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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앤파트너스 고기영 대표  <통권 464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3-10-31 오전 04:21:32

매력적인 빛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비츠로앤파트너스 고기영 대표 

  


조명은 공간을 근사하게 만들기도 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채우기도 한다. 이러한 효과에 따라 외식업계에서도 조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빛을 통해 특별한 공간을 완성하는 조명 디자인 전문기업 비츠로앤파트너스 고기영 대표를 만나 조명이 외식업에 얼마나 중요한지 들어봤다.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이경섭


경복궁·서울스퀘어 등 성공적인 조명 프로젝트 
고기영 대표가 이끄는 비츠로앤파트너스는 1998년 11월 설립된 1세대 조명 디자인 전문기업이다.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장을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 등 다양한 조명 프로젝트를 통해 유명해졌다. 그 결과 고 대표를 포함해 직원 2명으로 시작한 기업 규모는 현재 16명으로 성장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빛에 대해 밝고 화려한 것만 생각하지만, 모든 빛은 어둠에서 시작한다. 조명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어둠을 조절하고, 빛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우리의 역할이다. 어떤 공간이든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 가득 차있다. 비츠로앤파트너스는 빛으로 가득찬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에서 LED전구로 전환되면서 조명업계도 변화를 맞았다. 전자제품인 LED전구는 열이 거의 나지 않으며, 전기제품인 백열전구보다 90% 적은 에너지로 최대 25배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고 대표에 따르면 LED전구의 등장으로 조명 패러다임도 바뀌었는데, 빛의 양과 색상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성장 및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것이 비츠로앤파트너스의 서울스퀘어 프로젝트로 건물 전면부에 LED를 설치해 미디어 파사드 형태를 구현, 건축 조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스퀘어는 비츠로앤파트너스의 첫 미디어 프로젝트였다. 서울스퀘어의 외형을 보존하는 조건이 있었는데 투박한 형태라 고민이 많았다. 어느날 갤러리의 화폭이 떠올랐고, 건물 전체를 캔버스로 설정해 LED 전구로 미디어를 입히면 어떨까 싶었다. 프로젝트 당시는 LED전구 초창기 때라 비용이 꽤 높았는데도 서울스퀘어 측에서 긍정적으로 봐줬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백열전구 시대가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LED전구 시대부터 감성적인 분위기를 추구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음식에 어울리는 조명 사용해야 
고 대표는 외식업계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른바 ‘걸어 다니는 맛집 백과사전’이라 불릴 정도로 맛있는 음식에 진심인 데다가 유명 외식기업 썬앳푸드의 모던샤브하우스 광화문D타워점, 모던눌랑 잠실점, 부베트 서울, 캐롤스 등의 조명 디자인을 담당하기도 했다. 각종 호텔 프로젝트를 통해 레스토랑과 바 공간에 어울리는 조명 디자인까지 맡았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처럼 식당에서는 음식이 맛있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음식과 어울리는 조명이 큰 역할을 한다. 맛있는 음식은 미각과 후각 이외에 시각, 청각 등의 오감이 충족될수록 고객 만족도 또한 높아지는 법이다. 파인다이닝은 물론 노포도 마찬가지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귀가 즐겁듯이 좋은 빛도 다양한 표정이 가능하다.”
실제로 고 대표는 식당을 방문했을 때 조명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직접 컨설팅 해주기도 한다. 그 답례로 서비스 메뉴를 맛보는 경우가 많다고. 고 대표는 “최근 외식업계에서 조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외식업을 운영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조명의 중요성에 대해 받아들이는 것도 빠르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환영할 일이다. 조명업계도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특히 고 대표는 국내 한식당의 조명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대부분의 한식당에서 푸른빛이 감도는 형광등을 사용한다. 그래서 한식의 품위가 없어 보인다. 빛과 어둠을 적절하게 조율해서 조명 디자인을 하면 한식의 품격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외식 브랜드 역시 빛만 조절해도 음식의 맛과 멋을 높일 수 있다.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그 분위기는 또 달라진다. 그만큼 외식업에서 빛의 역할이 크다. 큰 비용을 들여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보다 조명을 조절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선택이다. 빛으로 인테리어를 바꾼 효과까지 낼 수 있다”고 조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건축조명 석사 학위 취득
고 대표가 누구보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으로 조명 디자인을 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학업을 빼놓을 수 없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장식미술학을 전공한 고 대표는 실내 환경 디자인으로 대학원까지 마친 후 건축설계사무소에 취업했다. 당시 한 공간의 인테리어 도면에 1m 간격으로 전등을 표시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각 공간마다 기능과 분위기가 다를텐데 조명을 일정한 가격으로 두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렇게 설치된 조명으로 공간이 어떻게 보여질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이를 해소해 줄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다시 한번 학업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고,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 
“국내에서는 조명을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알게 됐고 유학하기로 결심했다.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건축조명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귀국 후에는 조명 설계 회사에 입사했다가 1992년부터 조명 전공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교수로 강단에 섰다. 당시 조명에 대해 전문적으로 아는 이가 없었기 때문에 최연소라는 타이틀로 강의할 수 있었다.” 
고 대표는 정식으로 조명 전공 교수를 준비하던 차에 나인브릿지 조명 프로젝트를 제안 받았다. 이에 비츠로앤파트너스를 설립, 본격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국내 조명산업을 선도했다. 현재 비츠로앤파트너스는 고객과 사용자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는 조명 디자인을 끊임없이 선보이며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조명·인테리어 동시에…새 프로젝트 도전 
올해 설립 25주년을 맞은 비츠로앤파트너스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조명은 물론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참여한 유원재 온천호텔(이하 유원재)이 대표적이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위치한 유원재는 ‘하루 동안 정원을 바라보며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수안보가 품은 아름다운 풍경, 심신에 따스함을 더하는 온천, 그리고 진정성이 담긴 공간적 체험 및 미식을 통해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온전한 휴식을 제공하는 것이 콘셉트다. 
“처음에는 유원재의 조명 디자인만 맡기로 했다. 업체 측의 요청에 따라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하게 됐고, 빛을 기반으로 공간 디자인하는 인테리어 전문 자회사 CCP를 만들어 2년 동안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조명 디자인만 할 경우에도 초기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많은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협업을 할 때도 마지막에 요청하는 것이 조명이었다. 이에 의견 충돌하는 일이 잦았고, 조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고 대표는 “우리 눈은 빛을 통해서 만든 상황을 보기 때문에 조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빛이 메인이고, 인테리어가 그것을 지원해줄 수 있는 형태로 공간 디자인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서 유원재는 조명과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동시에 하게 된 것”이라며 “유원재 프로젝트처럼 조명과 인테리어를 통합해서 디자인하면 훨씬 더 퀄리티가 좋아진다. 빛을 기반으로 공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원재 내에 있는 다이닝룸은 포근한 정취 속에서 조경을 바라보며 따스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한다. 카페 역시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보며 차 한 잔, 그 이상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고 대표는 “유원재는 방문 고객이 대접받는 느낌이 들도록 편안하고 차분하게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오감에 공감각 더한 디자인 초점
고 대표는 ‘불모지같은 국내 조명 분야에 첫 발을 내딛은 의미 있는 회사’라고 비츠로앤파트너스를 표현하며 인터뷰 내내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비츠로앤파트너스를 운영하면서 빛을 통한 미디어 프로젝트까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빛이라는 것 자체가 모든 공간에 다 들어가는 재료다. 빛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어떤 범주에도 한계 짓지 않으려 한다”면서 “빛은 볼 수도 없고, 만질 수 없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것이 매력이다. 사람에게 가장 유리한, 가장 감성적이면서도 창의적이고 기능성까지 갖춘 조명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식당은 물론 안정감을 줘야 할 병원까지 빛공해가 심하다. 조명이 너무 공격적이고 공간과도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공간과 조명 디자인을 통해 사람의 생활을 풍요롭고 감성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 앞으로 오감에 공감각을 더해 ‘육감’에 대한 디자인을 할 예정이다. 빛으로 마음과 생활을 충분히 윤택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2023-10-31 오전 04:21:32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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