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카나」는 지난 1985년 허름한 동네 치킨가게로 시작해 현재 75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다. 치열한 외식시장에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 브랜드 중 하나가 되기까지 25년이라는 시간을 지나왔다.

지난 25년간의 멕시카나는 마치 얌전한 ‘모범생’같은 브랜드였다.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도 멕시카나는 늘 완만한 그래프의 성장세로 ‘꾸준하지만 결코 튀지는 않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수많은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성장곡선이 상승과 하락으로 물결칠 때도 멕시카나는 한결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

“제 기억에 멕시카나가 업계에서 독보적으로 주목받고, 높은 성장률로 샴페인을 터뜨렸던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성장률에 일희일비 할 때 우리 기업은 지난 25년간 단 한 번도 매출이 하락한적 없이 꾸준히 성장했어요. 많은 외식업체들이 메인 브랜드의 성공 이후 수많은 ‘외도’를 할 때도 한눈팔지 않고 ‘닭장사’로 꾸준히 한 우물을 판 결과가 이런 멕시카나의 히스토리를 만든 것 같습니다.”

최광은 회장이 처음 치킨집을 시작한 것은 1985년 경북 안동의 허름한 동네에서였다. 최 회장 부부가 직접 개발한 양념치킨이 인기를 얻으면서, 알음알음 매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때는 닭밖에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작은 매장이었지만 큰 돈을 벌었죠. 당시 매장에 다락방이 있었는데, 돈을 셀 시간이 없어서 마치 비밀 금고처럼 다락방에 지폐를 막 쌓아둘 정도였으니…. 지금도 무용담처럼 직원들에게 말하곤 합니다(웃음).”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이 희박하던 시절 치킨이 맛있다며 ‘소스를 공급해달라’, ‘닭을 공급해달라’하는 요청으로 한 두개씩 매장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1989년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시스템은 조금 미비했지만 최광은 회장 특유의 사업적 감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나갔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내 돈벌이’에만 집중하면 되던 삶에서 ‘남의 생계’까지 책임지게 하는 삶으로의 전환이었습니다. 더 큰 돈을 벌려고 했으면 적당한 규모에서 M&A라는 명목으로 브랜드를 팔거나 가맹점 늘리기에만 집중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순간 가맹점주들과의 ‘약속’이 생긴 것이고 그 약속은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신념 덕에 20년이 넘는 시간을 인내하며 보내온 것 같습니다.”

창업주인 최광은 회장은 가맹점주들의 마음은 너무도 잘 이해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전문 경영인의 입장에서는 다소 ‘주먹구구식’이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도 적지 않았다.

“저는 사실 프랜차이즈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나름의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왔지만 이렇게 20년을 운영하다보니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더라면, 좀 더 전문적인 경영을 해왔다면 지금보다 더욱 나은 멕시카나가 될 수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3년전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내부 시스템 및 경영구조 개선에 돌입했습니다.”

커진 회사규모와 영향력에 걸맞은 전문경영인 도입은 멕시카나의 재도약에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가맹점주 역량 강화 및 메뉴부분 R&D 강화는 멕시카나를 인지도는 높지만 다소 ‘올드’한 느낌의 브랜드에서 ‘전통을 지키는 맛있는 치킨’으로 고객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창업 이래 꾸준히 지켜온 가맹점과의 유대관계는 최광은 회장의 지휘아래 더욱 공고해 졌다. 멕시카나의 시작부터 슬로건이었던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신념 아래 매월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 및 행사 시 본사에서 홍보비 50%를 적극 지원하는 등 가맹점주의 만족도를 높였다. 톱스타 아이유를 필두로 한 스타마케팅 역시 이같은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최광은 회장은 지난 한 해 ‘교육’에 집중했다. 사내 워크숍, 외부강사 초청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해 프랜차이즈의 핵심 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수퍼바이저의 역량을 더욱 강화했다. 여기에 가맹점주들의 마인드 재정비도 최 회장이 지난 한 해 주력한 부분이다.

“가맹점주들에게 동네 닭장사가 아닌 중소기업 CEO 경영마인드를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생계형’이 아닌 ‘미래를 설계’한다는 개념으로 비전을 심어주는 겁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가맹점주들이 자신의 사업에 대해, 미래에 대해 열정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입니다.”

프랜차이즈 경영인에게 매장을 직접 운영해본 경험은 가맹점주와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실질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최광은 회장이 스스로를 경영자로서 평가하는데 있어 가장 장점으로 꼽는 것 역시 ‘치킨을 직접 튀겨본 사람’이라는 것이다.

“저 역시 작은 치킨집을 운영해본 만큼 생계형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의 마음을 잘 압니다. 수많은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저를, 그리고 멕시카나 브랜드를 믿고 선택해준 만큼 가맹점주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의무겠죠. 절대 어기면 안 되는 ‘약속’이라 생각하고 가맹점주들의 성공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25년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한 ‘모범생’ 멕시카나는 2014년 모처럼 공격적인 비전을 꿈꾸고 있다. 2020년까지 1000억 원 달성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하지만 최광은 회장이 이 목표를 위해 주문한 경영방침은 그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안정’과 ‘내실’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정도를 걷자, 정직하게 하자, 정성을 다하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크게 강조한 적은 없어도 늘 멕시카나의 경영기조였던 이 ‘3정 제도’를 올 한해에는 전 가맹점에 전수할 겁니다. 본사와 가맹점 모두 초심을 잃지말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을 직접 현장에 나가 전파할 계획입니다.”

올 한해는 월드컵 특수, 동계올림픽, 아시아 게임 등 큰 스포츠 행사가 많아 치킨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멕시카나 역시 특수를 대비해 더욱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최광은 회장은 “치킨업계가 레드오션의 포화시장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일인당 닭고기 연간 소비량이 해외에 비해 낮은 만큼 현재 13kg에서 20kg까지 소비량이 늘어난다면 승산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카나를 처음 론칭했던 1980년대 후반 함께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들었던 체인본부가 400여 개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살아남은 곳은 3~4개 업체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시대의 흐름 및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지 못해 무너졌으며, 수많은 인기메뉴들이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졌죠. 치킨시장은 지금뿐만이 아니라 20년 전에도 늘 포화상태였습니다. 멕시카나는 25년 전과 마찬가지로 정도를 지키는 운영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사랑받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