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시장의 성장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커피업계가 호황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각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신메뉴 개발로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으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커피전문점의 신메뉴 개발 노력과 각 브랜드마다 사활을 걸고 개발하는 신메뉴의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다.
글•이정연 기자 jylee@foodbank.co.kr / 사진•이종호 팀장, 각 업체 제공

더욱 치열해진 커피 시장
우리나라의 커피시장 전체규모는 지난해에 3조691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4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9760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3810억 원으로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커피 시장에 대해 매장수 1만5000개와 매출 1조5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커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는 스타벅스, 커피빈을 비롯한 해외 브랜드부터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할리스, 이디야 등 국내 토종 브랜드까지 다양한 커피전문점들이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커피를 판매하지 않던 일부 외식 대기업들까지도 시장 진출을 꾀하면서 커피 시장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마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인 마노핀 익스프레스는 저렴한 가격과 수제 머핀 메뉴로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외식기업 원앤원에서는 커피에투온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베니건스 역시 최근 카페 베니건스로 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카페 베니건스는 기존 베니건스 매장의 인기메뉴와 음료를 함께 즐기는 이탈리아식 카페테리아를 표방하고 있다.

메뉴 개발에 사활을 걸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 속에서 커피전문점 시장에 뛰어든 각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나 원두의 신선도 홍보 등에 주력했던 것에서 한 발 나아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보할 수 있는 특별한 메뉴 개발을 통해 시장 내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 맛이 상향평준화된 현재의 상황에서 커피만으로는 고객의 이목을 끌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영향 때문에 커피전문점들은 신메뉴 개발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4월 론칭한 카페 드롭탑은 론칭 초기부터 서울 압구정에 100평 규모의 R&D 센터를 설립, 신생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메뉴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드롭탑 관계자는 최근 메뉴 개발 전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전문 인력을 보충하고 투자 비용을 늘리는 등 신메뉴 개발에 대한 노력을 다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메뉴 트렌드 파악을 위해 국내 시장 조사는 물론 정기적인 해외 시장 조사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R&D 파트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전문화된 인력 육성에 집중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신메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메뉴의 경계를 허물다
최근 커피전문점 신메뉴의 트렌드는 메뉴의 경계가 없어지고, 다양한 메뉴가 골고루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바(bar)에서나 맛볼 수 있던 칵테일 같은 음료가 커피전문점에서도 사랑받는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파스쿠찌는 ‘자바칩 모히또 그라니따’와 ‘레몬 모히또 그라니따’ 등 쿠바 칵테일 종류인 모히또를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여 있기를 끌었으며, 카페베네 역시 파인애플과 코코넛밀크가 조화를 이룬 ‘피나콜라다’, 딸기와 바나나의 맛을 그대로 전하는 ‘골든메달리스트’를 출시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열대 과일이나 웰빙 과일을 이용하는 등 원재료가 다양해졌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다. 할리스커피에서는 풍기 인삼을 이용해 ‘수삼할라치노’라는 신메뉴를 선보였고, 드롭탑은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아사이베리를 이용한 ‘아사이베리홍삼아이스티’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카페베네에서는 비타민A·C와 칼륨, 인, 철분,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복분자를 넣은 ‘복분자모히또’를 선보이기도 했다.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 메뉴 역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디저트 메뉴는 전체적인 객단가 상승은 물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했다. 현재 각 커피 전문점 브랜드별로 디저트를 포함한 사이드 메뉴가 자치하는 매출 비중은 20%에서 높게는 40%선에 육박할 정도다.

Interview
(주)카페베네 R&D 사업본부 | 김혜진 차장, 남주희 과장

“다양한 원재료의 믹스앤매치 기대”
“최근 커피업계의 신메뉴 트렌드는 원재료의 다양화로 전문적인 메뉴가 많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젤리, 푸딩, 카페인, 티베이스 등 다양한 원재료와 부재료의 믹스매치를 통해 새로운 맛이 탄생하고 보다 전문적인 메뉴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카페베네 R&D 사업본부 김혜진 차장은 현재 커피전문점의 메뉴를 살펴보면 한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원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신메뉴들이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폐기율이 높아 사용을 꺼렸던 생과일을 활용한 메뉴 개발 시도도 돋보이는 등 한층 발전된 메뉴들이 눈높이가 높아진 고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며, 커피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만큼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메뉴 개발을 통해 업계를 리딩하려는 각 회사의 노력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김 차장의 견해다.
반면 커피 메뉴는 기본 메뉴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주)카페베네 R&D 사업본부 남주희 과장의 의견이다. 남 과장은 “커피맛에 대한 평가는 소비자의 기호가 뚜렷한 만큼 확연한 변화가 일어나기보다는 강배전에서 중배전으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서서히 변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art 01 | 커피 & 음료 트렌드

다양한 재료의 믹스매치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살려라!
커피와 음료는 커피전문점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라 할 수 있다. 모든 커피전문점에서 선보이는 메뉴인만큼타 브랜드와 다른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으나 역으로 한두 가지 특별한 메뉴만 추가해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살릴 수 있으므로 활용만 잘 하면 효자 아이템이 될 수 있다.

TREND 01 브랜드 대표 커피로 차별화
커피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카라멜마끼아또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메뉴가 정해져 있으므로 다양한 식재료를 베리에이션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커피전문점에서도 새로운 메뉴에 대한 개발이 소극적인 것이 현실. 하지만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특별한 커피 메뉴를 토대로 차별화를 이루려는 업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업계 최초로 커피의 눈물이라 불리는 더치커피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커피 추출방식과 달리 냉수를 이용해 장시간 추출하는 더치커피는 저온에서 숙성시켜 부드러운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더치커피에 우유를 첨가해 부드러움을 배가시킨 ‘더치 라떼’도 출시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메이플 마끼아또’ 역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로, 향긋하고 달콤한 메이플 시럽과 커피의 이색적인 조화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카페베네의 ‘아이리쉬 블루라떼’도 특별한 맛과 향으로 사랑받고 있는 메뉴다. 큐라소 시럽을 이용해 시원한 블루 컬러를 띠는 이 커피는 일반적인 카페라떼의 맛에 상큼한 향이 더해져 색다른 맛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TREND 02 열대과일, 건강 식재료 등 새로운 원재료에 주목하라
올 여름 출시된 음료는 열대과일을 활용한 메뉴가 많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여름철 날씨가 고온다습한 아열대성기후로 변화함에 따라 수분과 비타민 함량이 높은 열대과일을 활용한 음료의 개발이 활발해졌다.
열대과일을 이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대표적인 곳은 망고식스로 생망고를 이용한 다양한 망고음료를 선보여 론칭 1년 만에 40여 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카페네스카페도 망고를 이용한 ‘망고 프라페’를 선보여 인기를 얻었다. 망고 프라페는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망고와 시원한 얼음을 함께 갈아 만든 음료다.
할리스커피의 ‘수삼 할리치노’는 풍기인삼을 사용해 원기 회복에 탁월하고 쌉쌀한 수삼과 달콤한 꿀을 조화시킨 건강 음료로 올 여름 인기를 끌었다.

TREND 03 보편적인 새로움에 주목하라
기존 인기를 끌던 메뉴라도 새로운 결합으로 재탄생하는 메뉴도 많이 있다. 커피에 접목하거나 새로운 원재료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기존 원재료 간의 새로운 결합 시도로 새로운 메뉴가 탄생하기도 한다.
카페베네는 파인애플과 코코넛밀크가 조화를 이룬 ‘피나콜라다’, 딸기와 바나나의 맛을 그대로 전하는 ‘골든메달리스트’ 등 칵테일음료를 논알콜음료로 재해석한 신메뉴로 인기몰이 중이다.
카페 드롭탑의 ‘레몬마테아이스티’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테를 레몬과 접목해 쓴맛을 줄이고, 건강성은 높인 음료다. 일부 매장에서 품절 사태를 빚기도 하는 등 웰빙 트렌드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Part 02 | 계절메뉴 & 디저트 트렌드

세련된 메뉴 개발로 트렌드를 선도하라!
커피전문점의 디저트 메뉴 트렌드는‘다양화’와 ‘고급화’로 정리할 수 있다. 주로 젊은 여성 고객층의 사랑을 받던 것에서 발전해 타깃층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디저트로 선호되는 메뉴 역시 다양화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여름이나 겨울철에 단기적으로 선보이는 계절메뉴 역시 기존 메뉴의 한계를 벗어나 고급화, 다양화되는 것이 트렌드다.

TREND 01 프리미엄 디저트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소비자의 기호와 개성이 뚜렷한 만큼 어느 한 가지 메뉴가 사랑받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디저트 메뉴가 사랑받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와 메뉴가 경쟁하는 만큼 상품성을 높인 프리미엄 디저트가 업계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디저트 메뉴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전략은 유기농·천연 재료나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는 등 재료의 고급화를 통해 메뉴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다.
홈스테드 커피는 자체 F&B 회사에서 공급하는 유기농 빵으로 만든 미니버거, 와플, 소시지 등을 샐러드와 함께 선보이는 프리미엄 브런치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 푸드콘셉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패스트리와 스콘, 마카롱, 머핀, 케이크, 쿠키 등 베이커리 제품 25종과 스프와 샐러드, 샌드위치 등 브런치 25종으로 음료를 제외한 메뉴만 총 50개에 이른다.

TREND 02 세대별 맞춤 메뉴와 보편적 메뉴 함께 갖춰라
최근 커피전문점들의 메뉴를 살펴보면 오히려 커피보다는 아이스크림이나 샌드위치, 와플, 컵케이크 등 사이드 메뉴들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와 함께 방문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메뉴를 따로 구성하는 곳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따라서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메뉴와 각 세대를 위한 맞춤 메뉴, 이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한 메뉴 개발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카페베네는 최근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들을 위해 어린이 전용 키즈메뉴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우유와 코코넛을 갈아 과일베이스와 씨리얼 토핑을 더한 떠먹는 음료인 ‘코코퍼니’와 초코와 바나나를 블렌딩하고 부드러운 스팀 밀크를 가득 올린 ‘초코 바나나 카푸치노’를 개발해 차별화를 꾀했다.
탐앤탐스에서 올여름 새롭게 선보인 ‘홍시스무디’는 홍시를 통째로 갈아 넣어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다. 몸의 열과 갈증을 다스리는 과일로 알려진 홍시는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해주는 등의 효능으로 중장년층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TREND 03 해외의 트렌드를 주목하라
젊은층을 중심으로 서구식 디저트를 즐기는 수요가 늘면서 벨기에식 와플, 바움쿠헨, 마카롱 등을 선보이는 커피전문점이 늘었으며, 유럽스타일 디저트 카페를 차별화로 내세운 커피전문점의 론칭도 눈에 띄는 추세다. 실제로 메뉴 개발 담당자들 역시 해외 식품박람회를 통해 신메뉴 아이디어를 얻거나 해외여행을 통해 접한 메뉴를 메뉴 개발에 접목하는 등 해외의 트렌드가 바로바로 국내 트렌드에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바움쿠헨은 달콤한 이스트 반죽으로 만든 독일식 케이크로, 자르면 나무 나이테와 비슷한 모양이 나오며, 부드러워서 접시에 놓고 생크림을 고루 섞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망고식스에서는 독일식 바움쿠헨에 망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망코쿠헨’ 디저트를 제공하고 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여름철 다양한 맛의 디저트를 즐기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마카롱은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 근대 프랑스에서 발전한 고급 과자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전문 제빵사가 매장에서 직접 만든 마카롱을 선보이는 투썸플레이스는 유럽 정통 카페 모습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