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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으로 자연을 선물한다 - (주)녹선  <통권 462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3-09-06 오전 02:18:22

40여 년 역사, 400여 종 반찬 제품군

반찬으로 자연을 선물한다 - (주)녹선


2019년 2조원대에 이르던 국내 반찬 시장 규모가 지난해 2022년에는 5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분석했다. 원물을 비롯해 대부분의 식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기에 ‘집에서 반찬 만드는 것보다 소량의 완제품을 구매해 먹는 게 더 합리적이다’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 반찬가게 수 또한 2만 곳이 넘는 걸로 추산하고 있다. (주)녹선은 지난 40여 년 동안 반찬 제조와 연구, 상품화의 한길을 걸어오며 연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반찬 제조유통 전문기업. 국내 반찬 시장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녹선의 역할과 영향력 또한 확대되고 있다. 
글 김준성 기자  사진 이경섭




CJ프레시웨이, 이마트, 홈플러스 등에 제품 공급
반찬 제조유통 전문기업 녹선의 역사는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갓 스무 살이었던 송금희 대표는 잘 사용하지 않아 버려지는 채소 부분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이를 활용해 김치를 만들어 이웃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것.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게 음식 만드는 걸 배웠기에 ‘음식솜씨가 좋다’라는 말도 자주 들었고, 때문에 이웃에게 나눠준 김치 또한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경동시장 한편에서 고무대야 3개를 가져다 놓고 창업한 것이 ‘경동식품 철구네 반찬’, 녹선의 시작이었다.
1980년 창업한 작은 반찬가게는 그로부터 10년 만인 1990년에 전곡 공장을, 1998년엔 연이어 설악 공장을, 2001년엔 3400평 규모의 가평 공장과 냉동·냉장 창고까지 준공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2006년엔 현재의 이름인 녹선으로 법인명을 변경하는 동시에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이마트,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등과 연이어 계약 체결하며 반찬 제품 퀄리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된다. 

누구보다 앞서 시작한 HACCP 인증, 반찬 컨설팅 
녹선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시대를 앞선 인사이트, 그리고 이를 표준화, 체계화하는 시스템이다. 못 생긴 과일로 주스를 만들어 성공한 브랜드 ‘쥬씨’, 그리고 모양이 예쁘지 않아 버려지는 농산물을 가공식품으로 생산했던 ‘지구인컴퍼니’의 사례들을 녹선은 1980년대부터 시작해 왔다. 뿐만 아니라 1980년대 당시엔 개념조차 없었던 ‘메뉴 컨설팅’, ‘반찬 컨설팅’ 또한 송 대표가 처음 시작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지 버려지는 채소 부분을 활용해 김치를 만들어 팔면서 고객들의 반찬 고민까지 해결해준 것뿐이었지만, 그러한 활동들 안에는 현재의 외식 비즈니스 모델들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식품 제조기업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HACCP 인증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HACCP 인증이 법률화되기도 전인 2003년, 녹선은 호주 농림부의 HACCP 인증을 받아 철저한 위생관리와 신선한 원재료 사용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제조 생산시설을 HACCP 시스템으로 개선, 2011년에는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HACCP 인증을 받은 바 있다. HACCP 인증을 위한 공장 시설 개보수 비용으로만 투자한 금액은 15억원 이상. HACCP 인증이 왜 중요한지 알지 못했던 당시의 외식업계에서는 과한 투자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후 수차례의 먹을거리 파동을 거치며 녹선은 ‘믿고 구매하는 안전한 먹을거리’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해나갔다.
송 대표는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부도 제대로 못했고 그 배고픔을 알기 때문에 음식에 대해 더 절실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일상 속에서도 다양한 기회들을 포착한 게 아닐까 싶다. 당시엔 그게 돈 되는 사업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고 메뉴 컨설팅이나 반찬 컨설팅이라는 개념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저 ‘아깝게 버려지는 식재료들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나를 찾는 고객들이 가진 고민은 어떻게 해결해주면 좋을까’에만 집중했었다. 그런 고민들이 하나하나 비즈니스로 연결됐다고 생각한다. HACCP 인증을 누구보다 빠르게 받으려고 했던 것 또한 ‘반찬은 매끼 접하는 먹을거리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는 청결과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생각해서였다”라며 현장의 소비자 입장에서 뭘 원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실행해나가는 것이 바로 녹선의 사업 방향이자 인사이트라고 설명했다.
현재 녹선은 회사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송 대표는 기술개발에만 전념하고 있으며 공장장 역시 전문가로 채용, 식품개발연구소를 통해 새로운 메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소 3번 이상의 수작업, 저염 음식으로 특화
음식에 대해 그만큼 절실했던 송 대표이기에 생산되는 반찬의 맛과 영양 또한 간과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당일 사용할 만큼만 식재료를 구매해 재고 없이 사용하고 있으며 입고된 재료는 최소 3번 이상의 수작업을 통해 검수하고 세척과 세단은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송 대표는 ‘음식은 손맛이 크게 좌우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제조공정에서도 사람의 손과 기계를 적절한 비율로 조율하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반찬 맛과 퀄리티는 기본이고, 반찬 소비문화의 트렌드를 연구하고 적용하는 것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다. 특히 급변하는 식문화에 발맞춰 저염 음식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제품이 ‘볶음 깻잎’과 ‘볶음 당근’. 특허 등록한 저염도의 제조법으로 만들어 누구나 부담 없이 자주 먹을 수 있게 했다. 이외에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편식 연구 개발 및 상품화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 해외 수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송 대표는 “녹선은 저염식 밑반찬 조림 제품으로 특화되어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와 단체급식 관련 업체에서도 문의가 많다. 때문에 음식을 먹는 사람은 물론, 그 음식을 제공하는 영양사나 요리사의 편의까지도 생각해야만 한다. 제품을 뜯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의 식감 부분에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맛과 반찬 트렌드, 사용자 편의 등 제품 생산을 위한 여러 고민의 방향과 내용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현재 녹선의 반찬 제품군은 400여 종에 이르며, 제품을 만들고 남은 식재료들은 지역 푸드뱅크에 일괄 기부하고 있다.

“반찬으로 자연을 선물한다”
송 대표는 “밥상 위 음식은 메인과 서브로 나눠진다. 생선회 한 접시를 먹더라도 그 음식이 덜 느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게 바로 서브 음식이자 반찬의 역할이다. 고기 또는 회, 탕을 먹고 나서 그다음에 어떤 반찬을 먹었을 때 조화로운 맛이 날 수 있는가. 이런 부분들을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게 녹선이 가장 잘하는 일이다. 
좀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위생적인 반찬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 이처럼 녹선은 빠른 시대 변화 속에서도 늘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며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과 핵심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절임과 조림, 젓갈 반찬, 피클류, 게장류, 김치류, 그리고 즉석 조리제품 등 총 400여 종의 반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녹선은 ‘반찬으로 자연을 선물한다’는 기업 경영이념을 되새기며, 사 먹는 반찬 문화를 정착시킨 선도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INTERVIEW

(주)녹선 송금희 대표

“맛과 위생, 당연하기에 더더욱 중요한 것”


송금희 대표는 1980년대부터 국내에 ‘사 먹는 반찬 문화’를 정착시켜온 선구자적 인물이다. 맛은 물론이고 제품 위생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이러한 정성과 노력을 인정받아서인지 지난 2017년 12월에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이달의 기능 한국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동시장 안의 작은 반찬 가게를 연 매출 200억원 넘는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킨 그 한 가운데, 송 대표가 서 있다.

좋은 음식 만들겠다는 고집은 자긍심이자 신뢰
녹선이 생산하는 반찬 제품군은 400여 종 가량 된다. 하지만 그 많은 제품군을 짧은 기간 내에 생산하는 게 아니라 하루 5~10개 정도를 계획해 안정적인 퀄리티의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공정의 근간에는 ‘맛과 위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철학이 자리한다. 숫자와 속도에만 집중하게 되면 제품의 본질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기계가 처리해주는 것과 사람 손이 닿는 것엔 분명 음식 맛의 차이가 있다. 때문에 모든 공정을 기계로 하기보다는 사람의 정성이 더 많이 가 닿을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기업 매출이 증가해 성장기에 다다르면 그 중간 과정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경우들이 많은데, 음식 다루는 기업에서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음식에서 정성 빼면 남는 게 없는 거니까. 좋은 음식을 만들겠다는 고집은 내가 지켜야 할 자긍심이자 음식 먹는 사람과의 신뢰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부터 국내에서 ‘사 먹는 반찬 문화’를 정착시키고 이후 40여 년의 세월 속에서도 꾸준히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만든 힘은, 이처럼 본질에 집중하고자 하는 그의 고민과 노력들 때문이다.

‘맛과 위생’ 중심, 전 직원의 공감대
“전 직원들이 CEO 마음을 잘 읽고, 옆에서 함께 걸어준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CEO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향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기업의 문화와 분위기, 결과물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을 공감해주는 구성원들이 많아 고마울 따름이다. 그게 바로 녹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반찬 제조유통 전문기업으로서의 핵심역량이라 말할 수 있는 건 반찬의 맛, 그리고 위생이다. 녹선의 구성원들은 이 부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하루 종일 직원교육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전 직원이 기업의 운영 방향에 공감하며 스스로 움직인다는 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이다.   
“좋은 습관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긍정적인 생각은 성공을 부른다. 하지만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움직여야만 한다.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앓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가만히 앉아 고심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현장에서 움직이다 보면 비로소 성공이 만들어질 것이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람의 에너지는 쉽게 전염된다. 송 대표의 긍정적 에너지가 ‘맛과 위생’ 시스템에 집중되어 있고, 이 방향으로 전 구성원의 공감대가 뭉쳐 매일 조금씩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게 바로 지금의 녹선이다.

 

 
2023-09-06 오전 02:18:2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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