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옥(情濫屋), 정성을 다해 만들고 넘치게 나누는 집이란 뜻이다. 그 이름처럼 매달 200여 그릇의 순댓국을 지역 소외계층과 나누고 있다. 덕분에 지역에서는 인심 좋은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맛의 비결은 제주고기와 시래기. 정남옥에서 만드는 모든 순대는 100% 제주산 고기로 속을 채운다. 원래 육지산을 쓰다 우연한 기회에 제주산을 접했고, 그 맛에 반해 곧바로 제주도 축사를 방문해서 직거래 계약을 맺었다. 

또 당면 대신 시래기를 넣어 순대를 웰빙 음식으로 재탄생 시켰다. 여기에 당일 도축한 돼지 선지, 호박씨, 건포도, 찹쌀, 숙주, 양배추, 양파 등 총 21가지 재료를 버무린 다음 소창에 넣어 삶아주면 된다. 그렇게 건강하면서도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맛을 구현해 냈다. 상권이 좋지 않은 14평 남짓 매장에서 6000~7000원 메뉴를 팔아 연 매출 4억원을 기록할 수 있는 이유다. 

어릴 적부터 ‘순댓국집 딸’로 불린 이수진 대표가 본격적으로 합류한 것은 2015년. 부모님이 장사하는 걸 보면서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에 합류하게 됐다. 남동생도 설득해 현재의 부자(父子)가 만들고 모녀(母女)가 판다는 콘셉트가 완성된 것.  

이수진 대표는 “사실 순댓국을 싫어했다. 장사하기 전까지는 제대로 먹어본 적도 없다. 그런데 아버지가 만든 순댓국은 입에 잘 맞았다. 아버지가 IMF 이후 외식업을 시작해 지금의 레시피를 완성하기까지 노력하던 모습이 기억에 또렷하다. 그걸 알기에 가족들이 똘똘 뭉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아버지인 이규엽 대표는 “계절을 안 타고 무난할 것 같아서 순댓국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절대 안 했다”라고 웃으면서 “제주고기에 시래기 그리고 견과류 5종이 소안에 들어가는 순대는 아마 국내엔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 순대 맛 중에 최고라고 자부한다. 올해엔 전국의 순대를 찾아 순례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