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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가든&벽제갈비  <통권 449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2-07-28 오전 04:06:36

한국의 내로라하는 대표 갈비구이집 두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국내 외식 문화 등장의 신호탄이 되기도 한 삼원가든과 벽제갈비가 그곳이다. 수십년을 쌓아온 역사에 어떤 변화를 덧입혔는지 그들의 경쟁력을 심층 취재했다.

 

‘전통’ 뼈대만 남기고 과감한 인프라 혁신 

 

삼원가든

 

 

서울 강남 고깃집의 신화로 불리는 삼원가든이 새롭게 재탄생했다. 2년여의 리뉴얼 공사를 단행한 이곳은 널찍한 앞마당에 키 큰 소나무와 아름다운 조경, 물레방아까지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신관에 들어서자 ‘작정하고’ 새롭게 재탄생하겠다는 삼원가든의 의지가 면면히 드러났다. 

글 이지혜 기자  사진 이경섭  

참고도서 《식탁 위의 한국사, 주영하》

 

 



전국에 ‘가든’ 열풍 가져온 장본인

온 가족의 단골 외식메뉴로 꼽히는 갈비구이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197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서민들이 재래시장에서 떡갈비를 사먹었다면 자가용을 가진 가정이 생겨나면서 부유층은 야외에서 갈비구이를 먹는 일이 잦아졌다. 본격적인 갈비구이 전성시대는 1980년대 초반 강남 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생긴 ‘◯◯가든’, ‘◯◯공원’의 이름이 붙여진 갈비구이 전문점이 들어서면서 부터다. 1000여평에 달하는 대지 규모에 인공 폭포와 열대어가 가득한 대형 어항으로 꾸며진 갈비구이집은 당시 장안의 화제였고 일간지 기사에는 사치소비를 조장한다는 내용이 실려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1981년 강남 신사동에 문을 연 삼원가든이다. 올해로 문을 연지 46년 된 삼원가든은 1976년 경기도 시흥시에서 삼원정이라는 상호로 출발했다가 신사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호명을 삼원가든으로 바꾸고 전국에 ‘가든 열풍’을 일으켰다. 삼원가든 박수남 회장은 ‘돈을 벌려면 부자 동네로 가야한다’는 말에 따라 이곳에 터를 잡았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의 빽빽한 새장같은 모습을 보고 주민들은 고향이 그립겠다 생각이 들어 정원 분위기의 고깃집을 만들었다는 것이 삼원가든의 탄생 이야기다. 상위 1%를 타깃으로 한 삼원가든은 지방에서도 고객들이 일부러 찾아왔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사십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삼원가든은 지난 남북고위급회담(2009년) 오찬, 이산가족 상봉 환영만찬(2000년)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역사적 행사를 치른 명소이기도 하다. 

박수남 회장의 1남2녀 중 막내 아들인 박영식 대표가 가업을 잇고 있으며 삼원가든을 맨손으로 일으켜 세운 부친의 기본 철칙은 21세기 삼원가든의 경영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적용되고 있다. 

 

 

40년 앞선 외식업 기본 QCS 

“아버지께서 평생 강조하시는 것은 맛, 청결함과 친절한 서비스, 이 세가지다. 자칫 요즘 시대에 너무나 평범해 보이지만 얼마나 엄격하게 업소를 운영했는지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 보며 성장했다. 이 세가지의 큰 틀은 리뉴얼 과정에서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80년대 초반 발렛파킹 서비스나 직원에게 유니폼을 입게 한 것 모두 아버지의 아이디어였다.”

외식업계의 기본으로 여겨지는 맛과 청결함, 친절한 서비스는 최근 QCS(Quality, Clean, Service) 원칙으로 불리는데 이미 40년 전부터 실행한 부친의 앞선 철칙이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2년이 넘는 리뉴얼 기간을 거쳐 대문을 활짝 연 삼원가든의 변화는 이러한 박수남 회장의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박영식 대표의 혁신이 더해졌다. 

삼원가든은 널찍한 마당을 앞에 두고 본관과 별관, 2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본관은 3개층 건물로 약 2592㎡(785평), 별관 1층 442㎡(134평)에서 고객을 맞이한다. 본관에 들어서면 6m가 넘는 높은 천고의 유리 벽면이 주는 극대화된 개방감의 인테리어가 삼원가든의 첫인상을 각인시킨다. 자연광이 그대로 쏟아지는 실내 홀 안에서 고객들은 통유리창 너머로 마당에 가꿔진 키 큰 소나무와 잘 가꿔진 화초들을 보며 마치 전원 속 식사를 즐기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40년 넘는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삼원가든의 여러 기물은 이제 그 역할을 다했지만 그 중에서도 삼원가든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은 몇가지는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본관 1층 홀의 대리석 테이블이다. 두께가 족히 30cm는 돼보이는 두툼한 대리석 테이블 상판은 삼원가든 오픈 당시인 1981년 전라도 채굴장에 특별 주문한 것이다. 40년 넘게 묵묵히 삼원가든의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이 테이블만이 아니다. 정원의 연못과 물레방아도 수십년 간 삼원가든을 지킨 터줏대감으로 고객들의 추억에 자리잡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손 잡고 3대가 식사하러 오는 가족 고객들에게 삼원가든이 어릴 적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꾸준히 찾아와주는 고객들이 이번 리뉴얼로 갑작스런 변화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썼다. 소중한 기억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삼원가든의 시그니처 같은 기존의 일부 시설은 그대로 보존했는데 새롭게 완성한 모던한 한국식 인테리어와도 잘 어우러져 만족스럽다”고 박 대표는 언급했다.

 

 

레시피부터 인적 쇄신까지, 과감한 혁신 단행 

삼원가든의 하드웨어적인 변화는 기존의 전통을 지키면서 낡은 것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렇다면 삼원가든을 이루는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음식이나 인력관리 등 핵심 요소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박영식 대표는 인력면에서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인력 교체가 많았다. 우선 총지배인과 주방장 모두 교체됐다. 수십년 평생 업을 이어 온 직원들이 이젠 나이가 들었고 대부분 명예롭게 은퇴했다. 이들은 각자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요즘 외식업계와는 맞지 않는 딱딱한 서비스라던가 유연함이 부족한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 리뉴얼을 계기로 나와 손발을 오랜 기간 잘 맞춰 온 투뿔등심 출신 직원을 이곳의 주방과 홀에 배치했다”며 박 대표는 인적 쇄신의 배경을 설명했다.      

음식에도 변화의 바람을 넣었다. 최상의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갈비 등 고기 메뉴는 기존의 것을 고수하고 사이드 메뉴는 과감하게 기존에 없던 구성을 더했다. 양념 갈비는 한우와 미국산이 있는데 박영식 대표는 의외로 미국산 양념갈비를 추천한다고. 가격과 상관없이 초이스 등급의 미국산 갈비는 특제 양념과 어우러지면서 부드러운 육질의 균일한 맛을 주기 때문이다. 새롭게 메뉴판에 이름을 올린 낙지볶음과 간장게장도 눈에 띈다. 실제로 고객들이 고기 음식 다음으로 가장 호평하는 메뉴다. 특히 간장게장은 전라도 광주의 백년가게이자 노포 식당인 민들레와 협업해 새롭게 선보인 메뉴다. 가족 단위 고객들이 특별한 날 찾을 수 있는 진정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되길 바란다는 박영식 대표는 이어 외국인 고객을 모셔도 손색없는 한국 대표 고깃집이 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라고 밝혔다. 지난 46년 역사의 삼원가든이 새롭게 출정식을 가진 후 내다보는 백년식당의 모습이 사뭇 기대된다.

 

 

 

 

 


 

한우 명품화, 오늘의 장인정신을 논하다  

 

벽제갈비 더청담

 

 

글로벌 시장에서 김치와 비빔밥, 불고기 등을 대표하는 K-푸드의 다음 주자로 코리안 바비큐를 꼽는다. 세계 입맛을 홀릴 한국식 갈비는 특히 한우를 다루는 장인정신과 한국적 스토리가 담겨있어 그 위상이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36년간 국내 최고의 고깃집을 대표해 온 벽제갈비가 프리미엄 콘셉트의 한우 다이닝인 벽제갈비 더청담을 새롭게 선보였다. ‘한우 명품화’의 기준을 새롭게 쓰겠다는 다짐이다.

글 이지혜 기자  사진 이경섭

 

 


 

넥스트 K-푸드, 온고지신에서 답을 찾다 

지난해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에 ‘지구상에서 한국 한우가 최고가 될 수 있는 이유(Why Korean Hanwoo beef might be the best meat on earth)’라는 기사가 실렸다. ‘황금빛 갈색 코트’를 입었다는 표현을 쓰며 한우를 고베규, 와규, 블랙 앵거스에 뒤지지 않는 최상급 고기라 소개한 바 있다. 

김치와 장류로 대표되는 발효식품과 사찰음식이 주가 되는 채식에 이어 한식의 다음 주자로 꼽는 한국식 고기구이로 글로벌 미식의 지형도가 새로 재편되는 요즘이다.  1986년 창립 이래 벽제갈비는 국내 한우 요리와 한식의 가치를 지켜 나가고 있는 국내 대표 고깃집이다. 한우 요리의 역사와 명맥을 이어온 벽제갈비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벽제갈비 더청담을 새롭게 열었을 때 한우 요리의 정점을 보여줄 수 있는 척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업계의 이목이 쏠린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한국의 내로라하는 파인다이닝의 격전지인 청담동에서 만나게 될 벽제갈비의 오리지널리티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에 대한 세간의 기대는 어찌 보면 자명한 수순이다. 

‘한우 한마리를 통째로 귀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을 만들라는 김영환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시작했다’고 운을 뗀 윤원석 상무는 지난 34년간 벽제갈비의 역사를 진두지휘해 온 벽제갈비라는 악단을 이끌어 온 지휘자같은 사람이다. 그는 “음식은 그 나라의 자존심이다. 한식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철학으로 벽제갈비 더청담을 준비했다. 한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알려지기 위해서는 맛의 표현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과제다. 벽제갈비는 이 과정을 철저히 온고지신에 뿌리를 두고 진행 중이다. 식재료에 대한 철저한 원칙과 전통 조리법은 혼과 신뢰를 담은 장인정신에 근간을 두되, 이를 바탕으로 점차 까다로워지는 고객들의 입맛과 취향을 반영해 앞으로 나아갔다. 그 결과물을 벽제갈비 더청담에 쏟아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귀한 3% 한우에 장인정신 덧입혀 

벽제갈비 더청담은 인테리어와 기물부터 고객에게 최고의 식사 시간을 선사한다는 기분을 들게했다. 대나무숲을 연상케 하는 입구는 고즈넉한 운치를 느낄 수 있고 식당에 들어서면 낮고 은은한 조도의 조명이 고객을 맞이한다. 이곳의 모든 식사 공간은 프라이빗룸으로만 구성됐다. 각 방마다 한국적인 수묵화 콘셉트를 담아 인테리어를 꾸몄고 테이블 위 음식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도자기 그릇을 비롯한 모든 기물도 벽제갈비의 자회사 벽제도예에서 숙련된 도공이 직접 빚어 제작했다. 명품 음식을 담는 그릇도 장인의 손에서 빚은 것이라야 한다는 철학에 기초한 것이다. 고객이 머무는 한끼 식사 시간을 귀한 순간으로 여기게끔 하는 디테일의 정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벽제갈비의 자랑은 단연 이곳에서만 고집하는 특별하고 진귀한 한우다. 한우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히는 BMS No.9 등급만 사용하는데 이 암호명 같은 한우는 100마리 중 적게는 3마리, 많게는 5마리 정도만 생산돼 한우 등급 피라미드 중 최상위층을 차지한다. 벽제갈비는 이 한우를 마리째 통으로 구매, 직접 정형을 거친 후 고객 상에 올리기 위해 자사 경매사 2명이 전국 각지를 누비고 있다. 최상급의 마블링을 자랑하는 데다 흔히 붉은 소고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 BMS No.9 한우는 다른 고기와 달리 오메가3가 함유돼 영양학적으로 월등히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최상급의 재료를 수십년간 한 분야에서 내공을 쌓아온 장인의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극대화된 경험을 선사한다는 벽제갈비 더청담의 철칙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윤원석 상무는 직업인으로서 소회를 밝히며 이를 자세히 설명했다. “벽제갈비는 소 한마리를 통째로 사고 좋은 등급이 나오면 농장에 상금을 주기도 했다. 이는 거래처나 벽제갈비 직원 간의 철저한 신뢰와 진심이 바탕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조리사로서 행복은 여기에서 온다. 식재료가 좋다면 가격을 논하지 않고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고 성심을 다해 요리한 뒤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한우 장인의 퍼포먼스, 생선회 선보이는 고깃집 

대표 메뉴로 선보이는 꽃뼈생갈비는 한우 갈비 한대를 그대로 손님상에 올려 직접 고객들 눈 앞에서 칼로 다듬고 정형해 제공한다. 윤원석 상무의 유명한 ‘다이아몬드 칼집’ 방식을 ‘직관’할 수 있는 순간으로 벽제갈비 더청담에서 즐기는 미식 경험의 하이라이트다. 다이아몬드 칼집이란 가장 먹기 좋은 식감을 주기 위해 양방향 사선으로 고기 결을 자르는 방법이다. 이렇게 자른 고기는 숯불에 구우면서 숯향이 칼집 사이사이로 스며들면서 훈연돼 맛과 향이 더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34년 베테랑 윤원석 상무를 비롯해 20년 경력이 훌쩍 넘는 고기 장인들이 펼치는 퍼포먼스를 통해 고객들은 명품 한우의 정수를 눈과 입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고객의 미식경험을 위해 벽제갈비 더청담의 운영 키워드는 바로 과감한 혁신이다. 한우전문 고깃집임에도 메뉴판의 일품요리에 생선회와 은갈치조림, 뿔소라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고급 한우 요리를 즐기는 단골 고객들이 종종 말했던 ‘더 색다른 것 없느냐’는 하이엔드 미식 취향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처음엔 주변에서 고깃집에서 무슨 생선이냐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경험을 향유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과감히 수용했다. 다만 벽제갈비 철학에 맞춰 최고 식재료를 수준 높은 요리로 제공한다는 일념은 변함이 없다. 그렇게 해서 제주도에 운정수산을 설립하고 계절마다 가장 신선한 갈치, 옥돔, 뿔소라, 백합 등을 매일 항공으로 직송해 고객의 상에 올린다”고 윤원석 상무는 설명했다.



 
2022-07-28 오전 04:06:36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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