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와 호기심 높이는 주방 인테리어 오픈 키친

최근 안전과 안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식업소에서 오픈 키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객들에게 조리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메뉴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위생적인 작업환경이라는 점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오픈 키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글 이정연 팀장, 홍예지·신민주 기자  사진 이종호 팀장, 각 업체 제공

 

오픈 키친, 고객 안심 마케팅으로 활용 

오픈 키친이란 말 그대로 음식을 만드는 전 과정을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조리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점포 공간 설계 방법이다. 오픈 키친이라고 하면 대부분 조리 전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일반적으로 식재료 준비 과정이나 세척 등 세부적인 과정까지 노출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특이한 시설이나 기구 등을 고객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스테이크 전문점의 그릴, 피자전문점의 화덕, 스시바 등이 오픈 키친의 대표적인 예다.

오픈 키친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들에게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오픈 키친의 인기가 더욱 높아진 데에는 고객들이 단순히 배를 채우기 보다는 즐기기 위해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점도 한몫한다. 조리 과정 자체를 하나의 퍼포먼스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픈 키친을 통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고객들은 지루하게 기다리는 대신 기다리는 시간조차 즐기게 되면서 이 역시 고객 유입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피자키친 윤나리 매니저는 “고객들이 주문한 피자를 만드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오픈 키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어떤 식재료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등 오픈 키친에 대한 고객들의 호기심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소음이나 환기 등에 특히 유의해야 

오픈 키친의 경우 신경 써서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별도의 식재료 준비 공간이나 저장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폐쇄형 주방보다 설비비가 다소 비싼 것도 사실이다. 

조리과정의 소음이나 환기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유리벽이나 방음시설, 덕트 등으로 단점을 보완하는 등 설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조리사가 조리와 동시에 즉석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즉석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동선을 설계해야 한다. 

또 노출된 공간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주방 직원들의 유니폼이나 청결 상태도 세심하게 체크해야 한다. 직원들이 업무 시 복잡하게 움직이지 않고 간결하게 움직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동선으로 구성하고, 주방을 최대한 오픈시켜 고객들에게 쾌적한 주방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오픈 키친을 설계할 경우 주방기물이나 그릇 등에도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외식 창업컨셉 개발연구소 배재찬 소장은 “대부분 식당들은 초기 창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방기기를 중고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픈 키친으로 설계할 경우 중고제품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INTERVIEW 외식 창업컨셉 개발연구소 배재찬 소장

“오픈 키친, 제대로 준비해야 효과 볼 수 있어” 

오픈 키친의 효과적인 운영은 고객들에게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 고객들은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요리사들이 직접 요리하는 광경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음식에 대한 신뢰를 갖고 된다. 

실제 성공사례로 모 베이커리 브랜드는 이전의 틀을 깨고 한 공간에서 반죽부터 발효, 굽기 등 전 과정을 매장 내에서 실행하고 주방 안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객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오픈 키친을 구성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은 오픈 키친을 통해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구경하며 음식 조리 및 서비스 시간을 느긋하게 즐기면서 기다릴 수 있게 된다. 퍼포먼스를 잘 활용한 성공사례로 모 도너츠 브랜드를 들 수 있다. 도넛 반죽을 숙성하고 튀긴 후 시럽을 입히는 모든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대부분의 고객들이 구매를 하게 된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인테리어를 오픈 키친으로 하게 되면 고객들은 그 브랜드를 신뢰하게 되고 구매에 대한 권유도 저항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광경을 디자인하여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고객의 구매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오픈 키친을 디자인하거나 시공할 때 주의할 점은 각종 롱스푼이나 냄비, 국자 등 기물들을 보관 차원에서 걸어두기 보다는 하나의 디스플레이 소품 개념으로 연출해야 한다. 고객들에게 모두 오픈하는 공간이므로 주방 벽이나 바닥 마감재의 재질, 컬러 등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오픈 키친으로 시공할 때에는 고객의 시선이 많이 가는 곳에는 지저분한 용도의 공간배치를 피해야하며, 가급적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청결한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화덕이나 반죽기 등 주메뉴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고가의 장비는 눈에 띄는 장소에 배치해야 효과적이다. 또한 주방의 바닥은 각종 설비배관과 방수공사 등의 이유로 홀 바닥보다 10~20cm 가량 높으므로 주방과 홀이 만나는 부분의 마감처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오픈 키친이 아무리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고 무턱대고 유행만 좇는다면 자칫 허술한 부분만 더 노출시켜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사전 검토 후에 설계하는 것이 좋다. 오픈 키친은 제대로 디자인해 활용하면 고객들의 신뢰와 관심을 끌어내기에 효과적이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매장에 독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브랜드 대표 콘셉트로 정착한 오픈 키친 

모스버거

‘후레쉬(fresh) 수제버거’를 표방하는 「모스버거」는 4개의 오픈 키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방 위생 문제가 비교적 자주 대두되는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모스버거는 일찍이 오픈 키친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모스버거는 이를 브랜드 대표 콘셉트 중 하나로 정착시켜가고 있다. 

모스버거가 오픈 키친을 도입한 이유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안심·안전·건강’이라는 가치와 동일한 맥락에서다. 손을 사용하는 조리과정을 오픈 키친을 통해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했으며, 더불어 신선한 식재료 사용과 모스버거만의 조리법에 대해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것까지 공략했다.

모스버거 오픈 키친은 햄버거 조리대의 동선을 따라 고객에게 보이는 전면을 벽과 통유리로 구성했다. 통유리는 조리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오픈 키친의 본질은 해치지 않으면서도 홀과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면서 주방 내 소음 및 음식냄새 등이 홀로 유입되지 않아 오픈 키친의 한계점을 보완했다.

모스버거 코리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오픈 키친은 고객 입장에서 기기 배치와 주방동선을 조정하기 때문에 매장 구조 및 인테리어의 다양성을 추구하지 못하는 것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며 “하지만 주문 후 조리가 시작되는 것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객들이 이해해줄 뿐만 아니라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높게 평가한다”고 전했다.

 

Check Point

1 브랜드가치 전달의 연장선 안심·안전·건강이라는 모스버거의 가치와 부합되는 조리 공간 공개

2 벽과 통유리로 독립성 일부 확보 주방 내 소음 및 음식냄새 등의 홀 유입 방지, 쾌적한 매장환경 조성 효과

 

소통 강조해 신뢰 얻고 브랜드 이미지 상승 

쿠킹메이트

‘셰프의 아틀리에’를 콘셉트로 문을 연 「쿠킹메이트」는 「엘본 더 테이블」의 운영 노하우를 총 집합해 만든 두 번째 브랜드로 최현석 총괄 셰프의 손길이 매장 곳곳에 묻어난다. 현재 홍대점과 강남점을 운영 중인 쿠킹메이트는 두 군데 모두 오픈형 주방을 선보이고 있다. 홍대점의 경우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주방과 홀의 경계를 없애고 3층 매장 주방 천장에 반사판을 설치해 다양한 각도에서 주방이 보일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오픈 키친에서 더 나아가 반사판을 통해 식재료를 손질하는 모습이나, 요리하는 모습을 고객들에게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강남점 또한 입구 앞쪽에 일자형 오픈 주방과 화덕을 설치했다. 쿠킹메이트가 오픈 키친을 도입한 이유는 엘본 더 테이블에서 이미 오픈 키친의 장점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후라이팬, 국자 등 각종 집기를 소품으로 사용해 아기자기한 멋을 연출한 인테리어 콘셉트도 오픈 키친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부분이다. 

고객들의 좋은 반응에는 계획적인 동선도 한몫한다. 오픈 키친을 2층 매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쪽에 배치함에 따라 고객은 가까운 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오픈 키친을 볼 수 있다. 동시에 식재료의 상태와 주방의 청결을 눈으로 봄으로써 해당 업소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엘본인터내셔날(유) 김영회 대리는 “쿠킹메이트의 오픈 키친은 고객들과 셰프 간의 경계선이 없어 소통이 가능한 구조이며, 고객들에게 항상 신선한 색재료만을 사용하는 곳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줄 수 있다. 오픈 키친 구조를 처음 접한 셰프들의 경우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주방의 청결에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Check Point

1 브랜드 콘셉트와 연계 ‘고객과의 소통’이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걸맞게 고객들과 셰프 간의 경계선 없앰 

2 1층 입구에 배치해 신뢰도 상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오픈 키친을 통해 고객의 신뢰도 상승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좁은 공간 활용 극대화한 동선에 역점 

오챠드1974

서울 신당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비스트로 「오챠드1974(Orchard 1974)」는 3명의 공동오너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참여한 미니 오픈 키친이 눈에 띄는 곳이다. 가로보다 세로 폭이 훨씬 긴 형태의 소규모 매장(83㎡)인 이곳은 상대적으로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고 시각적으로도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는데, 매장 안쪽에 오픈 키친을 설계해 매장구조의 취약점을 보완했다.

오챠드1974는 약 9㎡(3평)의 초소형 오픈 키친에서 3명이 모두 작업해도 혼선이 없도록 구획을 나누고 기물배치 및 동선을 섬세하게 기획했다. 특히 화덕피자, 파스타, 샐러드 등 각기 다른 기기·기물을 사용하는 메뉴들을 한꺼번에 오더를 받아도 조리할 때 작업자들의 움직임과 조리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동선에 역점을 뒀다. 

아울러 작업자와 고객의 시야를 가로막지 않는 높이에 투명 아크릴 선반을 설치, 오픈 키친의 단점 중 하나인 부족한 수납공간을 해결했다. 

오챠드1974 관계자는 “오픈 키친의 디자인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설계 시 작업자의 능률을 고려하는 것과 이를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책임감을 갖고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오픈 키친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Check Point

1 매장 구조의 원초적 약점 보완 안쪽으로 배치한 오픈 키친이 폭이 좁은 매장을 보다 넓게 보이는 효과를 줌

2 고객 시선 유도 포스(POS)를 오픈 키친 전면에 배치, 자연스럽게 고객의 시선을 오픈 키친으로 유도

 

재료 손질부터 요리·서빙까지 ‘생생’ 

시금치

건강한 집밥을 선보이는 「시금치」는 시원시원하게 뚫린 ‘ㄱ’자 형태의 주방이 돋보이는 곳이다. 유난히 손이 많이 가는 한식의 특성상 오픈 키친을 도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이곳은 재료 손질을 하는 셰프의 모습부터 음식을 내 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한식당이다. 

시금치의 정진화 셰프가 오픈 키친을 도입한 이유는 꽉 막힌 공간에서 요리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넓고 확 트인 공간에서 일할 수 있어 오픈 키친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정진화 셰프는 ‘고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주방 앞에 바 테이블을 설치했을 정도로 위생적인 부분에도 자신감이 있다. 정 셰프는 “오픈 키친에 있어 중요한 1순위는 주방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그것만 잘 지킨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오픈 키친 덕분에 고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것은 최고의 장점이다. 표정만 봐도 오늘 요리가 맛있는지, 맛없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모든 조리 과정이 오픈돼 있어 가끔 서빙이 늦어질 때도 고객들이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편이다”고 말했다. 오픈 키친의 주의할 점에 대해서는 “오픈돼 있는 만큼 고객에게 소음이나 열기가 그대로 전해져 장시간 끓이는 요리나 생선 손질과 같이 냄새가 심한 요리는 하기 힘들다. 홀이랑 격리시킨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은 미리 진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Check Point

1 넓게 배치한 오픈 키친 시원시원하게 뚫린 오픈 키친은 셰프의 효율적인 동선을 돕고 고객의 신뢰도 확보 

2 상호 소통하며 오가는 피드백 주방과 홀이 가까워 고객의 말과 표정을 통해 즉각적인 반응을 알 수 있어 메뉴개발 및 업소 운영에 도움을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