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안정, 음식 현지화 관건 

외국계FC 불모지 시안에서 ‘한식’을 꽃피우려면?

중국 서북지역 시안은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외식시장이다. 최근 다시 뜨거워진 한류열풍 덕분에 한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충족할 만한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차별화된 서비스, 현지 식재료 사용을 통한 가격 안정, 현지인 입맛에 맞춘 음식 현지화 등을 통해 외국계 프랜차이즈의 

불모지라 불리는 시안에서 한식 진출의 성공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 신민주 기자 smj@foodbank.co.kr 자료원 KOTRA globalwindow(www.globalwindow.org)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시안 외식업계

중국 시안(Xi’an, 西安)에 진출해 있는 주요 외국계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KFC」, 「맥도날드」, 「버거킹」, 「피자헛」, 「스타벅스」, 「써브웨이」, 「던킨도너츠」 등이다. 현재 KFC와 맥도날드는 북경과 상해를 중심으로 일어난 푸시(福喜)사건(푸시식품유한회사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외국계 패스트푸드 업체에 납품한 사건)과 성장촉진제를 사용한 닭고기 파문 등 각종 이슈로 인해 고객수가 대폭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자국 프랜차이즈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안에서는 주메뉴로 현지 음식을 선보이는 프랜차이즈가 대세다. 시안의 특색요리 중 고기볶음을 빵 사이에 넣은 중국식 버거 ‘러우자모[肉夹馍]’, 녹말을 압축해 만든 쫀득한 면발에 각종 채소를 넣고 새콤한 양념에 비벼 먹는 음식인 ‘량피[凉皮]’가 시안 프랜차이즈의 주요 메뉴 아이템이다. 이 2가지 음식 모두 빠른 조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시안의 외식 프랜차이즈는 패스트푸드점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조리가 빠르다는 특성을 이용해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조리를 시작한다. 그 덕분에 고추, 식초 등 기본적인 향신료의 정도를 고객의 입맛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안의 특색요리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중국음식을 개량해 죽, 국수, 빵 등을 제공하며 메뉴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외국 프랜차이즈의 전유물이었던 햄버거도 메뉴에 도입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젊은 연령대의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기업공장 설립으로 한인타운 형성 

중국 서북지역에 위치한 시안은 동북지역이나 연해 지방에 비해 한국인과 한국 기업의 진출이 비교적 늦은 편이다. 2000년대 서부 대개발이 시작되면서 한국과 직항노선이 개통됐고, 중국에 한류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의 관광·외식기업들이 진출했다. 하지만 동북지역에 비해 소득수준이 다소 낮기 때문에 시안 현지인의 외식 소비규모도 작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음식점은 시안 시장에서 실패를 겪었다.

이후 국내 기업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관련 업체 공장 15개가 동시에 설립됐다. 이로 인해 시안 내 한국 교민 수가 급속도로 증가했고, 한국 관련 3차산업 진출이 늘어났다. 공장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한인타운이 형성됐고, 여러 한국음식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나 주 고객은 여전히 한국 교민들이었다. 이러한 한국음식점들은 대체적으로 중국 내 다른 도시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었고, 시안 거주민들이 소비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시안의 대표적인 한식 프랜차이즈

현재 중국 각지에 분점 9개를 운영 중인 「서라벌」은 중국으로 진출한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중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현지 교민이 아닌 중국인이 주 고객층인 서라벌이 추구하는 현지화 전략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고급화’다. 한국의 전문가를 초빙해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한 인테리어를 구현,  국인 고객에게 한국 음식의 맛과 한국의 아름다운 멋을 선사한다. 서라벌은 한국의 전통 인테리어와 정갈한 음식, 종업원의 훌륭한 서비스를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중국인들이 귀빈을 접대하거나 모임을 할 때 최적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시안의 대표 한식 프랜차이즈 「태희네」는 현재 서북지역에 10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태희네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조리시스템으로 중국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신한식 요리’라는 콘셉트로 현지인들의 입맛을 고려한 퓨전 한식을 선보이며, 통일화된 유통시스템과 본사의 주기적인 메뉴개발이 특징이다. 현지 식재료 사용을 기본으로 하며, 점포의 크기는 작은 편이지만 매장판매와 포장·배달판매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 한식으로 잠재고객 유인

토양이 척박한 시안은 쌀농사보다 밀농사가 주로 이뤄진다. 시안 거주민은 밀로 만든 만두나 면요리를 주식으로 즐겨 먹으며, 쫄깃한 식감을 중시하기 때문에 밀요리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시안은 서북지역의 특성상 이슬람교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 인구도 상당수다. 전체적으로 돼지고기의 소비가 적고 양고기의 소비가 많은 편이다. 돼지고기를 양고기로 대체해 메뉴를 개발하거나 할랄푸드를 선보인다면 이슬람 고객까지 유치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국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때문에 중국 현지 KFC, 코카콜라 등 여러 외국계 브랜드가 한국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삼을 정도로 한류열풍이 거세다. 덕분에 한식까지 유명해지고 잠재고객이 증가했으나 현재 시안의 한국음식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다. 식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하거나 요리의 현지화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음식을 제공한다면, 더 많은 잠재고객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산시성의 1분기 외식업 매출 총액은 베이징시나 타 도시에 비해 매우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성장률이 꾸준이 상승하는 것으로 보아 전년도 대비 증가율이 줄어든 다른 도시에 비해 더욱 큰 외식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