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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9주년 집중기획] 특별기고 일본 외식산업의 최근 동향과 트렌드  <통권 349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4-05-07 오전 02:56:22

경기회복 영향 객단가 높은 브랜드 회복세 뚜렷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최근 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에 힘입어 경기가 회복되면서 외식업계에도 활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특히 고전을 면치 못했던 패밀리레스토랑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객단가가 높은 브랜드 일수록 회복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로열호스트, 가스토 등 패밀리레스토랑 회복세

대표적인 브랜드는 「로열호스트(ロイヤルホスト)」로 지난 1년간 기존 점포의 실적을 살펴보면 고객수가 전년대비 3.2% 증가했으며, 객단가가 3.9% 상승해 전체 매출이 7.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은 신규 점포를 한 곳도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개의 신규 점포를 오픈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로열호스트는 일본의 패밀리레스토랑 중에서도 각 점포에 전문 조리사를 배치해 음식의 맛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러한 점이 최근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었던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교적 객단가가 저렴한 패밀리레스토랑도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인 「가스토(ガスト)」는 지난해만 15개의 신규 점포를 출점시켰다. 가스토는 지금까지 교외 상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오픈하는 전략을 펼쳐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동경과 오사카 등 대도시 중심가에 출점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스토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매장 분위기를 바꾸고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한편, 메뉴의 가짓수는 줄이고 조리의 효율성을 높여 점포를 컴펙트화 해 선보였다. 이러한 변신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가스토는 올해도 30개의 신규 점포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고전, 규동 업체들 프리미엄 전략 구사

이러한 호조 상황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곳이 패스트푸드 업계다. 가장 대규모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맥도날드」는 지난해 기존 점포의 실적이 창업 이래 가장 저조하다고 할 만큼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수는 전년대비 약 10% 정도 떨어졌으며, ‘아메리칸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야심차게 내 놓은 신상품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본사에서 파견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맥도날드 신임사장은 사업초기부터 패밀리레스토랑 고객을 타깃으로 해왔던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실적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규동(牛丼) 체인점들도 패밀리레스토랑의 상승분위기에 비하면 특별히 좋아지는 상황은 아니다. 규동은 지금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전략을 구사해 왔으나, 이제 저가격 메뉴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최근 「요시노야(吉野家)」에서는 프리미엄급 신메뉴를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기존 점포들의 매출이 전년대비 1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요시노야에 이어 3대 규동 브랜드인 「스키야(すき家)」와 「마츠야(松屋)」에서도 줄지어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어 규동업계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한층 까다로워진 고객들 가치판단 엄격

이러한 외식업계의 동향을 보면 객단가가 높은 식당은 잘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객단가의 식당들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본이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장기불황에 들어서면서 고객들이 한층 더 까다로워졌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고객들은 자신이 음식값으로 지불하는 금액이 그만큼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는 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엄격하다. 따라서 현재 패밀리레스토랑에서는 그만큼의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반면, 패스트푸드는 상품의 가치보다 가격이 비싸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최근 편의점의 점포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일본 내 편의점 점포수는 「세븐 일레븐」이 1만6000개이며 그 외 「로손」, 「패밀리마트」, 「써클K」, 「미니스톱」 등의 TOP5 브랜드를 합치면 총 점포수는 4만5000개를 넘어서고 있다.

편의점의 매출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식품으로 특히 도시락과 김밥, 샐러드 등 구매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주력상품인데 오피스가에 위치한 편의점 매출의 70%가 식품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패스트푸드의 고객을 편의점에서 모두 흡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편의점, 편리함·품질·접근성 등에서 경쟁력 갖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패스트푸드는 편리함에 있어 이미 편의점에 뒤지고 있다는 평이다. 지금까지 상품의 품질면에서 패스트푸드가 편의점을 앞서 왔으나, 최근 들어 편의점이 내놓는 상품의 질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1일 3회 제조와 운송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항상 신선한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편의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편의점은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어디서든 손쉽게 한 끼를 충분히 해결 수 있는 하나의 외식 업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외식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어떤 음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외출을 해야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고, 또 그만큼의 돈을 내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상품이어야만 고객들은 그 음식점을 찾게 된다. 즉 ‘가치’가 외식업계의 관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이 이렇게 선전하고 있는 반면 패스트푸드의 상품은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점이 패스트푸드가 고전하는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식의 즐거움을 주는 대중적인 다이닝 인기

최근 한국의 월간식당이 일본에서 직접 취재한 ‘드라이에이징(Dry Aging, 건조숙성) 스테이크’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점포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숙성시켜 고기가 낼 수 있는 최고의 맛을 고객들에게 제공함은 물론, 그 숙성 모습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식재료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등 외식의 가치를 한층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숙성육은 일본인들의 고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지금까지 일본인들은 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고급이고 ‘맛있는 고기’라는 생각이 보편적이었으나 잘 숙성시킨 살코기 부위를 사용한 스테이크가 오히려 지방이 적어 건강에도 좋고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맛있는 고기라는 인식을 갖게 해 준 계기가 됐다. 특히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고기를 먹는 젊은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제는 일본 외식업계에 하나의 업태로 완전히 자리 잡은 와인바와 핏제리아 등도 외식업을 풍성하게 만들어 고객에게 외식의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됐다. 특히 와인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와인과 잘 어울리지만 지금까지는 비싼 음식으로 여겨지던 프랑스요리와 이탈리안요리가 캐주얼화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객단가가 낮아진 프랑스와 이탈리안요리는 가격에 비해 음식의 질이 높고 종업원들의 활기찬 서비스로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오리지널 피자를 맛볼 수 있는 핏제리아도 같은 상황이다. 화덕에서 금방 구워나오는 피자는 가격대비 음식의 퀄리티가 높아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도 와인이나 냉동피자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으나 와인바와 핏제리아에서 제공하는 음식과 와인은 그 퀄리티가 다르다는 점에서 확실히 차별화되고 있다. 

 

일식 세계무형문화재 등재 이후 관심 높아져

불황기에는 접대하는 자리가 현저히 줄어들어 이에 영향을 받아오던 일본요리전문점도 최근들어 서서히 고객의 발길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일식이 세계 무형문화재로 등록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일본인들이 새삼 일식에 관심을 갖도록 한 계기가 되고 있다. 일식업계 역시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가 키워드가 되고 있다. 계절에 맞는 식재를 사용하고 그 식재에 맞는 요리법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일본요리는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릇에 담아내는 코디네이션 부분에도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부단한 노력을 하는 외식업소에 고객들은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식의 가치를 인정한다고 해서 고객들의 지갑이 무한정 열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예전 일식 코스의 객단가는 일반적으로 1만 엔에서 1만5000엔 정도였으나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점포의 객단가를 살펴보면 그 절반 수준인 5000~7000엔, 비교적 높다는 곳이 8000엔 정도다. 객단가는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질은 예전보다 좋아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상들을 보면 외식업소들이 얼마나 연구하고 피나는 노력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 제공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지난 1997년 29조 엔을 정점으로 일본의 외식시장은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다가 2년 전 마침내 24조 엔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경기가 회복되면서 그 영향이 외식업계에도 미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예전과 같은 호황기는 오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식시장이 한창 성장할 시기에는 새로운 니즈가 자연스럽게 생겨났지만, 세계적으로 먹을거리가 너무나 풍부해진 오늘날 외식산업에서의 니즈는 제공자가 창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점차 높아지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외식업계에 던져진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토히 다이스케 (土肥 大介) 사장

(주)시바타서점 (株)柴田書店 /일본 월간식당  

 

 
2014-05-07 오전 02:56:2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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