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외식에 관련된 글을 보다보면 HMR 식품 시대가 곧 열릴 것이라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든다. 다른 나라의 실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므로 전 세계적으로 HMR 시대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단정 짓지 못하겠지만 한국에서는 예상만큼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첫 번째, HMR의 정확한 정의가 없다. ‘집에서 먹는 식사를 대체한다’가 정의라면 이미 다양한 인스턴트 음식과 레스토랑에서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우리나라의 경우 배달 공화국이라고 말할 정도로 피자, 치킨부터 해장국까지 다양한 음식이 배달로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HMR을 사기 위해 마트를 방문하고 사온 음식을 데우거나, 조리를 다시 하는 행위는 배달 음식보다 많은 시간을 요구하며 이는 배달 음식이 HMR보다 경쟁우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즉 가격적인 부분에서 배달 음식보다 경쟁우위가 없다면 HMR이라는 영역이 시작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경제적 관점으로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인구 1인당 레스토랑의 수는 미국의 약 6배에 달할 정도로 많다. 이 말은 외식을 통해서 여성의 가사노동을 충당해주기에 충분한 수의 레스토랑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외식으로, 배달 음식으로, 때로는 인스턴트 음식으로 사회활동 여성의 가사노동을 충당해주고 있는 현실에서 HMR 식품의 시대가 과연 오기는 올 것일까? 지나친 허상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김소담 sodam0530@hanmail.net>

2년 전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며 시작된 방사능 공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큰 문제가 되어 주변국들에게 많은 피해를 끼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는 일본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으며 주변국가 중국, 대만, 러시아 등은 수산물뿐만 아니라 수산가공품, 식품 및 사료까지 수입을 금지하며 일본산 식자재의 위험성을 염려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나라 외식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 수산물에 대한 공포로 인해 수산물의 섭취도 줄었을 뿐더러 수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외식업종들은 업종전환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일본 수산물에 대한 거부반응이 수산물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방사능 공포에 맞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유명 식품 기업이나 규모가 큰 외식 기업의 경우 일본산 식품원료의 사용을 조금씩 줄여나가기 시작해 식품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으며 어느 분유회사의 경우 일본산 원재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원산지를 공개해 ‘안심캠페인’을 열어 기업의 이미지 제고 및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일반 중소 외식업체에서도 작은 변화를 보인다면 소비자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수산물의 공포는 조만간 일본산 식품에 대한 공포로까지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요리에 사용하던 일본산 식재료가 있다면 대체 식재료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고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요리에 쓰이는 식재료를 표시해 불안한 소비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진정시켜 주었으면 한다. 국민들에게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키는 일은 국가적 책임에 앞서 수준 높은 외식문화를 이끌어가는 외식업계가 지켜야 할 새로운 의무라고 생각한다. 

<권용수 genius369@naver.com>

       

최근 대형 마트들이 기업형 슈퍼마켓이라는 이름으로 골목 상권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 슈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이 대표적인 기업형 슈퍼마켓에 해당 한다. 그런데 이것을 그냥 알고 있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조금 달랐다. 

내가 사는 경희대 근처만 해도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그리고 롯데슈퍼가 있다. 소비자였던 나는 무심히 지나가다가 대형마트들의 기업형 슈퍼마켓에 발을 들이는 순간, 다양한 품목과 저렴한 가격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소비자인 나도 동네 슈퍼나 조금 큰 할인마트를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이런 기업형 슈퍼마켓만 가고 있다. 다양한 물건과 착한 가격의 유혹을 뿌리치면서까지 골목의 슈퍼마켓을 찾는 소비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래서 최근 이런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과 정부의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정말 앞으로 우리가 어렸을 적 할머니 손을 잡고 갔던 동네 슈퍼들은 우리들의 추억 저편으로 사라질 것만 같다. 

그러나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단순히 정부가 대기업들에 대해 강하게 규제를 하는 것이 옳은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더불어 재래시장과 동네 슈퍼마켓, 그들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들 스스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고상문 naksm89@naver.com>

치킨은 이제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 음식이자 우리의 어린 시절 추억을 늘 함께 해온 음식이다. 시험 성적을 잘 받은 날, 운동회 날 등에 먹던 통닭은 온 가족이 동그랗게 둘러 앉아 즐기는 축제의 음식이었다. 이처럼 가족단위 외식문화의 인기 음식이었던 통닭이 어느 순간부터 ‘치킨’으로 변화 되었을까? 

먼저 추억 속 통닭의 종류 두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 번째 전기구이 통닭은 70년대 대표적인 인기 통닭의 한 종류였다. 하지만 70년대 석유파동으로 인해 전기 값이 치솟자 전기구이 통닭은 시장에서 인기가 줄어들었다. 이때 두 번째 추억 속 통닭인 노란 봉투 속의 시장 통닭이 유행하기 시작한다.(시초는 대구의 제사 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구이보다 기름에 튀겨낸 시장 통닭이 인기를 얻으며, 대중들은 기름 맛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이때 등장한 것이 KFC의 ‘치킨’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통닭’은 닭을 통으로 튀겨내어 통과 닭이 합쳐진 닭이지만 1984년에 등장한 KFC의 ‘치킨’은 닭을 부위 별로 판매했다. 외국 브랜드의 유입이 ‘통닭’에서 ‘치킨’으로 변화한 시초인 것이다. 시장 통닭의 유명세와 닭을 뒤덮고 있는 튀김 기름 맛을 안 고객들의 욕구를 채워준 것이 KFC이다. KFC는 닭을 먹기 편한 형태인 조각 닭으로 판매하고, 세련된 외국 감각의 인테리어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이렇듯 ‘통닭’에서 ‘치킨’으로 변화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외식산업은 에너지, 환경, 문화 등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외식경영 전공자들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현장에서의 경험과 더불어 외식산업의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경제, 사회, 문화 등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서은주 seoeunju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