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스폐셜 인터뷰

HOME > People > 스폐셜 인터뷰
강민주의 들밥 강민주 대표  <통권 461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3-07-28 오전 02:49:18

밥집 아줌마가 낸 특별한 레시피북 

한식당 운영에 꼭 필요한 계절별 ‘반찬’ 아이디어 가득

강민주의 들밥 강민주 대표


지난달 중순 소위 ‘밥집 아줌마’라고 통칭되는 여사장이 단행본을 출간해 이슈가 되고 있다. 언론 등을 통해 ‘집밥의 여왕’으로 알려지며 연일 오픈런 해야 하는 유명 업소를 운영하고, 동종 업계에서는 장사 잘하는 ‘꾼’으로 알려진 강민주 대표가 펴낸 《강민주의 사계절 들밥 반찬》이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강민주 대표를 만났다.
글 육주희 기자  사진 이경섭




책 출간은 어릴 적 갖고 있었던 꿈같은 것
일반 한식 업소를 운영하는 대표가 오롯이 자신의 레시피로 단행본을 펴냈다. 20여 년 식당을 운영하면서 계절따라 고객들의 입맛과 트렌드를 읽어가며 선보였던 수많은 반찬을 테마로 100여 가지 메뉴를 선보인 것이다. 책을 펼쳐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요리의 퀄리티가 높고, 계절별로 응용할 수 있도록 반찬을 분류해 실제 업소 운영에 참고할 수 있으며, 다양한 팁을 제공해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외식업을 하면서 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경영에 대한 이야기, 음식에 대한 철학 등을 간결하게 풀어줘 공감과 배움을 함께 얻는다고 입을 모은다. 
책을 낸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강민주 대표는 “책 출간은 어릴 적 누구나 한가지씩은 갖고 있었던 꿈같은 것”이었다며 “언젠가 꼭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않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런데 2020년 월간식당에서 매월 반찬 2가지를 소개해 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1년 동안 매월 작업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렇게 단행본으로 낼 용기가 생겼다”고 말한다. 


‘강민주의 들밥’에서 판매하는 반찬이 책으로  
강민주 대표가 책 한 권을 온통 반찬 레시피로 선보인 데에는 ‘강민주의 들밥’이라는 매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산과 들, 바다가 내놓는 일상적이지만 좋은 품질의 식재료에 첨가료를 줄여 자극적이지 않지만 계속 생각나는 맛의 음식들이다. 그중에서도 계절을 담아 다양하게 차려내는 반찬은 들밥의 자부심이자 고객이 좋아하는 포인트다. 갓 지은 솥밥에 담백하게 끓인 청국장찌개, 연근, 더덕, 나물, 부추, 열무김치, 감자조림, 장아찌 등 12가지 찬과 보리굴비, 간장게장, 돼지불고기를 더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한 상이다. 
“워낙 반찬 리필 요구가 많아 셀프 반찬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단골 고객들의 포장 요구가 많아져 아예 카운터 옆에 반찬 냉장고를 들여놓고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혹시 고객들이 반찬 판매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까 염려했지만 오히려 맛있게 먹은 반찬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며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지금은 일부러 반찬을 사러 오는 고객이 있을 만큼 부가매출을 올려주는 치트키가 됐다.” 


조리법을 연구할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
반찬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약 10~15%를 차지하는 만큼 반찬을 만드는 데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때문에 강민주 대표는 항상 식재료를 찾아 재래시장을 누비고,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실제 그의 메뉴 개발을 위한 노력은 직접 만든 오래되고 낡은 레시피북을 보면 알 수 있다. 강민주 대표가 처음 음식점을 시작할 당시에는 마땅히 요리를 배울만한 곳도, 경제적인 상황도 여의치 않았고, 요리책도 많이 출간되지 않던 시기였다. 당시 그의 요리 선생은 은행이나 미용실, 약국 등 여성 및 생활 잡지에 실린 레시피였다. 레시피가 보이면 양해를 구하고 오려다가 한 장 한 장 스크랩했고, 십 년 넘게 만든 스크랩북 안에는 수백 가지의 식재료와 조리법이 빼곡하다. 
요즘에도 메인 메뉴나 반찬을 바꾸기 위해 낡고 군데군데 찢겨진 스크랩북을 정성스럽게 넘겨보곤 한다는 그는 “스크랩북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분명 레시피대로 따라 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아 식재료의 선택, 전처리, 양념, 조리법 등 ‘강민주의 들밥’ 스타일로 바꾸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했다”며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 도전 의식, 그리고 시행착오가 필요한 만큼 《강민주의 사계절 들밥 반찬》에서 영감을 받아 한두 가지만이라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말한다. 





‘강민주의 들밥, 강민주의 반찬’ 브랜드 정체성 
《강민주의 사계절 들밥 반찬》 출간으로 얻은 가장 큰 혜택은 전국에 수많은 ‘들밥’ 상호가 넘치지만 명실공히 ‘들밥=강민주‘, ’강민주=반찬’라는 정체성이 확고해 졌다는 점이다. 누구의 김치, 누구의 장, 누구의 장아찌처럼 ‘강민주의 반찬’이라는 브랜드를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무엇보다 지인은 물론 잘 모르는 사람들도 다가와 책 잘 봤다는 인사와 함께 진심 어린 응원을 해주고, 어떤 이는 책에 나온 레시피를 따라 반찬을 만들어 판매를 했는데 완판했다는 피드백을 받으면서 감사한 마음과 함께 자존감도 높아졌다. 사실 그동안도 수많은 외식업계 지인들이 찾아와 다양한 메뉴를 배워가곤 했었는데, 여러 매장을 운영해야 하고 바빠지면서 일일이 가르쳐 줄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이제 책으로나마 대신할 수 있어 조금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한다.


출간 이후 강의 등 제안 들어와 새로운 도전
책 출간 이후 강민주 대표의 행보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에도 종종 동종 업계의 후배들이 외식업에 대한 강의 요청을 해오곤 했지만 일부러 찾아오면 그저 몇 마디 들려주는 정도에 그쳤었다. 그런데 지금은 외식업과는 완전히 다른 백화점 문화센터나 지역의 문화센터 등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 음식과 그에 관한 이야기, 식재료 이야기, 조리 강습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 제안이 오고 있다. 일단 조심스럽게 시작해 볼 계획이라는 그는 “가장 기본적인 집밥을 먹기가 너무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감사하게도 ‘집밥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준 만큼 한두 메뉴라도 손쉽고 맛있게 만들어서 먹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독자들에 대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레임을 보였다. 


아버지와 자식의 자랑이 될 수 있음에 감사
강민주 대표는 책이 나오는 날 가장 먼저 안동에 계신 아버지께 책을 들고 달려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은 둘째 딸이 힘들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식당을 한다는 생각에 늘 애달파하시는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당신 딸이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노력의 결과물인 책을 누구보다 먼저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책을 받아보신 아버지의 얼굴이 활짝 펴지고, 목소리 톤이 높아지면서 ‘이제 눈 감아도 여한이 없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내가 제대로 하고 살았구나, 아버지의 자랑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함께 “아들과 며느리도 각각 매장을 책임지며 외식인 가족으로 일하고 있는 만큼 자식과 손녀들에게 재산을 유산으로 남겨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책을 남겨줄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며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많은 사람들에게도 꿈 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23-07-28 오전 02:49:18 (c) Foodbank.co.kr
quickmenu
월간식당 식품외식경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한국외식정보교육원 제8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