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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레시피_첫 번째 이야기] 쌈도둑·우리설렁탕·카페비비추  <통권 346호>
육주희 기자, jhyuk@foodbank.co.kr, 2014-01-06 오전 02:25:24

외식업이 산업화되면서 프랜차이즈 외식기업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그러나 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외식의 명소는 다름 아닌 노하우를 갖고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개인 식당들이다. 본지에서는 올해 전국 곳곳에서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 강소업소들을 찾아가 그들의 성공 비밀 레시피를 살펴보고자 한다.

쌈도둑·우리설렁탕·카페비비추
음식은 혼을 담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옛말에 도둑놈 심보란 말이 있다.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원하는 바를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보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그런데 경기도 안양시 경인교대 인근에 위치한 한 식당은 업소명을 대놓고 「쌈도둑」이라 했다. 물론 똑같은 의미는 아니다. ‘밥도둑 간장게장’이라는 말처럼 ‘밥도둑 쌈’이라는 의미다. 맛있는 쌈이 가득한 싱싱 웰빙 쌈밥전문점을 지향하는 쌈도둑은 오픈한지 6년 남짓한 곳으로 성공업소의 대열에 리스트를 올리고 있다. 하루 종일 130여 석의 좌석에 고객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주말 최고 160여 명의 대기고객이 웨이팅을 할 정도로 문을 열자마자 밀려드는 고객들로 몸살을 앓을 만큼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업소 오픈 6년차를 넘어서면서 단순히 맛있는 밥집이 아니라 문화가 있는 외식공간을 지향하는 쌈도둑의 경쟁력을 살펴봤다. 글 육주희 편집장 jhyu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성공 레시피1 고객의 소리 경청해 ‘쌈’에 주목하다
「쌈도둑」의 성공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우리설렁탕」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쌈도둑을 운영하고 있는 엄재숙 대표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20여년 가까이 설렁탕전문점 우리설렁탕을 운영하고 있다. 부침 많은 외식업계에서 흔하디흔한 설렁탕으로 20여 년 세월을 장수하며 신림동 터줏대감이자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업소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항상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한 데 있다.
우리설렁탕에는 다른 설렁탕전문점에서는 볼 수 없는 푸짐한 쌈 채소가 제공돼 잠시 쌈밥전문점인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바로 ‘쌈 설렁탕’이라는 메뉴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나만의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고심하다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웰빙, 건강식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채소를 많이 먹고 싶다’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채소 섭취방법인 ‘쌈’을 설렁탕과 접목했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수육고기 또는 도가니를 싸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쌈 채소를 큰 바구니에 한가득 담아내고 여기에 해바라기씨, 땅콩, 호박씨 등 견과류를 듬뿍 넣어 나트륨도 줄이고 건강도 챙긴 쌈장을 곁들여 ‘설렁탕 정식’을 출시한 것. 설렁탕과 쌈의 신선한 조합이 차별화를 이루면서 또 하나의 히트 메뉴가 탄생한 것이다.
쌈 설렁탕의 성공으로 쌈에 대한 매력을 느낀 엄재숙 대표는 본격적으로 쌈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구상에 들어갔다. 점포 자리를 물색한 이후 본격적으로 쌈도둑을 준비하면서 우리설렁탕에는 쌈전문점을 오픈할 예정이라는 대형 현수막을 제작해 걸었다. 그러자 고객들은 설렁탕전문점인데도 쌈을 이렇게 푸짐하고 다양하게 주는데 쌈도둑은 도대체 얼마나 다양한 쌈 종류가 있을까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안양에 쌈도둑을 오픈 하자 인근 고객들이 오는 것이 아니라 신림동 우리설렁탕 고객이 안양으로 넘어왔다. 그동안 쌈도둑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 하던 고객들이 대거 안양으로 넘어온 것이다.
설렁탕집 고객이 쌈도둑으로 쏠렸지만 여전히 우리설렁탕의 매출은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고객이 이탈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고정고객화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성공 레시피2 모두 보여주지 말고 히든카드를 준비하라
쌈도둑이 오픈하자마자 대박을 터트린 성공 포인트는 신선하고 건강한 쌈 채소를 푸짐하게 제공해 건강과 맛, 그리고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배려한데 있다. 여기에 고객 참여형 가격 정책과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홍보 전략도 주효했다.
초창기 쌈도둑의 메뉴판에는 제육, 불고기, 보쌈, 고등어구이가 있었다. 그러나 고등어구이는 한동안 고객에게 제공되지 않았다. 고등어구이를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명품 고등어를 선보이려다보니 아직 준비가 안됐습니다. 곧 명품고등어를 찾아서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처음 매장을 오픈할 당시에 주방과 서버, 메뉴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세팅될 수는 없기 때문에 무리해서 많은 메뉴를 선보이기보다는 준비된 메뉴부터 선보이자는 전략이었다. 이후 고등어구이를 고객들에게 선보였을 때 고객들의 반응은 ‘과연 명품이다’라는 찬사로 이어졌다.
엄재숙 대표는 업소의 대표 메뉴가 정해졌다고 해도 처음부터 모두 나가지 말고 3가지 정도만 선보이고 나머지 메뉴는 출시 임박을 알리며 숨겨놓으라고 조언한다. 이후 업소가 안정화되고 고객들이 새로운 뭔가를 필요로 할 때 하나씩 꺼내놓는 것이다.

음식점에 문화를 입히다 음식+볼거리+쉴거리 제공하는 문화공간
최근 들어 엄재숙 대표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문화를 접목한 외식, 즉 종합문화공간으로서의 외식타운이다. 맛있는 음식이 있고, 볼거리가 충분하고, 쉴 공간이 충분한 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꿈은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에서 마크로리더십이란 교육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본지 발행인이자 마크로리더십의 전담 강사인 박형희 대표가 “최근 주목받는 외식업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문화를 접목하는 것이고,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갤러리나 카페를 접목하는 형태”라는 내용의 강의를 했는데, 갑자기 무언가 머리에 딱 떠오르면서 손뼉을 탁 쳤다고 한다. 단체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공간으로 비워뒀던 쌈도둑 1층에 카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마침 업소 뒤편에 대형 야생화 온실도 있으니 음식과 볼거리, 쉴거리가 어우러진 그야말로 문화를 접목한 외식업소가 머리에 그려졌다.
엄재숙 대표는 본격적인 카페 만들기 작업에 착수했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손바닥 세 번을 ‘짝짝짝’ 마주치는 것은 엄재숙 대표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하는 의식으로, 이를 통해 일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카페비비추」다. 비비추는 안양 쌈도둑 1층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우리설렁탕 옆 2곳에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그동안 가꿔온 1000여 종의 야생화 가운데 150여 점을 쌈도둑 매장 1층 카페비비추와 화원에서 야생화 개인전을 열어 쌈도둑을 찾은 고객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선사했다. 야생화 전시회는 매년 한차례 개최할 예정이다.

성공 레시피3 혼을 담은 진정성이 있어야 고객이 신뢰한다
히든카드에도 전략이 있다. 단순히 메뉴판에 올려놓았다가 시기를 늦춰 신메뉴로 출시하는 것이 아니다. 신메뉴가 나올 때는 최고의 식재료로 확실하게 선보인다.
고객들이 고등어구이를 찾을 때에 “명품 고등어를 찾아서 맛있게 올리겠습니다”라는 말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고등어를 발굴해 상에 올렸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이 365일 동일한 고품질의 고등어를 납품할 수 있느냐는 것. 결국 제주도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을 찾아가 일일이 생선가게 주인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얘기를 나눈 후 주인이 반듯한 성정인지 확신이 서자 거래를 시작했다. 그렇게 발품을 팔아 선택한 파트너는 간고등어 구이의 맛을 좌우하는 소금만은 직접 친다는 후덕하지만 강단있는 사장이었다. 실제로 처음 납품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 맛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고 한다.
엄재숙 대표는 “외식업 경영주는 음식과 업소에 혼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음식은 혼을 담은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그 진정성은 고객과의 신뢰이며, 신뢰를 깨뜨리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성공 레시피4 식당은 고객과 경영주가 함께 즐기는 쇼다
또 하나는 고객 참여형 마케팅이다. 엄재숙 대표는 식당은 고객과 경영주가 함께 즐기는 쇼라고 말한다. 쌈도둑은 오픈한 후 5일간 메뉴 가격을 정하지 않고 영업하는 대신 고객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주문한 메뉴의 가격을 스스로 책정하게 해 음식 값을 받았다. 최근 고객들의 외식소비 성향이 가격대비 가치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기 때문에 업소가 제공하는 메뉴 가격이 고객들이 생각하는 가격과 맞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이벤트를 펼쳤다. 고객들의 다양한 반응을 통해 쌈도둑은 메뉴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함과 동시에 이곳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에게 독특한 경험과 재미를 제공,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스토리를 만들었다.

성공 레시피5 쌈도둑 화재로 전소, 심기일전 재도약하다
쌈도둑이 승승장구하며 영업에 활력이 붙은 2011년 봄날, 쌈도둑이 누전으로 인해 전소되고 말았다. 야간에 불이 나서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던 셈이다.
오래 넋 놓고 있을 새도 없이 엄재숙 대표는 평소의 성격처럼 툭툭 털고 새로운 구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수습부터 하고, 사고 조사가 끝난 후 바로 새로운 쌈도둑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쌈도둑을 설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그동안 운영하면서 느꼈던 단점을 모두 버리고 장점은 살리는 작업이었다.
먼저 좌식형태를 종업원들이 음식을 서빙하기 편하도록 입식으로 바꿨다. 그러면서도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고객을 배려해 곳곳에 평상 의자를 배치했다.
테이블은 일률적인 4인 테이블이 아니라 2인, 4인, 6인 등 고객의 동반인원수에 따라 좌석을 합리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했고, 쌈이라는 메뉴 특성과 다양한 토속 반찬들이 한상 나가는 점을 고려해 크기를 다소 크게 주문제작 했다.
동선도 널찍하게 해 고객들이 식사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고, 식사공간과 대기기간을 분리해 2층 식사고객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 쌈이 주가 되는 콘셉트이므로 고객들이 물수건보다는 손을 세정하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세면대를 업소 한가운데 마련해 놓아 일단 들어오면 손부터 닦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한 후 8개월 만에 쌈도둑이 재 오픈 하던 날, 우려와는 달리 고객들이 속속 밀려들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불이 왜 났는지 궁금해 하며 다시 오픈하기를 고대했다는 반응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성공 레시피6 한국인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푸짐한 셀프 바
새로 쌈도둑을 오픈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셀프 바다.
셀프 바는 쌈 채소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먹을 만큼 자유롭게 반찬, 국 등을 가져다 먹을 수 있게 하는 반면, 종업원들의 일손을 덜게 하자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설치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성공적인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고객들은 셀프 바에서 본인의 입맛에 맞는 반찬을 항상 더 덜어다 먹을 수 있으므로 오히려 욕심내지 않고 먹을 만큼만 덜어다 먹게 돼 셀프 바를 운영하기 이전보다 잔반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종업원들도 밀려드는 고객들 때문에 제대로 서비스를 해주고 싶지만 여력이 없어 제때 응대를 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해결돼 모두가 행복한 선택이었다.
쌈도둑의 셀프 바는 여느 업소의 반찬 리필과는 차원이 다르다. 쌈 채소도 종류별로 푸짐하게 갖춰 놓고, 다양한 쌈장은 물론 반찬 종류도 항상 즉석에서 만들어 넉넉히 채워 놓는다.
여기에 24절기에 따라 고객에게 주는 특별서비스는 덤이다. 지난해 12월 22일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고객들에게 대접했다.

성공 레시피7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는 것이 요즘 고객들의 외식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단골고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퍼줘도 되냐고 오히려 걱정할 정도다.
이렇게 퍼주고도 흑자영업을 할 수 있는 데에는 엄재숙 대표의 구매 노하우가 숨겨져 있다.
먼저 업소에서 연중 가장 많이 쓰는 식재료는 제철에 가장 흔할 때 대량 구매해 저장해 두었다가 사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봄철과 가을철에는 연중 사용할 식재료를 사입하고 저장하기 위해 손질하느라 일손이 바쁘다. 이렇게 손질한 재료들은 용도에 따라 저온 저장 창고 또는 삶아서 냉동시키거나 염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관해 뒀다가 사용한다.
식재료비를 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고객에게는 계절따라 다양한 고품질의 음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서 엄재숙 대표가 공개하는 또 하나의 노하우가 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된장국의 끓일 때 삶아서 냉동해 뒀던 우거지와 시래기뿐만 아니라 계절따라 다양한 산나물을 서너 가지 섞어서 끓여내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샐러드도 마찬가지다. 마와 우엉, 순무 등 뿌리채소를 함께 섞어 드레싱에 버무려 내놓으면 만들기도 쉽고, 독특한 식감과 각각의 맛을 느낄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

성공 레시피8 비쌀 때 오히려 과감하게 퍼준다
쌈도둑은 여름철 오랜 장마로 인해 쌈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고깃집에서 조차 손님상에 내기가 부담스러울 때 오히려 더욱 푸짐하게 제공한다.
예를 들어 장마나 폭우 등 기후에 따라 상추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가정에서도 못 사먹을 때 과감히 투자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쌈채소는 유기농재배단지와 직거래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 엄재숙 대표는 실제로 가격이 폭등하는 기간이 그렇게 오랫 동안 지속되지는 않으므로 비싼 광고 낸다는 생각으로 고객들에게 과감히 투자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해보니 실제로 고객들에게 신뢰도가 높게 형성돼 광고에 투자하는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이는 모두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지금도 신림동 맛집으로 유명한 20년 전통의 우리설렁탕에서 있었던 일이다. 몇 년 전 도가니가 천정부지로 올라갈 때 기존의 정량을 제공하면 도저히 원가를 맞출 수가 없어서 파는 만큼 손해를 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방에 들어가니 도가니탕 그릇에 도가니가 담겨져 쌓여있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빈 그릇을 가져와 탕 그릇에 담긴 도가니를 한두 점씩 빼서 새로운 그릇에 담아 그릇 수를 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렇게 작업을 마친 후 주방을 나와 홀로 나오는데 도저히 뒤통수가 화끈거리고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었다.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주방식구들에게 “오늘 내가 한 행동은 너무나 잘못된 것이다. 다시 원래대로 정량으로 담아서 작업 해줬으면 좋겠다”고 사과를 하고 나왔다. 이 사건으로 인해 엄재숙 대표는 식재료가 상승할 때는 절대로 원가관리를 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많이 퍼준다. 양심에 거리낌이 없으니 오히려 당당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성공 레시피9 최고의 식재로 명품 음식을 만들어라
새로운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잘 모를 때에는 최고로 하라. 이것이 엄재숙 대표가 지향하는 바다. 카페를 시작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커피의 맛인데 커피에 대해서는 지식이 전무했던 것. 잘 모를 때는 가장 좋은 것을 사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커피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김대기 커피’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가져와 커피를 뽑았다. 커피 맛에 대해 고객이 컴플레인 할 경우, 적어도 우리는 최고 품질의 로스팅 원두를 사용한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당당할 수 있다. 현재는 로스팅 기계를 들여와 일주일에 두 번 로스팅 전문가가 방문해 생두를 볶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음식이나 기타 메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비비추의 스타 메뉴인 대추차는 일명 ‘보약’으로도 유명하다. 여느 차 전문점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진한 과육이 그대로 녹아 있어 한 잔 마시면 포만감과 함께 건강까지 챙기는 느낌이다. 이 대추차도 그냥 탄생한 게 아니다. 수없이 많은 업소를 벤치마킹 다니고 배우러 다니다 우연히 맛본 대추차에 매료돼 직접 찾아가 배웠고, 이후 더 많은 연구를 해 이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품 대추차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사례는 끝도 없다.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웠다면 이를 바탕으로 업소용 대용량 김치 담그는 법을 연구하고, 장아찌 담그는 법, 장 담그는 법 등 직접 찾아다니며 배우고 익히고 발전시키는 것이 엄재숙 대표의 장점이다.
최근에는 우리 전통음식의 근간이 되는 장 담그는 법을 처음부터 새롭게 배우기 위해 멀리 통영에 있는 산사에까지 찾아가 배우고 돌아왔다. 8시간동안 장작불을 때 콩물이 넘치지 않도록 불을 조절해 가면서 밤새 콩을 삶는 과정부터 삶은 콩을 찧어 메주를 만드는 전 과정을 3일간에 걸쳐 하고 돌아 온 것. 그동안에도 장은 담갔었지만 전통방식으로 만들어보면서 전통 장에 대한 인식과 마음가짐이 새로워짐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달콤한 열매
장사꾼은 되지 말자 엄재숙 대표
“식당은 고객과 경영주가 함께 즐기는 쇼입니다. 그래서 전 우리 업소를 주인과 고객이 친구가 되어 함께 소통하는 놀이마당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엄재숙 대표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업소 경영의 목표다. 맛있는 음식과 마음을 힐링 시켜주는 볼거리,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한곳에 모아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엄재숙 대표는 누구보다 고객의 소리를 경청한다. 가끔씩 카페비비추에 내려와 앉아 있노라면 고객들의 소곤거림이 들려온다. 맛있고 푸짐한 음식에 대한 얘기,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는 야생화에 대한 감상 등을 듣고 있을때면 오히려 자신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고객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외식인으로서의 보람이 느껴진다. 그렇기에 엄재숙 대표는 늘 변화를 꾀할 자세가 되어 있다. 준비된 자는 언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헤쳐 나갈 힘이 생긴다는 믿음이 있기에 항상 다가올 미래에 대해 준비하고, 준비하기 위해 변신을 주저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것도 엄 대표의 스타일이다.
지난 10년간 저염 장아찌에 관심이 있어서 틈틈이 공부한 결과 지난해 12월에는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 명인아카데미에서 선정한 제2회 한국문화예술명인 장아찌 부문에 명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예총은 한국예술문화콘텐츠를 발굴, 기록, 보존, 유통, 창작지원함으로써 명인들의 업적을 평가하고 보존하기 위해 각 분야의 명인을 인증하고 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궁중음식, 향토음식, 떡, 김치, 젓갈, 한과, 엿 등 음식관련부문 명인을 신설한 것. 그 가운데 엄재숙 대표는 저염이지만 맛의 변질 없이 오랫동안 유지를 하는 비법으로 토속음식 장아찌 부문 명인에 선정됐다.
또 지난해 봄에는 첫 야생화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14년간 야생화를 공부하면서 우리설렁탕 옆에 온실을 만들어 가꿀 만큼 열정을 불태우다가 쌈도둑을 오픈하면서 아예 상설 전시장을 만들어 고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한데 이어 지난해 4월 말 ‘엄재숙 야생화 개인전’을 열어 고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야생화 개인전은 매년 한 차례씩 열어 정례화 할 계획이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넘지 못한다’는 말처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을 즐기며 묵묵히 제 갈 길을 걷고 있는 엄재숙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명인 신청을 했는데 운 좋게 선정됐다”며 “그러나 모든 행운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올해는 장아찌 명인에 선정된 것을 기념하고, 또 고객들에게 가진 것을 나눠준다는 의미에서 그동안 진행해 왔던 김치 담그기 행사 대신 장아찌 교실을 기획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판으로 놀이마당을 펼치는 그이기에 점점 더 진화하는 쌈도둑의 미래가 기대된다.


 
2014-01-06 오전 02:25:2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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