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사랑받는 국민음식 

김치찜

특유의 칼칼한 맛이 일품인 김치찜은 추운 겨울날, 꽁꽁 얼어붙은 우리네 몸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입맛이 없는 날에도 갓 지은 밥에 김치찜 한 입이면 밥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다. 김치찜은 돼지고기, 꽁치 등 어떤재료와 접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것도 특징이다. 

글 홍예지 기자, 박경량 인턴기자 사진 이종호 팀장

 

꾸준한 사랑 이어온 우리음식, 김치찜  

춥고 배고프고 가난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김치는 우리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중 하나다. 덕분에 김치를 이용한 찌개, 찜, 부침 등의 다양한 요리가 발달했다. 이 중 숙성된 묵은지로 만드는 김치찜은 남녀노소 나이 불문하고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요리다. 큼직한 고기에 푹 익은 김치를 둘둘 싼 ‘엄마표 김치찜’은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울 정도로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찜 국물을 밥공기에 한 숟갈씩 자작하게 떠 넣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김치찜은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외식업소에서도 사랑받는 메뉴다. 만드는 사람의 노하우만 제대로 접목한다면 맛깔 나는 김치찜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치찜은 부재료로 대부분 돼지고기를 쓰는데 이외에도 등갈비, 해산물 등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찜요리도 등장하고 있다. 재료는 다양하지만 조리법은 대개 비슷하다. 은근한 불에 조려 김치 양념이 다양한 재료 사이사이에 쏙쏙 배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묵은지는 김치를 숙성시키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보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묵은지의 감칠맛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조리에 활용되는 묵은지는 1년 미만부터 그 이상까지 업소마다 숙성 기간을 달리하고 있다. 김치찜의 사이드메뉴로는 김치찜의 매운맛을 중화시킬 수 있는 부드러운 달걀말이를 선호하는 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치찜은 오랜 시간 변치 않는 친숙한 음식으로 온 가족이 맛있게 즐길 수 있어 외식업소에서도 다양한 재료와 접목한 묵은지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며 “김치찜은 한시적으로 유행을 타는 메뉴가 아니며 많은 고객의 꾸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는 외식 아이템이다”고 말했다.  

계절마다 색다르게 즐기는 김치찜

비채나

2012년에 오픈한 「비채나」는 (주)광주요그룹의 식문화 사업부에서 선보인 코리안 레스토랑이다. 제철 재료로 만든 한식을 통해, 전국 곳곳의 특색 있는 식재료로 한식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채나는 채소, 생선, 고기 등 계절마다 색다른 메뉴와 함께 한국 전통 방식으로 빚은 고급 증류 소주 화요와 화요를 베이스로 한 비채나 칵테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흑돼지 등갈비 김치찜’은 이곳의 인기메뉴 중 하나다. 흑돼지 등갈비와 잘 익은 김치, 겨울 무를 양지육수에 쪄낸 이 요리는 20~30대의 젊은층부터 4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선호도가 높아 온 가족이 외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원래 등갈비 요리는 돼지의 누린 맛을 잡기 위해 향신료를 첨가해 조리하는데, 흑돼지 등갈비 김치찜은 별다른 향신료나 화학조미료의 첨가 없이 잘 익은 묵은지와 육수, 화요를 이용해 등갈비의 냄새를 잡았다. 화요는 청주 중에서도 순수 쌀로만 만들었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김치찜 요리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묵은지는 매장에서 직접 담가 1년 이상 숙성된 김치만을 사용한다. 여기에 겨울 동치미 무를 넣어 무의 시원한 맛과 잘 익은 묵은지의 감칠맛이 더해져 많은 고객에게 사랑받고 있다. 현재 흑돼지 등갈비 김치찜은 12월부터 2월까지만 판매되는 겨울 한정메뉴다. 

한편 비채나에서는 가을 한정메뉴로 ‘족발 묵은지찜’을 선보인 바 있다. 흑돼지 족발과 잘 익은 묵은지를 양지 육수에 넣고 푹 익혀낸 찜요리로 부드러운 족발과 매콤한 묵은지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보양식 메뉴로 인기를 얻었다.  

 

 

줄 서서 먹는 김치찜 맛집

한옥집

 서울시 서대문구에 자리한 「한옥집」은 ‘김치찜’하면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통하는 곳이다. 2002년도에 문을 연 한옥집은 처음에는 생삼겹살과 김치찌개만을 판매했지만, 여름에도 즐길 수 있는 메뉴를 고심하던 중 지금의 김치찜을 탄생시켰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던 김치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한옥집F&B의 윤철 대표이사는 먼저 시식용으로 요일을 정해 김치찜을 무료로 제공한 뒤, 고객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정식 메뉴로 채택했다.

한옥집 김치찜의 핵심이 되는 묵은지는 공장에 위탁해 6~8개월 숙성시킨 김치를 생산한다. 오랜 시간 푹 고아야 하기 때문에 배추를 절이는 단계부터 꼼꼼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윤 대표이사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늘 일정한 pH농도를 맞춰 숙성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13가지의 신선한 원료로 우린 육수와 28가지의 국내산 원료를 사용해 만들어 품질도 우수하다. 묵은지와 함께 나오는 고기는 돼지고기 사태와 앞다릿살인데 냉동 돼지고기를 쓰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또 사골육수는 100% 순한우 사골로 육수를 내는 업체와 연계해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늘 매장에서 사골육수를 끓였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보다 안정적인 물량 수급과 쾌적한 매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김치찜은 돼지고기에 김치를 둘둘 말아 갓 지은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에 싸서 즐겨도 좋다. 

윤 이사는 김치찜을 만들 때 무엇보다 알맞은 불 조절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센 불에서 익힐 경우에는 배추가 흐물흐물해질 수 있고, 약한 불에서 조리할 경우에는 돼지고기의 육즙이 김치에 잘 흡수되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편 2005년부터 기술 이전방식으로 가맹사업을 진행했던 이곳은 최근 한옥집F&B라는 법인을 설립, 체계화된 시스템을 통해 직영점 체제의 매장을 전개할 계획이다. 11월 말에는 서울 구로구의 식객촌에 직영점을 오픈한 바 있다. 윤 대표이사는 “김치찜이라는 메뉴는 결코 만만치 않은 메뉴로 단순히 신김치와 고기만으로는 맛있는 음식을 완성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외식업에 대한 공부를 통해 김치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곤드레나물밥과 김치찜의 새로운 만남

옹달샘

 서울시 마포구 홍대거리에는 김치찜과 곤드레나물밥으로 유명한 한식 밥집 「옹달샘」이 자리 잡고 있다. 옹달샘은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소화가 잘되고 부담이 없는 건강식을 제공한다. 주말 평균 300명 정도의 많은 손님이 줄지어 찾아 홍대 근처에만 본점과 직영점을 포함한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옹달샘이라는 상호명에는 맑고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옹달샘처럼 신선한 재료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옹달샘의 인기메뉴는 잘 익힌 김치와 돼지고기, 두부가 커다란 그릇에 담겨 나오는 ‘김치찜’이다. 소금이나 화학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진한 고기육수와 김치, 돼지고기 사태에 갖은 양념을 넣어 깊은 맛을 냈다. 김치를 쭉 찢어 커다랗게 썬 두부와 돼지고기를 함께 먹으면 밥 생각이 간절해지는데, 곤드레나물밥을 주문하거나 곤드레나물밥이 포함된 세트 메뉴를 주문해 즐길 수 있다. 생 곤드레를 사용한 곤드레나물밥은 간장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곤드레의 독특한 향과 질감이 입맛을 돋운다. 이때 사용되는 곤드레나물, 쌀, 고기 등은 옹달샘 이대석 대표의 가족들이 손수 키운 재료들만을 사용하고 있다. 김치찜은 한 달에 한 번씩 담가 4개월 정도 숙성한 김치로 요리하는데, 전에는 오랜 시간 숙성시킨 묵은지를 사용했지만 너무 강한 신맛 때문에 전 연령층이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 변화를 줬다. 

옹달샘에서 판매하는 메인메뉴의 개수는 4가지로 단출한 편이다. 기존에는 15가지 정도로 메뉴의 개수가 많은 편이었지만, 생 곤드레나물과 같은 생나물은 하우스재배가 되지 않는 데다 재료를 전부 소진하지 못해 재고가 남는 일이 잦았다. 이 같은 식재료 재고로 인한 선도하락을 막고 메뉴의 집중과 선택을 통한 전문성 강화를 위해 곤드레나물밥, 김치찜 등으로 메뉴를 간소화했다. 

한편 옹달샘은 아기자기한 소품과 인테리어로 눈길을 끈다. 인테리어는 깔끔한 카페형이 콘셉트로 파스텔톤의 컬러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벽면에는 홍대 미대생들이 직접 그린 옹달샘과 주변의 풍경을 담은 약도를 그려 재미를 더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한식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이대석 대표는 “앞으로도 신선한 원재료만을 사용해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건강한 한식을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