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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식관광협회 김태희 회장  <통권 460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3-06-29 오전 03:19:20

미식관광으로 지역 및 농업 발전의 가교 되겠다

한국미식관광협회 김태희 회장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며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간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된 측면도 있지만, 어딜 가나 뻔한 관광상품과 비슷한 맛집으로 일관한 국내여행지들에서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 이유도 크다. 한국미식관광협회 김태희 회장은 침체된 국내여행의 타개책으로 ‘미식관광’을 제시했다.
글 김현준 기자  사진 이경섭·정태권



진정한 미식을 매개로 한 새로운 관광
미식관광은 특정 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단순히 맛집을 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지 방문, 특산물 시식, 쿠킹클래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당 지역의 식문화를 체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광객은 오감을 활용한 체험으로 자칫 식상해지기 쉬운 국내여행을 풍성하게 누릴 수 있고, 지역에서는 농업·식품산업·외식업 등 먹을거리 관련 산업과 관광산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이득인 여행 방식이다. 
김태희 회장은 “상품화된 푸드 시스템 안에서 비슷한 식재료와 시판 양념을 활용하는 곳이 대다수이다 보니 어느 지역에 가든 획일화된 맛을 느끼게 됐다”며 “지역 특산물로 만들거나 해당 지역 특유의 조리법으로 만든 향토음식을 접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토음식 관련 스토리를 발굴하고 콘텐츠로 만들어 음식과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을 경험한 관광객들은 자연히 향토음식과 해당 지역에 좋은 기억을 갖게 되고 다시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남 벌교의 특산물인 꼬막을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꼬막은 새꼬막과 참꼬막, 그리고 피조개라고도 불리는 피꼬막 이렇게 세 종류인데 같은 바다에 살더라도 갯벌에서 잡히는 깊이가 다르고 골의 개수도, 잘 어울리는 요리도 천차만별이다. 벌교여행을 갈 때 세 종류 꼬막 구별법을 어민에게 직접 듣고, 갯벌로 나가 깊이에 따라 서식하는 꼬막을 직접 채취하며 사라져가는 뻘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꼬막별로 잘 어울리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어보면 어떨까. 집에 돌아가서도 벌교 지역과 꼬막을 함께 떠올리며 그곳 어민들의 삶과 갯벌 생태계까지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이처럼 팜투테이블(farm to table) 가치에 기반한 미식관광으로 벌교를 다녀온다면 단순히 벌교의 꼬막 맛집에서 한 끼 먹고 올 때와는 여행의 깊이와 폭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태희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벌교 꼬막이나, 광양 불고기처럼 지역과 음식의 연관성이 널리 알려진 경우에만 미식관광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지역에나 대대로 전승되어 내려오는 음식이 존재하고, 오랫동안 향토음식을 연구하고 판매해 온 로컬 음식점이나 전문가들이 있게 마련이니 그것을 콘텐츠로 만들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미식관광을 브랜딩 할 주체가 필요
물론 미식관광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해도 그것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미식관광의 어려운 점은 그것의 ‘총체성’에 있다. 미식관광을 위해서는 특산물을 생산하는 1차 생산자, 그것을 식품으로 만드는 가공생산자, 식품을 바로 접할 수 있는 식당과 로컬마켓, 관광객이 특산물로 직접 요리해 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업소, 전체적으로 가이드할 수 있는 여행사, 심지어 콘텐츠를 개발하고 설명할 수 있는 미식관광 해설사까지, 지역 내 다양한 영역의 협업이 필요하다. 식당이 바가지를 씌운다거나, 숙박업소의 품질이 떨어지거나 하는 등 일부 영역에서 결함이 발생할 경우 미식관광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각 단위가 한마음으로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김태희 회장은 “미식관광을 위해서는 각종 체험과 구매가 결합된 미식의 콘텐츠를 잘 설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이 협의체 형태로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실치즈마을의 경우 주민들이 합심해서 만들기 체험도 하고 치즈를 활용한 식당도 운영하는 등 지역의 미식을 브랜드화한 성공적인 사례”라면서도 “마을 단위가 아닌 지역 단위로, 그 안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 경우 주민들의 자발적 협동만으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마다 육성 중인 ‘관광두레’처럼 미식관광을 주도할 수 있는 지역 주민 중심의 단체, 그리고 해당 지역의 미식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홍보 및 브랜딩 할 수 있는 곳이 함께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태희 회장의 한국미식관광협회는 그중 후자를 맡아 미식관광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미식관광 기획 주체를 길러 온 12년
한국미식관광협회의 전신인 한국컬리너리투어리즘협회가 출범한 것은 2011년. 협회 초대 회장인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 최지아 대표와 2대 회장인 빅팜컴퍼니 안은금주 대표, 그리고 김태희 회장이 함께 설립했다. 
김태희 회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음식 체험투어를 운영하던 최지아 대표와 농촌 전문가이자 도시와 농촌을 잇는 식문화소통 전문가인 안은금주 대표, 그리고 학계에 있던 내가 뜻을 모아 만들었다”며 “협회를 만들기 위해 알아보던 중 세계음식여행협회(WFTA, World Food Travel Association)가 있어 한국지부 형태로 창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2년간 한국미식관광협회는 지속가능한 미식관광을 연구하고, 지역의 미식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며, 미식관광 관련 기업·정부·지자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바쁘게 달려왔다. 그중 가장 힘써온 것은 미식관광 전문가를 키우는 일이다. 한국미식관광협회는 미식관광 상품을 기획 및 운영하는 푸드큐레이터 400명을 양성했으며, 한식재단과 용역계약을 맺고 한식 문화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를 흥미롭게 해설하는 한식해설사 자격증을 106명에게 발급한 바 있다. 
김태희 회장은 “미식관광의 주체는 결국 그 지역 사람들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잠재된 식문화 자원을 발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출신의 미식관광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에는 직장 생활과 해외 유학을 경험한 생산자 자녀들이 지역으로 돌아가 6차 산업을 선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세대가 기획자가 되어 지역의 미식관광을 만들어간다면 지역과 농촌의 고질적 위기를 타개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미식관광의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미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한국미식관광협회는 더 바쁘게 달리고 있다. 지난 6월 5일에는 제1회 미식관광포럼을 열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관광공사 관계자, 관광업계와 외식업계 관계자, 학계 인사 등 산·관·학 전문가들과 미식관광의 과제와 전망을 이야기한 바 있다. 하반기 중에는 제2회 포럼을 통해 전국 식품·외식·조리 관련 학과 및 관광학과 교수들과 지역의 미식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학의 교과과정 사례를 나누고, 미식관광 관계자들과 지속가능한 생태미식관광 선진지인 일본 간사이 지역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구상 중이다. 
김태희 회장은 한국미식관광협회가 우리나라 미식관광의 ‘플랫폼’이 되는 것을 꿈꾼다. “지금은 뜻 맞는 사람들끼리 운영하는 작은 조직이지만 장기적으로 ‘미식관광’이라는 네트워크 안에 들어가는 기관과 개인들 즉, 생산자를 비롯하여 관광업계와 외식업계에 종사하시는 분, 지자체에서 관광정책을 입안하는 분 등이 모두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서로 배우고, 다른 지역에서 잘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하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미식관광이 전국 곳곳에서 성공하면 농업 위기를 해소하고, 지역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023-06-29 오전 03:19:2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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