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HOME > Special
푸드토크 - “파는 힘은 우리에게 있다”  <통권 428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0-10-29 오전 03:31:11

“파는 힘은 우리에게 있다”

가장 나다운 브랜드가 성공한다

《파는 사람들》 저자와 맛있는 푸드토크




권기남 / 김일도 / 김상민 / 노광준 / 박종철 / 박형식 / 유재용 / 전부열 / 정순택 


최근 예비 외식 창업자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파는 사람들》이다. 파는 사람들은 위기와 혼돈의 코로나19 시대에 12명의 외식업 종사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파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누군가는 이커머스의 선두주자로 온라인 식품 사업을 하고 누군가는 친근한 음식에 콘셉트를 더해 특별한 브랜드로 만들기도 한다. 대를 이어 한 가지 메뉴를 묵묵히 파는 사장도 있고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대표도 있다. 이들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팔리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한다.
업종, 지역, 나이를 불문하고 ‘파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을 만나 출간 비하인드 스토리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식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진행 육주희 국장  정리 이동은 기자, 이조은 기자  사진 조지철


 

 


육주희 국장 ≫ 어떻게 12명의 이야기를 한 책에 담게 됐는지 궁금하다.

김일도 대표 ≫ 지난해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스페인 여행을 통해 외식 공부를 하면 좋겠다 싶어서 멤버를 구성하고 여행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김상민 대표가 많은 도움을 줬다. 그리고 실제로 스페인 여행을 갔는데 외식업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 대화의 내용도 좋고 깊이 있는 토론도 많이 이뤄졌다. 이대로 여행을 마치는 게 너무 아쉬워서 어떤 방식으로든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고 모두의 동의를 얻어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사진집이나 여행기를 담는 책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책을 만들기 시작할 때 즈음 코로나19가 터졌다. 시기상 사진집이나 여행기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다 보니 12명의 이야기만 모아도 충분히 책 한 권의 분량이 될 것 같았다. 해외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얻어 오는 것도 좋지만 책에도 나와 있듯이 파는 힘은 우리 안에 있다는 결론을 짓고 처음과는 다르게 경영서와 같은 내용을 담기로 했다. 그렇게 지금의 《파는 사람들》을 만들었다. 


참가자 중 개인업소를 운영하는 2세가 많다. 가업을 잇는다는 것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듣고 싶다.

김상민 대표 ≫ 가업을 잇는 입장에서 장단점은 명확하다. 장점은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시작하는 사람과 시작점부터가 다르다는 것이다. 외식업을 시작할 때 걷는 것조차 힘든 경우가 많은데 나는 외식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전부터 어머니를 통해 자연스럽게 장사를 보고 배우고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걸 감사하게 여길 줄 알고 발돋움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단점이라고 하면 어머니와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는 건데 이런 문제는 가업을 잇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사소한 운영방식으로도 많이 부딪히고 어머니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어머니의 열정과 진심을 조금은 깨닫게 된 것 같다. 특히 20대 때 어머니께서 계속 외식 관련 공부를 하라고 시키신 게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정순택 대표 ≫ 별양집은 올해 30년이 됐다. 부모님이 잘 꾸려오신 걸 이어받아서 잘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전략적인 운영보다는 본질에 집중했다. ‘어떻게 하면 최소한 현상 유지라도 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어렸을 때는 외적인 부분에 더 끌리고 마음이 움직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부모님이 걸어온 인생을 보니 이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점점 동의하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권기남 대표 ≫ 어머니랑 함께 장사한 지 10년 정도가 됐다. 3년 차 때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싸울 일이 없었다. 그런데 외식업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무언가 보이기 시작하니까 장사를 성공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서 어머니께 의견을 계속 말하게 됐다. 내 의견이 가게 운영에 반영이 되면 문제가 없는데 어머니한테 전달만 되지 반영이 되지 않으니까 6년이 지나고부터는 재미가 없어졌다. 처음에는 가업을 잇는다는 큰 꿈을 갖고 시작했지만 부모님 밑에 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많이 느꼈다. 그래도 지금은 요령이 생겨서 분위기가 좋을 때 내 의견을 말씀드리다보면 10개 중에 하나 정도는 반영이 된다. 
어머니와 함께 일을 해보니까 행복할 때는 남들보다 두 세배로 행복한데 속상할 때도 두 세배로 속상하다. 이게 가장 큰 장단점이다.






노광준 대표는 조금 다른 케이스인 것 같다. 부모님의 업이라기보다 가족 비즈니스에 동참을 하다가 독립을 했는데 본인의 매장을 새롭게 운영해보니 어떤지 궁금하다.

노광준 대표 ≫ 독립하기 전과 후의 확실한 차이점은 나에게 의사 결정권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자율성이 보장되는 동시에 책임감이 커졌다. 이모가 운영하시는 쌈밥집 쌈도둑에서 일을 했을 때는 무언가 시도를 하고 깨지고 부딪혀도 내 돈으로 하는 게 아니다 보니 부담이 덜했는데, 독립하고 나서는 작은 시도에도 큰 부담감이 든다. 대신 그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때는 보람이 크다.
김일도 대표는 본인 이름으로 여러 브랜드를 내면서 ‘일도씨’로 브랜딩에 성공한 사례다. 매장을 내달라는 얘기가 많았을텐데 직영점만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

김일도 대표 ≫ 현재 일도씨패밀리는 9개 브랜드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매장이 잘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양념이나 소스를 공장에 맡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라면 어쩔 수 없이 OEM으로 생산해야 할 것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공장에 맡겼더라면 유통 과정 때문에 열처리해야 하지만 맛을 위해서는 차마 할 수 없었고 그런 이유가 지금까지 매장을 직영으로만 운영해 온 가장 큰 이유다. 또 시스템 자체는 프랜차이즈를 해도 크게 문제없도록 갖추고 있어서 프랜차이즈로의 전환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다.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겪어보고 더 준비한 상태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박종철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다가 온라인 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과 비교했을 때 온라인 사업이 갖는 매력은 무엇인가. 

박종철 대표 ≫ 온라인 사업의 가장 큰 매력은 확장성이다. 집반찬연구소를 론칭하기 전 인천 지역에서 외식업소를 운영할 때 그 동네에서 1등을 했었다. 방문객 수를 계산해봤더니 300만 명이 넘었다. 인천 시민 모두가 한 번은 왔다 간 숫자다. 그런데도 전국 맛집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동네에서 아무리 잘나가는 맛집이어도 방송에 출연하거나 특별한 화제거리로 크게 터지지 않는 이상 전국 단위의 맛집이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온라인 사업은 처음부터 전국 단위로 시작한다. 초기 투자 비용도 많이 들고 경쟁도 굉장히 치열하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전국 1등도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외식업계가 매출 피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상황과 극복할 수 있었던 대응 방안은 무엇이었나.

전부열 대표 ≫ 코로나19가 터지고 두 달을 쉬었다. 서울은 덜했을지 모르지만 대구는 처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 공포 그 자체였다. 그동안 15년을 장사해왔지만 설이랑 추석 연휴 빼고는 매장 문을 닫아본 적이 없는데 그 상황에서는 최선의 방법이 문을 닫고 휴업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대구 지역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서 코로나19가 빨리 잡힌 것 같다.
코로나19가 웬만큼 잡히고 난 이후에는 직원들 인건비만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문을 열었다. 한두 명의 손님이라도 우리 가게만큼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테이블 간 거리도 넓히고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여기는 확실하게 방역을 하는구나’하고 느낄 수 있을만큼 준비했다. 가장 기본적인 걸 잘 유지하니까 오셨던 손님들이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본에 충실했던 것이 손님을 다시 오게 한 힘인 것 같다. 고비를 잘 넘기고 나니까 매출도 점차 회복했다. 예전만큼은 못해도 이만큼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유재용 대표 ≫ 오늘와인한잔 매장은 방역 2.5단계 조치가 시행됐을 때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다. 매장 특성상 2차로 오는 손님들이 많은데 저녁 9시 이후 영업 중단 조치가 내려졌으니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았다. 이에 따라 시행 첫째 주에는 40%의 매장이 문을 열지 않았고 둘째 주에는 20% 정도가 문을 닫았다. 점포당 매출도 80%가량 감소했다.
그 와중에 희망을 본 건 종업원은 휴무를 시행하고 점주 혼자 운영하는 점포에서였다. 물론 평소에 비해 손님이 5분의 1 수준이었기 때문에 가능했겠지만 그 모습을 보고 오히려 주방 시스템을 더 간소화시키자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메뉴를 업소용 밀키트 형식으로 만들어 제공하면 라면 끓이듯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인력 운영이 수월해져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배달과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와인을 음식과 함께 배달하기 시작했고 손님이 매장에서 와인을 마시다 만족스러운 제품은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배달이 매출액의 10%를 차지하기도 한다. 지난 추석에는 와인 선물 택배 서비스도 테스트해봤다. 최근에는 와인 정기구독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이런 부가수익 창출 방안에 대한 니즈가 없었을텐데 2.5단계 조치에서 매출이 급감하는 걸 느끼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게 됐다. 현재는 4가지의 신규채널이 전체매출의 50%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분명한 위기였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권기남 대표 ≫ 고향차밭골은 점포를 이전하면서 매장에서 반찬을 판매해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실 그전에도 매장에서 반찬을 판매하기는 했는데 1층이 식당이라면 2층에서 반찬을 판매했었다. 그러다보니 식사 전에는 반찬을 사갈 생각을 하던 손님들도 식사 이후에는 배가 부르니까 반찬 구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계산만 하고 그냥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점포를 이전한 후에는 매장 카운터 옆에 반찬을 진열했다. 카운터 옆에 반찬을 놓으니 배가 불러도 눈앞에 보이니까 밥값을 계산할 때 반찬 두어 가지를 추가해 계산하는 손님이 많다. 반찬 판매로 하루 평균 1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요리에 관심 있는 분들은 반찬을 사가면서 맛있게 먹는 방법도 물어보신다. 그러면 조리방법을 알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되고 친분이 쌓인다. 굉장히 매력적이다.

박형식 대표 ≫ 피자플리즈는 이번에 배달 서비스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우리 피자는 도우가 두꺼워서 조금만 식어도 떡처럼 굳어버리기 때문에 그동안은 배달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달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보온팩에 담아 배달하는 방법을 택했다. 30분 이내에만 도착하면 매장에서 먹는 것과 같이 시카고 피자의 치즈가 쭉 늘어나는 비주얼이 연출된다. 
에이드 같은 음료도 예쁘게 만들어서 다른 피자집보다는 조금 더 브랜딩해서 제공한다. 메뉴 단가 자체가 다른 배달 피자 브랜드보다 높은 편이라 리뷰 이벤트를 통한 혜택을 조금 더 후하게 준다. 가격을 내리고 메뉴 퀄리티를 떨어뜨리기 보다는 서비스를 더 푸짐하게 줘 단순히 저렴한 배달 피자가 아닌 맛있는 맛집 피자를 집에서 배달받아 먹는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있다. 배달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기에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이고 어수룩하게 배달서비스를 하는 곳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경쟁력을 갖추고 고객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김일도 대표 ≫ 우리는 반대로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준비하고 있던 HMR이나 밀키트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간편식 제품을 내놓는 것이 탈출구가 될 수도 있지만 위기 사태에 신사업을 시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험하는 쪽보다는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기존 매장에 더 집중했다. 매장 내에서 최대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고민하고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했다. 인력적인 부분에서 효율을 찾고 재고를 개선하고 배달 매출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았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0년 11월호를 참고하세요. 

 
2020-10-29 오전 03:31:11 (c) Foodbank.co.kr
quickmenu
월간식당 식품외식경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한국외식정보교육원 제8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