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브랜드이자 브랜드마케터 & 푸드 큐레이터

치즈 토크, 커피 토크, 비어 토크 등은 최근 소셜 네트워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키워드다. 이 토크쇼의 주인공은 3M 전문경영인으로 재직했으며, 은퇴 후 ‘아이디어, 닥터 이장우 박사’라는 1인 창조기업을 창업해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신개념 트렌드 세터 이장우 박사다. 소통하기를 즐기는 남다른 패션 센스의 그를 삼청동 「루소랩」에서 만났다. 

글 육주희 편집장 jhyuk@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우연한 계기로 ‘치즈 토크’라는 것을 알게 됐다. 호기심이 발동해 후배 기자에게 취재 차 다녀오라고 했다. 치즈 토크에 다녀온 기자는 “이장우 박사님 되게 유명하신 분인가 봐요. 넓은 강연장에 사람들이 꽉 찼던데요”라며 놀라움을 전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뒤졌다. 이미 ‘비어 토크’를 통해 유명 주점프랜차이즈 업체와 함께 여러 차례 토크쇼를 펼쳤고, 그에 따른 폭발적인 반응들이 올라와 있었다. 그동안 외식업 전반에 걸친 강연 등은 많이 있었지만 비어, 치즈, 커피, 초콜릿, 누들, 피자, 파티시에 등 특정 음식을 주제로 토크쇼 형식의 강연을 한 사례는 별로 보지 못했기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먼저 이장우 박사에게 전화를 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혹시 커피 좋아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커피에 대한 자세한 지식은 없으나 하루 2~3잔은 즐기는 터라 당연히 좋아한다고 하니 그럼 맛있는 커피를 한 잔 사겠다며 「루소랩」에서 만나자고 했다. 처음 본 그는 작지만 패션 센스가 상당히 남다르고 동그란 안경 너머의 눈동자가 호기심 많은 개구쟁이처럼 반짝였다. 한 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누고, 다시 이장우 박사를 만난 건 삼청동 루소랩에서 열린 ‘커피 드림토크’에서였다. 커피의 유래와 역사 등 짧지만 임팩트 있는 강의와 함께 커피를 맛있게 추출하기 위한 체험실습이 열린 날이었다. 토크쇼가 진행되기 전에 ‘아이디어 닥터 이장우 박사’를 만나 그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봤다. 

 

직접 배우고, 체험하고, 깨닫는 공부

대기업 CEO를 지낸 이장우 박사는 브랜드 마케팅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이디어 닥터 이장우 박사’라는 1인 창조기업을 만든 데 이어 우리나라 최초로 특허청에 개인을 브랜드화 해 등록을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에게 왜 아이디어 닥터냐고 물으니 기획하고, 새로운 아이디어 내는 걸 좋아하는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브랜딩을 했단다. 

1인 기업인 그가 가장 중심적으로 하는 일은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서 기업의 브랜딩 전략을 짜는 것. 즉 기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 무엇인지 찾고 그걸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또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 분야의 자문, 강연, 푸드 큐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처음 브랜드 마케팅과 관련한 일을 시작했을 때는 주로 패션 관련 브랜딩을 했었다고 한다. 그의 남다른 패션 센스가 그와 무관하지 않음이 느껴졌다. 현재는 푸드&베버리지 쪽으로 관심과 영역이 이동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이장우 박사가 푸드&베버리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회사에 다닐 때 항상 남산의 「브라운하우스」 앞을 지나 다녔는데, 어느 날 그 앞을 지나다가 문득 커피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고. 퇴직 이후 커피전문교육기관인 일리에 등록해 커피를 배우면서 본격적으로 커피공부를 시작했단다.

국내에서 커피에 대한 기본을 공부한 후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포틀랜드,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등 6개 도시를 다니면서 직접 체험하고 전문가에게 배우며 커피공부를 했다. 이장우 박사는 “하나의 분야에 몰두하면 그것의 발상지에 찾아가 직접 배우고, 체험하고, 깨닫는 것이 내가 공부하는 방법이다. 커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이탈리아지만 가장 상업적으로 세계화시킨 곳이 미국이었기 때문에 미국으로 가 커피를 공부했다. 바리스타 자격증도 미국에서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장우 박사는 커피 공부를 하면서 관심이 음식 쪽으로 확장됐고, 자연스럽게 음식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인맥이 형성되면서 그만큼 향후 확장해야 할 분야, 도전하고 싶은 분야도 많아졌다고 한다.

 

도전을 즐겨야 공부도 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토크 형식의 강의를 시작한 건 MC에서 소통테이너, 토크콘서트 기획자로 거듭난 오종철 씨가 자신이 기획하는 토크쇼에서 강의를 해달라며 게스트 요청을 해오면서부터다. 이왕할거면 남다른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그동안 공부해왔던 ‘커피 토크’를 펼쳤다. 2010년 당시 그의 커피 토크는 세인들에게 꽤 반향을 일으켰다. 이것이 그가 푸드 큐레이터로 전문성을 쌓고, 푸드 토크를 시작한 결정적인 모티브가 됐다. 

이장우 박사는 커피 토크를 시작으로 비어 토크, 치즈 토크, 초콜릿 토크, 누들 토크, 파티시에 토크, 피자 토크 같은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푸드 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얘기를 나누는 동안 어떻게 한 가지 푸드를 주제로,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토크쇼를 진행할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이장우 박사는 사실 강의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하나의 푸드만을 주제로 토크를 펼치다보니 가끔 ‘오타쿠(Otaku,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정도의 전문가가 강의를 들으러오기도 하는데, 만약 이때 자칫 실수라도 하면 굉장히 치명적이다. 강의를 하려면 ‘오타쿠’ 정도는 아니어도 많은 노력과 공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학습 노하우를 살짝 물어보니, “공부의 원리는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분야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면 먼저 관련 서적을 100권 정도 읽는다. 그리고 실제로 음식을 직접 배우고 만들어보고, 현지에 찾아가 보고, 체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 묻고 또 배운다”고 말한다. 때문에 전 세계를 다니며 공부하고 아이디어 탐방을 하는 것도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열린 치즈 토크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치즈가 대중화되지 않기도 했지만 치즈는 발효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서 그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분야였다. 이장우 박사는 먼저 책을 통해 치즈 공부를 한 후, 직접 프랑스에 치즈 공부를 하러 갔다. 론 알프프의 생 통 러 샤텔(St. Haon le Chatel)에 있는 치즈 아카데미에서 2주간의 교육을 받은 후, 치즈 마을을 방문하고, 전문가들을 만나 묻고 또 물었다. 이렇게 학습한 내용은 돌아오자마자 60~70페이지 분량의 기획안으로 만들었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보고 듣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강의안으로 만들어 치즈 토크를 열었다. 국내에서는 처음 열리는 치즈토크이다보니 치즈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다양한 전문가들을 비롯해 학생, 일반인까지 그 열기가 매우 뜨거워 국내 치즈시장에 대한 니즈를 상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단다. 

 

푸드 큐레이터는 통찰력이 필요한 분야

그가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은 도전을 즐기기 때문이다. 도전을 통해 학습하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결과 푸드 큐레이터라는 새로운 분야도 개척한 것이다. 

이장우 박사는 “푸드 큐레이터는 통찰력이 필요한 분야로 어느 한 분야만 알아서는 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분야에 대해 많이 배우고 연구하는 자기만의 습관이 있어야만 시야도 넓어지고 통찰력도 생긴다”며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통찰력이므로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천천히 깊이 있는 영감을 주지만, 사람은 살아있는 존재라 대화와 질문을 통해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준다”며 “원래 아이디어는 남이 주는 거다. 다들 자기 안에서만 찾으니까 못 찾는 거다”고 말한다. 

한편 그가 진행하는 토크 가운데 ‘드림토크’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게스트 스피커로 초대해 진행하는 또 다른 형태의 토크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참가한 게스트 스피커로는 김치버스로 세계에 한국의 김치를 홍보하고 다닌 청년들을 비롯해 쇼호스트 1호 유난희 씨, 스윙댄스 세계 챔피언 김잔디 씨, 가치 진열전문가이자 한국 VMD협동조합 이사장 이랑주 씨 등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재미와 새로움을 주고 있다. 

 

SNS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다 

요즘 시대는 SNS를 빼놓고는 설명을 할 수 없을 만큼 하나의 흐름이 됐듯, 아이디어 닥터 이장우 박사를 말할 때도 SNS 마케팅을 빼놓을 수 없다. 페이스북, 카톡,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의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하고 있는 것. 이장우 박사는 SNS 활용에 대해 “시대의 흐름에 맞춰 그걸 자기에게 이롭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중매체는 1인 기업들이 접근하기 힘들지만, 소셜 미디어는 자신처럼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1인 기업으로 활동할 때 자기의 본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고, 시너지가 커 퍼스널 브랜드를 알리는 데 SNS만큼 유용한 미디어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셜 마케팅을 만만히 봐서도 안 된다는 조언도 잊지 않고 있다. 이장우 박사는 “SNS 마케팅의 본질은 ‘소통’이며, 소통은 쌍방향이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일방향이 되면 소통이 아닌 강제가 되기 십상이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고, 많이 경험해 스스로 양질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해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콘텐츠야말로 SNS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유일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서 기업의 소셜 미디어 전략을 구상하는 것도 그의 중요한 일이다. KT&G 슈마커, 불소원 같은 회사와도 재미있는 작업을 시도했고, 외식기업체 「와바」와 함께 진행한 세계맥주 비어 토크, 「피자마루」가 후원한 치즈 토크, 「루소랩」과 진행하는 ‘커피클래스’ 등 최근에 진행한 중인 푸드 토크와 드림클래스들이 모두 그가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 코칭과 SNS 코칭을 결합한 브랜딩 전략 가운데 하나다. 

이장우 박사는 “컨설팅이 처방이라면 코칭은 함께 풀어 나가면서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컨설팅이 끝나더라도 코칭은 지속해야한다”며 “브랜드는 관심이 중요하며, 풍요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라는 설명이다. 

 

마케팅의 메인 타깃은 2030세대 여성

아이디어 닥터를 자처하며 브랜드 마케팅과 푸드 큐레이터라는 트렌디한 분야를 다루는 그는 앞으로 마케팅의 메인 타깃은 2030세대 여성이라고 단언한다. 이들을 사로잡지 못하면 푸드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 사실 그가 다루고 있는 분야도 커피, 피자, 치즈, 마카롱, 파티시에, 비어 등 가장 핫한 아이템들이다. 즉 스몰 럭셔리가 가능한 것들로, 지속되는 불황 속에서도 2030세대 여성들이 작은 사치를 누리기 위해 기꺼이 주머니를 열 수 있는 정도의 품목들이다.

트렌드의 관점에서 볼 때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뉴치맥’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치맥의 인기가 치솟았지만, 이제는 치즈와 맥주의 조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크래프트비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맥주와 치즈의 조합은 맥주가 갖고 있는 다양한 플레이버(Flavor)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즈의 다양한 풍미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치즈는 치즈 자체로도 즐길 수 있고, 다른 음식과의 페어링, 음식의 재료 등으로 즐길 수가 있어 점차 치즈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밝혔다. 

이장우 박사는 향후 계획에 대해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는 만큼 자신이 브랜딩하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 SNS 네트워크를 통한 소셜 브랜딩 등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며 “외식사업도 브랜드가 중요한 만큼 장사는 되는데 브랜드를 못 키우거나, 잘 될 때 브랜드 관리를 잘 하지 못하는 외식기업들을 코칭해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며 하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외식기업들에게 “급성장은 자칫 독약이 될 수 있다. 잘 될 때는 브랜드 관리를 게을리 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이나 인적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양적인 팽창만 추구하게 되면 결국 일찍 망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며 “외식기업들은 브랜드 전략과 시스템을 코칭 받아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