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세슘 쇠고기 유통으로 외식업계 비상
규가쿠, 젠소그룹 등 야키니쿠 자체 검사 강화

지난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지역 쓰나미와 원자력공장의 폭발사고로 인한 여파가 장기간에 걸쳐 식품, 외식업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7월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볏짚을 먹은 소가 전국에 유통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쇠고기를 취급하는 외식업계 및 유통업계는 자체 검사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에게 안전, 안심을 심어주기 위해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최대 야키니쿠 체인인 「규가쿠」는 쇠고기 메뉴의 품질제고를 위해 올 봄부터 국내산 쇠고기의 취급 비율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 조절했다. 점포 수익측면에서 국내산 쇠고기는 수익률이 낮지만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산 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 7월 세슘에 오염된 볏짚이 일본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유통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 13지역 도（都）와 현（）내에 위치한 규가쿠 점포에서 국내산 쇠고기 판매를 자제할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 8월부터 자체 방사성 물질 검사 시스템을 도입, 규가쿠 매장에서 취급하는 국내산 쇠고기에 대해 전두 검사를 실시, 자체 검사 결과 일본 농림수산성이 잠정기준치로 제시하고 있는 쇠고기의 방사성 세슘 함량 기준치인 1kg당 500베크렐(Becquerel) 미만에 부합하는 쇠고기에 대해서 출하를 허용, 국내산 와규 메뉴의 판매를 재개했다.
「스키야」를 운영하고 있는 젠소그룹 역시 국내산 쇠고기에 대한 전두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규앙(ぎゅあん), 다카라지마(島) 등 94개 야키니쿠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젠소 그룹은 3월부터는 북관동지역 채소류에 대해 주 3회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며 발빠른 대응체계를 갖춰왔다.
6월부터는 국내산 채소류와 달걀에 대해 매일매일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후쿠시마산 세슘 쇠고기 유통문제가 발생한 지난 7월부터는 젠소그룹과 거래하고 있는 지역 쇠고기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안락정」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후쿠시마산 쇠고기는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방사능물질검사 증명서가 있는 안전한 식재만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로얄호스도 7월 세슘 쇠고기의 유통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산 쇠고기 메뉴 2개 품목에 대해 판매 중지에 들어갔다.

과감한 판매중지 및 자숙 모드
일본 외식업계가 이렇듯 쇠고기 메뉴에 대한 과감한 판매중지 및 자숙모드를 취했던 것은 이례적인 행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품에 대한 확실한 유통정보가 공개되기 전 외식업계의 섣부른 메뉴판매 중지는 특정 식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것과 소문으로 인한 피해를 부채질 한다는 우려로 다소 냉정한 판단을 내려온 경향이 강했던 것. 그러나 후쿠시마산 세슘 쇠고기의 유통에 대해서는 정보자체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메뉴판매 자숙 및 판매 중지라는 다소 과감한 결단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통업체 역시 자체 방사성 물질 검사를 강화하며 소비자 심리 잠재우기에 나섰다. 이온그룹은 PB브랜드인 「톱 밸류」의 국내산 와규를 대상으로 방사능물질 전두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7월부터 관동지역 이온매장 등 11개 점포에서 검사를 마친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검사방법은 제3검사기관을 통해 게르마늄 반도체 검사기를 통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전국 이온매장 등 1000개 점포에서 검사를 마친 제품이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식재별 산지 공개로 불안감 해소
쌀과 채소 등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방사능 오염 물질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일부 외식업체에서는 식재별 산지를 공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스버거」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 매장에서 취급하고 있는 토마토, 양상추, 양파, 양배추, 상추 등 국내산 채소에 대한 생산지역, 생산자단체, 대표생산자 이름을 공개하며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외식업계의 자체검사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방사성 물질에 대한 불안감은 중장기적으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부터 수확에 들어간 쌀의 경우 방사성 물질에 대한 불안감 증폭으로 마트와 쌀도매상에서는 햅쌀이 아닌 작년에 수확한 쌀을 찾는 고객이 급증, 가격이 폭등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전력부족 현상과 방사능 물질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자카야, 야키니쿠 등 저녁시간 대 외식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외식업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 갈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