경우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55.5%를 기록했다.
닛케이레스토랑에서는 3월 30일부터 4월 7일까지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을 제외한 전국 음식점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 정도가 매출이 50% 미만으로 감소했다고 답했고, 9% 가량은 계획 정전, 휘발유 부족 등 어떤 식으로든 지진해일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日 외식업도 직접적 영향권, 매출목표 하향조정
일본 내 외식기업들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지진해일이 영향권에 들어섰다. 센다이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린비어페스타의 경우 25개 매장 중 5개 매장이 쓰나미의 영향을 직접 받아 영업이 불가한 상황이다. 나머지 매장 역시 원활한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외식을 위해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시로키야(白木屋), 우오타미(魚民) 등의 이자카야 체인을 전개 중인 몬테로사의 경우 동북지방 90개 점포 중 70개가 지진해일의 물리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동지역의 경우 거의 피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해일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동북지방 못지않은 매출부진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동북부 대형지진의 영향으로 주요 외식 브랜드들도 기존 매출목표를 수정해 발표하고 있다. 일본 스타벅스는 2011년 3월 매출 목표를 13억엔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 3월 매출이 1015억엔이라고 발표했다. 사이제리아의 경우 올해 8월 예상 매출을 1025억엔에서 1000억엔으로 하향조정했으며, 요시노야는 2012년 목표를 1690억엔으로 낮췄다.

우리 정부 방사능 검사 강화에 총력
우리 정부에서는 방사능 검사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소비자들의 방사능 공포를 덜기 위해 다각적인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일본의 출하제한 품목에 대하여 국내 수입을 잠정 중단하고 있으며 일본산 수입 농수축산물에 대해서 매건 정밀검사를 진행 중에 있다.
국내산 농축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동해안, 제주도 및 휴전선 인근지역 등에서 생산되는 채소류 및 원유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지역이 있다면 해당 지역의 농축산물을 집중적으로 검사할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품안전성을 확보하고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방사능 검사결과 및 국내외 동향 등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관계자도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해서는 방사성 물질 검사를 더욱 철저하게 수행할 계획이며,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검사결과는 비록 기준치 이하의 안전한 품목이라 하더라도 계속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도 일본원전 유출사고와 관련 수산물 원산지 둔갑판매 방지를 위해 서울시내 3개 수산물 도매시장의 수산물 원산지표시 적정여부를 일제 점검했다. 서울시 측은 “수산물 판매시장내 원산지표시제가 정착되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수산물 도매시장을 믿고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산 식품 국내 수입 단계적 중단
최근 중국이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로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가운데 한국 정부도 일본산 식재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짐에 따라 수입 중단 품목을 늘려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본 후쿠시마 현의 제1원전 사고로 방사성 물질 누출이 확산되자 지난 4월 14일 이곳에서 생산되는 버섯류에 대해 잠정 수입 중단 조치했다. 이는 지난 3월 25일과 4월 4일 후쿠시마현, 이바라키현, 토치키현, 군마현, 지바현의 엽채류 등의 수입을 중단한 이후 후속조치다. 수입이 중단된 일본산 식재료는 현재 엽채류, 순무, 버섯류 등으로 식약청은 이후에도 일본 정부가 새로 출하를 제한하는 품목에 대해 국내 반입을 막을 계획이다.

식약청,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팀 구성
일본 원전사고 관련 식의약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식의약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팀을 마련해 운영키로 했다. T/F팀은 총괄반, 위해정보반, 현장대응반, 언론대응반, 검사대책반, 위해평가반 등 6개 반이 비상주로 운영되며, 위해예방정책국장을 팀장으로 방사능 안전관리, 국내외 위해정보 수집 및 분석, 검사 강화 및 수입금지 조치, 시험분석 기술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식의약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팀은 안전관리를 위한 대응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일본 원전사고 관련 동향변화에 따른 상황을 검토한다. 국내외 주요국들의 조치 현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며, 한국원자력연구원 및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관련기관과 협력체계를 유지하면서 제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농축산물 방사능 오염 검사 지원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해외 수출 농축산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검사를 지원한다. 이는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 및 후쿠오카 원전 폭발사고로 인한 후속조치 중 하나로, 해외 수입국에서 우리 농축산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여부 검사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농축산물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인접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우리나라에도 방사능 검사를 요구한 것. 현재 농식품부에서 지정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지정한 원자력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 원자력안전기술원, 부산대 핵물리방사선연구소 등 7개 기관에서 국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향한 식품수출은 증대, 막걸리는 감소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대기업은 이득을 볼 것이고, 중소기업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국내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국내산업 피해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기업은 9.3%로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산업군별로 살펴봤을 때에는 관광산업의 경우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소에서도 “4~5월은 일본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가장 높은 시기인데 이번 지진사태가 발생해 이들의 방문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서울 명동을 비롯해 부산 등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질 경우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판매상을 비롯해 음식점과 연관 업계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을 향한 식품 수출은 늘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진 이후 지난해 대비 올해 누적 대일 수출 증가율은 지난 4월 16일 17.4% 수준이었으나, 23일에는 18.7%로 늘어나 식품류의 대일 수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라면의 경우 4월 11일까지 누적 수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대비 51.7%였으나 지진 이후 일본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23일에는 59.1%로 증가했다. 소주도 지난 11일 누적 수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대비 8.6%에서 23일 17.8%로, 미역은 전년 대비 누적 수출액 증가액이 11일 3.4%였으나 수출주문이 23일엔 13.3%로 올랐다.
반면 김·굴·넙치·막걸리 등의 수출은 줄었다. 막걸리 수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에는 348.5%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올해에는 305.4%로 급감했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 중 상당수가 일본 대지진 이후 특별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74.4%가 ‘별도의 대응활동 없이 사태 주시 중’이라고 답했다. 직간접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업계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

PART 2 일본 대지진이 국내 외식업계에 미치는 영향
식자재 유통난보다 소비심리 위축이 더 큰 문제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본 현지 식재료에 대한 체계적인 유통망이 붕괴됨에 이어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 대두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일본 대지진 후폭풍이 외식업계에 크고 작은 영향들을 미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기간 안에 종결되기 힘든 사안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은 업소들도 많지만 향후에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국내 외식업계 일본 대지진에 둔감
일본 대지진을 바라보는 국내 외식업계는 무덤덤하다. 아니 무심하다 할 만큼 둔감하기까지 하다. 특히 한식, 분식, 주점 등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담당자들이 체감하는 일본 대지진의 영향력은 제로에 가깝다. 이는 일본 식재를 사용하는 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대지진 이후 이들의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는 일본 대지진 사태가 국내 맥주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매출액 감소는 없으며, 특히 일본 맥주인 아사히맥주의 경우 브랜드 파워 및 신뢰도를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삿포로, 기린이치방 등 나머지 맥주는 소폭 줄었다. 수작요리주가 와라와라도 제2브랜드인 해풍생선주가 군선생에 대한 우려를 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크게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 3~4일 정도 고객수가 줄어드는 듯하더니 이내 정상화됐다고.
이자카야 브랜드 토오미 역시 일본 식재를 많이 쓸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전했다. 거래처에서 확보해둔 물량이 많아 물량부족이나 가격인상 등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 토오미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전후의 매출을 분석해본 결과 줄어들지 않았으며, 생선회 매출이 오히려 늘어 놀랐다”고 전했다.
퓨전분식 전문점 얌샘이나 치킨 전문 브랜드 BBQ의 경우도 이번 일본 대지진과는 전혀 무관함을 밝혀왔다. 얌샘의 경우 사용 중인 일본 식재가 전혀 없고 소형 매장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영향권 밖이라는 설명이다. 전 브랜드를 통틀어 일본 식재 사용이 없다고 전한 BBQ 관계자는 “일본에 진출한 대여섯 개의 매장은 현지 파트너사와의 계약 종료에 따라 운영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생태 및 참치 전문점 객수, 매출 하락
지진과 원전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외식업소는 단연 생태전문점과 참치전문점이다.
일부 생태전문점은 지진 이후 메뉴의 가격을 시가로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다. 생태전문점을 운영 중인 모 업체 대표는 “최근 두 달은 기존에 확보해 놓은 물량으로 영업을 이어왔지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이다”며 “물량확보에 방사능오염으로 인한 소비불안이 겹쳐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참치전문점도 열악한 상황은 마찬가지. 무엇보다 방사능 오염공포로 인한 고객들의 소비불안이 크게 한 몫 했다.
서울 종로구 참치전문점의 한 관계자는 “각종 매스컴에서 연일 보도되는 방사능 관련 소식이 소비불안을 확대시키는 것 같다”며 “수입되는 제품 모두 정부에서 철저한 전수검사를 거친 안전한 식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이 냉담하다”고 전했다.
일본산을 쓰지 않고 국내산 활어를 사용하는 횟집의 경우에도 수산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도미노 현상처럼 일어 힘든것은 마찬가지다. 송파구에 위치한 한 일식전문점은 “100% 국내산 활어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일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반감을 가지는 것 같다”며 “가뜩이나 식재료 원가상승 등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진 이후 국내산 식재료 가격이 더욱 뛰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일본식 라면, 돈부리 등은 큰 영향 없어
지진 자체보다는 방사능 오염에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면서 수산물 외 일본식라면과 도시락, 돈부리 등 일본대중식에는 지진의 후폭풍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사전에 대부분의 브랜드가 식재료의 국산화를 서두른 덕분이기도 하다.
돈호야를 운영중인 퍼스트에이엔티 이주상 본부장은 “브랜드를 론칭할 때부터 시중 돈부리보다 30%저렴하게 메뉴를 판매하기 위해 일본산 식재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왔다”며 “또 일본식 절임식품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제조되는 것이 많아 충분히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선당의 누들앤돈부리를 운영하고 있는 다영에프앤비도 돈부리 소스 일부를 제외하면 90% 이상의 식재료를 일본산 이외의 것을 쓰고 있다. 일본산 돈부리 소스의 경우에도 일본기업이 중국에 세운 생산공장을 통해 납품받고 있어 방사능 오염우려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영에프앤비 관계자는 “일본대중식 업계에 자체 R&D팀을 통해 국내산 식재료로 메뉴를 조리할 수 있게 레시피를 개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국내 진출 일본 브랜드 적극적 대안 모색 활발
국내에 진출한 일본의 외식기업들도 적극적 대안 모색에 나섰다. 지난 2009년 고품질 저단가 전략으로 국내에 진출한 갓파스시는 일본과 공동으로 식자재를 매입해 원가를 절감하는 전략을 써왔으나 지진 이후 소비자들에게 원재료의 식품안전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는 등 적극적 대안모색에 나섰다.
갓파스시 측은 “현재 취급하고 있는 일본산 식재료는 유부, 연어알, 새우사라다, 미소된장, 조미가리비 등이나 모두 정식으로 식약청의 정밀검사를 통과한 제품이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혔다.
갓파스시 관계자는 “현재 대체가 가능한 원료는 최대한 다른 원산지로 대체하고 있는 중이며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일본산 원료의 전면 취급중단도 감행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정통일본요리전문점 도쿄사이카보 관계자는 “기존에 일본에서 수입했던 식재료 중 국내산으로 대체가 가능한 도미 등은 교체해 사용하고 있다”며 “간장, 과자, 사케 등 반드시 필요한 일본산 제품들은 지진 이전에 확보해 둔 물량으로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광진구의 일식전문점 관계자는 “생태탕을 동태탕 혹은 대구탕 등으로 변경하는 등 대체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수산시장도 소비심리 주춤
방사능 여파로 수산시장도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서울시의 대표적인 수산물 도매시장은 노량진과 가락, 강서 세 곳이다.
가락시장의 경우 주초와 주말에 들어오는 일본산 수산물 물량차이가 평균 7톤에서 2톤까지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량에 따라 가격폭도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 가락시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수축산팀 김유종 과장은 “현재 일본산을 포함해 국내산까지 수산물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다”며 “일본산 소매 구입물량은 거의 끊긴 상태이고 외식업소의 구매율도 지진 이전에 비해 약 50%이상 감소한 추세다”고 말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경우에는 경매 및 소매 물량의 미미한 변동은 있지만 기존에 일본산 물량 비율이 높지 않아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 수산시장 측의 설명이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는 “방사능유출과 관련된 기사들이 연일 각종 매스컴에서 확대재생산 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수산물 전반에 관한 불신을 확산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보도가 국내외 수산물 전반에 걸쳐 소비불안을 조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이다”고 말했다.


● 사례 업소 인터뷰_청정해참치
일본 사태 이후 매출, 객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대략 15% 정도 감소한 것 같다.
원전사고, 방사능 방출로 인해 참치전문점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것은 소비자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참치 중 일본에서 포획된 참치는 없다. 99% 지중해에서 잡힌 참치라고 보면 된다. 참치 소비자 중 70% 가량이 일본인이라는 것이지, 참치 포획이 일본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매스컴을 통해 일본에서 참치를 축양하고 낚시를 하는 모습이 종종 노출되다 보니 일본 사태와 직접 연계된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 동부 근해에서 참치가 축양되고 포획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의 경우 내수로 소비하기에도 모자란 상황이다. 때문에 일본산 참치는 국내에 전혀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참치 전문점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본 원전 사태와 별개로 이미 지난해 EU에서 어족자원 부족에 따른 치어 잡기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어 참치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참치 원가가 60% 인상됐다. 그래서 고심 끝에 지난 3월부터 가격을 인상했다. 고객은 당연히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사태가 더해져 매출이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유통업체 얘기만 들어도 안다. 참치 전문점에서 사가는 물량이 현격히 줄었다며 재고가 쌓이고 있어 고민이란다. 유통업체들이, 특히 동원이나 사조 등 대기업에서 참치에 대한 안전, 안심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INTERVIEW_노량진수산주식회사 기획총무팀 김덕호
24시간 방사능 검사 철저히 시행

·일본 지진 이후 노량진수산시장 분위기는?
소매상들의 경우 매출은 정확하게 집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체감하기에 따라 다르다. 상인들은 대체로 어렵다고들 하지만 일본 지진만의 영향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계절적 요인 및 경기침체 등 복합적인 이유로 판단된다. 물동량의 경우도 종전에 일본산 수산물이 차지하는 전체 비율이 낮았기 때문에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산 수산물 수급 및 가격 동향은 어떤가?(표 참조)
지진 이후 경매물량 현황을 보면 일본산 수산물 물량이 확실히 준 것은 맞다. 갈치와 고등어의 경우 지진이후 아예 들어오지 않고 있다.
생태의 경우 국내 조업이 어렵기 때문에 계속해서 들어오지만 소비가 많이 줄었다. 가격은 지진발생 이후 급등했다 방사능 관련 소식이 나오면서 급감, 정부의 전수검사 강화 보도 이후 다시 오르는 등 변화가 심한 편이다. 현재는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다시 급감한 상태다.

·방사능 안전성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1차적으로 통관 때 정부에서 철저히 전수검사를 거친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주2회 서울시에서 휴대용 방사능측정기를 이용해 경매, 소매 전 물량에 관해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확실히 기존보다 원산지를 확인하거나 방사능 오염에 관한 질문들을 많이 하신다.
대책회의 끝에 방사능측정기를 수산시장 자체에서 국내 최초로 직접 도입해 24시간 사용중이다. 수산물 구매시 방사능 오염 측정 검사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 설문조사★
일본 사태 장기화되면 외식횟수 줄일 것…
생선해물, 일본가정식 요리 꺼려져

본지에서는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이하 일본 사태)이 국내 외식업계 및 소비자 외식동향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소비자 설문조사를 4월 11일부터 16일까지 6일간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소비자층에서 응답했으며 총 155명이 설문에 응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82.6%(128명)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이 일본지진 사태가 식품외식업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은 일본지진 사태 이후 여러 가지 요리 중에서 생선 및 해물 요리, 일본 가정식 요리 등이 꺼려지는 외식 아이템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외식 소비심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본지진 사태로 인해 외식횟수를 줄였느냐는 질문에 102명(65.8%)가 아니라고 답했기 때문. 아직까지는 일본 사태에 대한 부분을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외식횟수를 줄였다고 답한 응답자 53명 중 절반 이상이 방사능 유출로 찜찜하기 때문을 이유로 꼽아 심리적인 영향이 어느 정도 있음을 방증했다. 여기에 더해 일본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외식횟수를 줄이겠냐는 질문에서는 60.0%의 응답자가 줄이겠다고 답해 소비심리 위축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한편 향후 생선 및 해물 요리, 일본 가정식 요리를 대체할 외식 아이템으로는 유기농 등 건강요리(24.5%), 한정식(16.1%), 닭고기 요리(12.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PART 3 외식업계 단기 대응책과 장기 전망
일본 대지진 후폭풍 여전히 ‘진행중’

모든 자연재해가 그렇듯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인한 후폭풍도 시간이 지나면 곧 사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은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재해 복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소비심리도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우려되는 영향력이다. 특히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일본의 금융 및 제조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이 이어질 경우, 그 여파는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관련 사안에 대해 국내 외식산업계의 단기적인 대응책과 장기 전망을 알아본다.


소비자 불신, 식자재 수급 어려움 ‘이중고’
회사원 최성문씨(29·여)씨는 요즘 점심선택의 폭이 좁아져서 불만이다. 특히 최근 일본 대지진 이후 일어난 원전 폭발로 방사능이 유출되면서 수산물 관련 음식을 가급적 피하게 됐다.
최씨는 “국내에 방사능 관련 피해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일본산 먹을거리는 꺼리게 된다”며 “알 수 없는 불안감을 감수하면서 까지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각종 미디어에서 전문가의 입을 빌어 국내에서 검출된 방사능의 양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거나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나오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그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한 관련 외식업계의 피해도 적지 않다.
일식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방사능 파동 이후 전년대비 매출이 약 10~15%정도 하락했다”며 “계절적인 요인이나, 경기전반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일본 대지진 관련 여파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고객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곳은 일식전문점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90%이상을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고객들의 불안을 막기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불안한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실제 일본산 식재료를 쓰는 외식업소의 고민은 더욱 깊다. 냉랭한 소비자 심리에 더해 식자재 수급도 어려운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
일본산 식재료 수입·제조 업체인 태명종합식품의 관계자는 “지진으로 인해 기본적인 유통망이 마비된 것도 문제지만 식품제조업체의 자재창고, 포장회사, 원자재 회사 등의 시설 일부가 지진으로 붕괴되면서 생산은 가능하지만 상품으로 출시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진·쓰나미 이재민들로 인해 식량수요가 늘어나 일본 내수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도 국내 수급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일본 내수 시장을 거치고 국내에 들어오는 일본산 식재료가 평년보다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어서 빨리 이런 현상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일본 대지진의 파고, 고객신뢰로 넘는다
‘방사능 오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범정부적인 방사능 관련 안정성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신과 우려가 큰 가운데, 외식업계 자체적으로 적극적인 대응노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사례등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주점 프랜차이즈 「와라와라」는 일본풍의 인테리어 및 메뉴와 관련해 고객 불안을 우려해 최근 ‘안전·안심’이라는 단어가 전면에 박힌 포스터를 제작해 매장에 배포, 전시하고 있다. 직접 운영하고 있는 와라팜 농장사진과 더불어 ‘저희 와라와라에서는 고객님께 안전 안심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와라팜을 운영하고 있으며, 식재공급업체에 납품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와라와라의 관계자는 “실제 일본 대지진 방사능 유출과 관련해 매장매출의 타격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고객들이 더욱 안심하고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포스터를 제작했다”며 “사회적인 이슈나 먹을거리 파동 등에 민감하고 발 빠르게 대처한다는 인상을 줘 고객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락동에 위치한 「주문진 생태찌개」에서도 ‘방사능에 안전하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매장 전면에 걸어 놨다. 이곳의 관계자는 “고객도 많이 줄고, 거기에 수입물량 감소로 가격까지 올라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지만, 그래도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고객에게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일본산 생태를 쓰고 있지만, 이미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유통된 물량으로 방사능에 절대적으로 안전한 제품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소비가 침체된 일본관련 식재료를 일시적으로 대체할만한 아이템을 선택해 메뉴의 호환성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곳들도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생태관련 업체들은 일본산 생태 대신 러시아산 동태나 대구 등의 대체품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추세다.
대체하기 어려운 일본산 가공식재료의 경우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기본적으로 일본산 농수축산물로 만들지 않으면 같은 맛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 국내에서 직접 생산, 유통한다고 해도 가격적인 경쟁력이 없어 완전한 대체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산, 국내산 농축산물로도 일본산 제품과 같은 맛, 같은 품질의 일식용 식재료를 만들 수 있는 제조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의 식재료 수급 어려움은 갑작스럽게 통관이 복잡해지면서 생긴 일시적인 상황이므로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방사능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잡는다!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역풍으로 외식업계가 뒤숭숭한 와중에, 이를 기회삼아 이색적인 마케팅이나 아이디어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방사능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데 요오드와 칼륨 성분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식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뜨고 있다.
흡수된 방사능 물질이 몸에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갑상선 질환을 예방하는 요오드는 해조류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미역, 파래, 다시마 등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요오드 함유 식품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해조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방사능 해독 작용으로 효능이 있다고 언론에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김, 미역, 다시마 등은 전년대비 두 배 가량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밑반찬으로 미역 초무침이 나갔는데 그 어느 때보다 고객들의 리필요구가 많아서 놀랐다”며 “이후 해조류를 찬에 더욱 많이 구비해 방사능을 해독하는데 도움을 주는 반찬이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숯불구이 전문점 「강강술래」도 육류요리에 냉이, 달래, 씀바귀, 오이 등 30가지 산야초를 1년 동안 발효 숙성시켜 만든 효소를 사용하고 있다. 산야초 효소는 방사선 등 유해물질의 해독 및 정화작용을 돕고 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강술래 관계자는 “최근 일본 대지진 이후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며 “매출도 20%이상 상승한 상태”라고 전했다.
방사능 유출로 인한 우려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해 테이크아웃 판매가 늘어난 점도 일본 대지진 이후에 생긴 변화다. 기존에 테이크아웃 판매를 중심으로 했던 매장이 아닌, 외식을 중심으로 했던 업체들의 변화여서 더욱 눈에 띈다.
3월 25일에는 대한의사협회가 ‘요오드가 든 식품이나 영양제의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대국민 권고문 발표가 나온바 있다. 또 해조류 등 요오드 성분이 포함된 음식을 미리 섭취해도 큰 효과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에 의해 발현된 믿음은 굳건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족단위의 고객, 특히 주부 고객들은 집에서 안전하게 먹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소비자 불안심리가 외식업계에 새로운 판매형태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국내 영향, 장기전 돌입
“고객들이 수산물을 기피해서 ‘장사하기 힘들겠다’ 걱정들을 많이 해주시는데,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시기가 지나면 단순 방사능 우려로 인한 소비자 심리는 곧 나아질 겁니다. 국내의 수많은 파동들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제자리를 찾았던 것 처럼요. 무서운 건 일본의 영향력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입니다. 이후의 후폭풍은 고스란히 외식업 경영주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한국형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모 사장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매출 하락도, 사용하고 있는 일본 식자재도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다가올 여파가 두렵다고 말했다.
수산물을 꺼리는 고객 심리가 반대급부로 이어져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각종 언론을 통해 예상됐던 고기전문점도 마찬가지다. 국내산 돈육이나 한우를 제공하고 있는 경우에는 여전히 구제역의 여파에 정신이 없고, 수입산을 쓰는 경우에는 세계적인 유가상승으로 치솟는 고기값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그 영향력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가가 치솟고 환율이 급등하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어떤 업종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폭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미의회조사국(CRS)이 4월 발간한 ‘2011 일본 지진·쓰나미:경제적 영향 및 미국에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이 3월 11일 지진 및 쓰나미로 1950~305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다. 문제는 이 피해가 일본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일본의 GDP는 연간 5조5000억 달러로 이는 세계 GDP의 8.7%에 해당한다. 이미 지진피해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0.5% 포인트는 감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단기적 관점으로 보면 일본 대지진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 관점은 다르다. 일본의 경제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는 세계시장에 큰 영향을, 그리고 자연히 한국사회의 경제상황 및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장기적인 글로벌 경제상황 악화는 국내 수입·유통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며 “이를 보호해 줄 수 있는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의 입장에서도 비단 일본 대지진뿐만이 아닌, 각종 자연재해나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이슈에 대비한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또한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물류의 유통구조를 보다 다양화하고, 각종 리스크 관리 및 자정능력이 가능하도록 앞선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외식업계의 발 빠른 대응은 눈여겨 볼만 하다”며 “이를 타산지석 삼아 국내 외식업계에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INTERVIEW_(주)태명종합식품 윤준섭 관리과장
“일식용 식재료의 현지화가 관건”
1994년부터 일식용 식재료를 수입·제조하고 있는 (주)태명종합식품은 최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산 식재료 수급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내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태명종합식품은 일본산 식재료 중 일부인 가쓰오부시, 우동다시, 메밀, 데리야끼소스 등을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일식용 식재료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결과로 특히 가쓰오부시는 일본산 보다 20%이상 저렴하다. 문제는 아직까지는 모두 일본 농축산물을 원재료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농축산물로 만들지 않으면 같은 맛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 윤준섭 과장은 “일식용 식재료를 국산화한 대부분의 경우 가격이 불과 10%정도 저렴할 뿐”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지 않다보니 일본산 식재료를 국내산 식재료로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태명종합식품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식재료 유통은 수입과 제조를 병행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제조해 수입산 보다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경우에는 제조하는 것이 유리하다.
윤과장은 “장기적으로는 중국산이나 국내산 농축산물로도 일본산 제품과 같은 맛, 품질의 일식용 식재료를 만들 수 있는 제조기술이 개발돼야 일식용 식재료의 현지화가 활발해질 수 있다”며 “최상의 맛을 내기보다는 만족할 만한 맛을 내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메뉴를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
일본 대지진의 글로벌 경제적 영향과 시사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의 경제적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일본 대지진의 피해 규모 및 대책에 대해 살펴보고 이번 지진이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과 향후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의 직접적 피해액은 약 25조 엔으로 예상된다. 산업피해는 자동차, 전자, 정유, 철강업을 중심으로 생산시설 파손과 전력공급 차질에 따른 조업중단으로 나타나고 있고 완전 회복에는 향후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대지진이 일본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클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 2011년 GDP는 1% 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피해범위 및 규모, 성격 등에 비춰 과거 한신대지진　때와 달리 정부의 막대한 예산투입에 따른 총수요 진작효과가 즉각 발휘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경기회복은 2012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후쿠시마 원전사고 사태가 아직 완벽하게 수습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향후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지진의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 측면에서는 엔고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등장했다. 투자자의 엔고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G7의 외환시장 협조 개입으로 엔고 추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당분간 엔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대지진은 단기적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초래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복구수요 증가 및 원전 안정성에 대한 우려 확산 →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확대 → 유가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는 “우리 정부는 3.11 대지진을 계기로 엔고 추세가 초래할 수출 가격경쟁력 강화 효과와 인플레이션 유발 효과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또 원전시설의 안전성을 재점검하고 세계 주요국의 원자력 발전전략 수정 움직임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중장기 관점에서 우리 정부는 한·일 기업 간 상호보완관계 유지, 제3국 공동 진출 등과 같은 경제협력 기조를 유지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