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전부터 외식업계에 불기 시작한 카페 트렌드 미풍(微風)이 열풍으로 덩치를 키우며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카페에서 소구하고자 하는 것은 단연 ‘공간’의 개념이다. 불황의 외식시장에서 새로운 흥행 키워드가 된 카페 트렌드 열풍을 들여다본다.
글•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 / 사진•각 업체 제공

프리미엄 선호도 증가가 카페 트렌드 열풍의 근본
서울 송파동 인근에 위치한 분식매장 「올봄」은 넓고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가 마치 카페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떡볶이나 튀김, 순대 등의 분식메뉴와 고소한 닭강정 냄새가 아니면 이곳이 분식점인지 카페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고급원목과 우레탄 시공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유럽식 카페를 연상케 하는 이곳에서 고객들은 간단한 분식류와 샐러드, 밥류 및 서양식 디저트까지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최근 카페 인테리어 및 운영방식을 도입한 외식매장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카페 트렌드의 태동은 커피시장의 확산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초기 미국식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를 필두로 점차 유럽의 감각적이고 디자인적인 요소가 가미된 카페문화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자연스럽게 외식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카페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도 한 몫했다. 카페는 식음도 물론이지만 공간의 개념을 고객들에게 전달하면서 일종의 사랑방과 같은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여성들이 장소 선택권을 갖고 있는 점도 카페형 매장이 뜬 이유다. 깔끔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여성들이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여심을 사로잡기 위한 카페 키워드가 필수 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여기에 점차 위생적이고 깔끔한 분위기를 원하는 고객들의 프리미엄 열풍이 외식업계의 변화를 주도한 이후 카페 트렌드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베이커리, 분식, 치킨, 이종산업까지 ‘카페, 카페, 카페’
카페형 콘셉트 점포는 다양한 아이템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치킨매장, 분식점, 떡집, 고기전문점 등 카페와 무관해 보이는 점포들도 카페 형태로 매장을 꾸미거나 브랜드명에 ‘카페’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있다. 대표적인 저가형 분식매장인 김밥천국이 「김밥천국카페」라는 이름으로 밝은 이미지를 더해 새롭게 태어난 것이 일례다. 후발 분식 브랜드에 뺏긴 시장을 카페라는 경쟁력을 통해 다시 찾아오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야들리애 치킨」은 최근 테이블, 의자 등을 교체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치킨카페로 거듭났다. 치킨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치르치르」 역시 동네 치킨집 이미지를 탈피해 여성고객을 공략하는 감성서비스와 깔끔하고 트렌디한 카페형 인테리어로 이목을 끌고 있다.
떡 프랜차이즈 브랜드 「떡보의 하루」도 떡카페를 통해 기존의 시장 떡집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예쁜 매장을 꾸몄다. 고객들은 매장에 진열된 떡을 골라 커피는 물론 전통차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족발&보쌈 전문점 「토시래」도 40~50대 남성고객이 대부분이던 족발매장과 달리 카페형태의 매장으로 공간을 구성해 여성고객 비율을 높였다. 은은한 할로겐 조명, 영문간판, 이미지 벽화 등의 카페형 인테리어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서민형 업종들이 카페타입의 인테리어를 구현, 고객층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판 이모작 영업>
카페로의 변신은 소비자 니즈, 매장 이미지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표면적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당연히 매출증대다. 특히 아이템이 갖는 한계로 인해 매장 활용도가 낮은 브랜드의 경우 카페라는 타이틀을 통해 낮시간 브레이크 타임을 활용할 수 있어 ‘이모작 영업’에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카페펍 「비어익스프레스」는 호프집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접목한 카페형 매장으로 이모작 영업을 하고 있다. 낮에는 커피, 주스 등의 음료와 파스타·피자 등의 식사 및 와플·젤라또 등의 디저트를 판매한다. 저녁에는 맥주 및 와인 등의 주류 판매로 인근 직장인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다.
치킨&버거 카페를 표방하는 「맘스터치」 역시 치킨전문점에서 패스트푸드 형태를 도입해 매출증진에 나서고 있다. 낮에는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와 커피, 저녁에는 호프로 변신해 시간대별로 취향과 연령대가 다른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멀티카페를 표방하는 「BBQ멀티카페」 역시 대표적인 이모작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한 매장 내에서 4가지 콘셉트로 매장을 운영하는데, 오전과 점심시간은 식사 중심의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낮시간에는 간식과 음료가 주가 되는 카페, 저녁에는 다양하고 푸짐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늦은 저녁시간은 맥주나 칵테일, 술안주가 중심이 된 비어바 타입으로 고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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