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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올투딜리셔스 정한석 대표  <통권 462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3-09-06 오전 10:22:50

연매출 220억원의 유부초밥

(주)올투딜리셔스 정한석 대표



현대, 신세계, 롯데 등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요즘 자주 마주치는 브랜드가 하나 있다. ‘유부 빚는 마을’, 도제 유부초밥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바로 그 브랜드다. 2014년, 작은 덮밥집으로 시작해 짧은 기간 빠르게 성장하며 ‘온베이글’, ‘도제 그랩앤고’, 못난이 농산물 정기구독 플랫폼 ‘예스 어스’ 등으로 사업 영역 또한 넓혀 나가고 있는 곳. 직영점 45개, 연매출 350억원의 기업, (주)올투딜리셔스다.
글 김준성 기자  사진 이경섭




음식, 이런 방식으로도 비즈니스가 될 수 있구나
백화점 지하의 푸드코트를 돌아보면 유독 눈에 띄는 유부초밥 매장이 있다. 명란 크랩, 타코 와사비, 우삼겹, 참치마요, 김치 제육 등의 재료가 한가득 올라가 있는 각각의 유부초밥들. 음식 맛은 둘째치고 비주얼이 예쁘니 눈길이 먼저 가 닿게 된다. 누가 기획하고 만들었을까. 비주얼까지 고려한 메뉴 구성에 ‘아마 감각 있는 젊은 여성 CEO가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하지만 이 브랜드의 메뉴 구성과 기획, 비주얼은 모두 올투딜리셔스 정한석 대표의 작품이다. 심플한 조리과정까지 떠올리게 만드는, 꽤 괜찮은 프랜차이즈 형태라는 생각도 든다.
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음식 만들어주는 것에서도 보람을 느끼곤 했고. 대학교에서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네이버와 이베이 등에서 기획과 개발 파트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2년쯤, 우연한 기회로 기업 대상의 F&B 컨설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고 이때 BHC치킨, 배상면주가 등의 외식기업들 대상으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F&B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서서히 감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그런 거다. 해당 기업의 사업적 필요성에 따라서 어떤 메뉴와 콘셉트가 나와야 하고, 그 콘셉트에 걸맞은 메뉴는 또 어떤 것이어야 하고. 이런 내용들을 사업적으로 고민하고 풀어내는 일이었다. F&B 관련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접하기 어려웠던 메뉴들도 알게 되고, 셰프들과 다양한 주제로 얘기하면서 ‘먹는 게 이런 방식으로 비즈니스가 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된 거다.”
국내 외식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도 생기고 컨설팅 사례들도 점점 늘어났지만, 그와 동시에 사업적으로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갑을 관계에 의해 진행이 되지 않거나 3개월 기간의 프로젝트가 1년 이상의 기간으로 늘어지거나 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됐던 것. 그래서 그는 ‘컨설팅만으로 기업을 꾸준히 안정적으로 운영하기엔 어렵겠구나. 그렇다면 우리를 위한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라는 판단을 한다. 그 결과물이 바로 ‘도제’라는 브랜드였다. 


유부초밥으로 형태 바꾼 덮밥, 월매출 1억5000만원 이상
2014년, 덮밥집 ‘도제’는 경기 판교와 서울 성동구 성수에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실제 매장을 오픈해 운영하는 건 처음이었고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항상 해 오던 대로 컨설팅 하듯 생각했다. ‘메뉴는 이렇게 기획하고, 그다음에 메뉴 출시한 후에 담당자 채용해서 운영하면 되는 거 아냐?’라고 쉽게 생각했었다. 당시 매장이 30평 정도였는데 하루 매출 70~80만원이었다. 특히 판교는 주말 유동인구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생각을 다시 고쳐먹었다. ‘매장 운영이란 건 이렇게 되어야 해’라고 평소 생각했던 것들을 내가 직접 실행해 보자고 마음 먹었다.”
매장 청소와 테이블 세팅은 어떻게 해야 하고 고객 응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식재료는 수제로 사용하면서 풍미를 더하는 방향으로 만들고, 이렇게 하나하나 매뉴얼을 정리해나가며 현장에도 적용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매출 또한 높아지기 시작했다. 100만원 채 안 되던 일매출은 200만원, 300만원, 점점 늘기 시작하더니 1년 반이 지난 후에는 500만원 내외의 일매출을 올리게 된다. 매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백화점 푸드코트 MD들이 식사를 하러 매장에 왔다. 당시 밀키트 제품을 만들어 매장 쇼케이스에 전시해두고 판매도 했는데, 그걸 보곤 ‘이 브랜드는 나름의 기획력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백화점 푸드코트에 입점 제안을 먼저 줬다. 도제라는 이름을 알릴,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백화점 푸드코트에 들어간 덮밥 브랜드 도제는 전체 30여 개 브랜드 중에서 늘 3~4위의 매출을 기록한다. 대기업 외식 브랜드 혹은 유명 외식 브랜드들 사이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표를 내고 있으니 백화점 측에서도 추가로 여러 제안들을 하기 시작했다. 아침 8시 매장에 출근해 저녁 9시 퇴근, 이어서 저녁 10시 30분에는 센트럴 키친에서 새벽 1시까지 식재료 소분과 준비, 그리고 새벽 2~3시엔 다시 백화점에 가서 식재료들 정리. 그는 이와 같이 매일 반복되는 당시의 피곤한 일상이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굉장히 보람 있던 시기였다고 말한다. 그렇게 힘들고도 즐거운 나날의 와중이었던 2017년, 또 다른 지점의 푸드코트 입점 제안이 들어오는데 그 조건 중 하나는 테이크아웃 형태로만. 덮밥 브랜드 도제가 모양과 판매 형태를 바꿔야 했다. ‘유부 빚는 마을’은 이렇게 등장하게 된 것이었다.
“밥 위에 토핑을 올린 게 덮밥. 유부초밥도 똑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초밥을 두른 유부 위에 식재료들을 올려보자’라고 생각했다. 스테이크, 연어, 명란 크랩, 떡갈비 등의 다양한 재료를 올려 메뉴를 만들고 2018년 3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매장을 오픈했다. 이때부터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평일 매출 400~500만원, 주말 매출 600~700만원, 월매출만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사이였다. 그렇게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한 달에 1~2개씩 연이어 매장을 오픈했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밀 디저트.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까지 갖추고 있는 게 확실히 어필의 조건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푸드테크 등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 확장 중
이후, 올투딜리셔스는 온베이글, 도제 그랩앤고, 예스 어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갔고, 2017년 10억원이었던 연매출은 2018년 40억원, 2019년 200억원으로 급격하게 성장세를 나타냈다. 현재 매출의 70% 정도는 백화점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새로운 브랜드와 신메뉴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부 빚는 마을로만 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백화점 푸드코트의 경우엔 매장 오픈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트래픽이 일어나는 곳이기에 별도의 홍보 마케팅 활동을 안 해도 되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팝업 스토어로 테스트를 해본 다음에 사업 전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잘 활용하면 사업적인 이점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엔 외부의 유명 브랜드가 백화점 푸드코트로 들어오는데, 유부 빚는 마을은 푸드코트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브랜딩을 했다. 그걸 기반으로 이젠 외부로 나가려 한다. 때문에 백화점 식품업계에서는 가장 큰 기업이자 전문가라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올투딜리셔스는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예스 어스’라는 이름의 못난이 농산물 정기구독 플랫폼이다. 투명하지 못한 경영, 오너 리스크 등으로 기존 F&B 기업들이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투딜리셔스는 그러한 길을 따라가고 싶지 않기에 다양한 플랫폼으로 경영의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2021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 플랫폼은 현재 삼성 웰스토리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B2B 납품도 하고 있다. 추후엔 푸드테크를 접목한 F&B 사업의 전개를 1차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IT 업계에서 사업을 시작해 푸드 업계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투딜리셔스는 푸드 업계에서 시작해 테크 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고 싶다. F&B 기업이라고 하면 약간 얕잡아본다거나 기업 가치를 깎아내리는 현실의 모습들이 가끔씩 답답할 때가 있는데, 그런 선입견들을 깨버릴 수 있는 기업이 되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F&B에 대한 사람들의 편협한 시선이 조금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9년여의 기간 동안 올투딜리셔스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만큼 앞으로 더 많은 가능성과 결과물을 보여주게 될지 모른다. 기업의 이름처럼 고소한 냄새로, 기분 좋은 맛으로.

 
2023-09-06 오전 10:22:5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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