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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얼하고 매운 맛에 빠지다 끝나지 않은 마라의 세계  <통권 464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3-11-03 오전 04:26:01

얼얼하고 매운 맛에 빠지다

끝나지 않은 마라의 세계





얼얼하고 매운 맛을 뜻하는 마라(麻辣)에 대한 관심이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라를 즐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른바 ‘마라 수혈’ ‘혈중마라농도’ 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 어느덧 외식업계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마라의 매력을 살펴보자.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이경섭



얼얼하고 매운 중독성 강한 매력
마라는 중국 사천(쓰촨)지방을 대표하는 향신료 중 하나다. 중국어로 얼얼한 맛을 의미하는 ‘마’와 매운 맛을 뜻하는 ‘라’를 합쳐 얼얼하고 매운 맛을 가리킨다. 마라샹궈, 마라탕, 마라훠궈, 마라룽샤, 마오차이 등이 대표적인데 단순히 맵기만한 것이 아니라 톡 쏘듯이 알싸하고 중독성 강한 맛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마라탕은 ‘1인용 훠궈’라고 불리는 마오차이에서 기원된 것이자 대표적인 사천요리로 꼽힌다. 마오차이는 화자오 등이 들어간 고추기름이 두텁고, 매운 맛과 얼얼한 맛이 매우 강하다. 동북부(둥베이) 지역을 거치면서 마오차이의 맵고 얼얼한 맛은 줄이고, 칼칼하고 고소한 맛을 첨가한 마라탕으로 변형됐다. 이는 고추기름에 땅콩소스와 깨소스를 더했기 때문. 마라탕은 북경(베이징)을 중심으로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마라탕의 경우 고객이 뷔페 형식으로 진열된 각종 식재료를 선택하면 무게에 따라 가격을 매긴 후 조리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마라샹궈 역시 마찬가지. 다만 중국에서는 마라탕 주문 시 국물을 먹지 않는다. 동물성 기름과 각종 향신료를 더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한국인 사로잡은 새로운 매운 맛
국내에서 마라는 10여년 전만해도 생소하게 여겨졌다. 중국인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지하철 건대입구역이나 대림역 인근의 중국음식점에서 마라 메뉴를 판매한 것이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중국 여행 등으로 현지 음식을 맛본 이들이 국내에서 마라 메뉴를 찾기 시작했고, 영화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마라를 즐기는 모습이 등장하며 점차 주목받았다.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마라탕은 중국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점포 구성이나 주문 방식은 현지의 형태를 닮아 있으나, 맛과 조리법은 그렇지 않다. 중국에서는 향신료를 많이 넣어 맛이 강렬하다. 반면 국내 마라탕의 경우 향신료의 농도를 낮추고 고추기름은 적게 쓰며 사골 육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물을 즐기는 우리나라의 취향을 반영, 현지화를 거쳐 자리잡은 것이다. 
젊은 층은 마라탕을 맛보기 위해 줄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심지어 ‘마라 챌린지’나 ‘혈중마라농도’ 등의 새로운 식문화와 신조어를 만들기도 한다. 이에 따라 유명 상권은 물론 골목까지 마라전문점이 계속 들어서고 있으며, 프랜차이즈업계에서도 새로운 마라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3년 이내에 론칭한 마라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부분인 것만 봐도 인기 있는 창업 아이템이라는 것이 짐작 가능하다. 마라의 오리지널을 추구하는 파불라나 퓨전으로 풀어낸 용용선생, 남영탉 등 유명 외식 브랜드 역시 고객이 줄서서 맛봐야 할 정도다.  
마라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우리나라는 매운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마라를 받아들이기가 더 쉬웠을 것”이라면서 “색다른 매운 맛에 새로운 자극과 경험이 더해져 마라를 더욱 선호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외식업계 종사자 역시 “예전에는 매운 맛의 대명사가 짬뽕이었다면 지금은 마라탕이다. 가족 외식으로도 마라탕을 먹을 만큼 국내 대중 음식이 됐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출시되는 마라 신메뉴
이러한 마라 인기에 따라 유명 외식 브랜드에서는 마라를 접목한 메뉴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치킨, 떡볶이, 버거 등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 로제마라 등 다양한 맛으로 변형되며 국내 외식업계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편의점 역시 마찬가지. 마라 라면과 볶음면은 물론 족발, 만두 등에도 마라소스를 더해 그 열풍을 잇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마라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한국인들도 즐겨먹는 하나의 맛으로 뿌리내릴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마라탕이나 마라샹궈 등 전통 중식뿐만 아니라 한국의 맛을 대변하는 치킨이나 떡볶이에 마라가 응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라와 관련된 신메뉴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것도 이를 증명해준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라의 맛이 조금 더 강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사천 출신 셰프가 선보이는 전통 마라 맛

파불라


국내에서 전통 마라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사천요리전문점 파불라를 빼놓을 수 없다. 사천지방 출신 셰프가 직접 조리해 
현지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정까지 갖춘 멋스러운 공간에서 맛보는 사천요리는 더욱 인상 깊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파불라는 2016년부터 사천요리를 선보였다. 사천요리 명가 3대손인 쉬빙 총주방장을 중심으로 4명의 사천지방 출신 셰프가 이끈다. 
대표 메뉴인 차나무버섯볶음은 중국 민간에서 ‘신의 버섯’이라고도 부르는 유기농 차나무버섯을 돼지고기 등과 함께 사천식으로 화자오유에 볶아낸 메뉴다. 건강하면서도 다채로운 식감을 자랑하는 데다가 흔히 맛볼 수 없어 더욱 인기다. 
마라탕과 마라샹궈는 각각 소고기, 해산물 2가지 버전으로 즐길 수 있다. 마라탕은 특제 마라소스로 만든 매콤하고 얼얼한 탕에 각종 식재료들이 어우러져 푸짐하다. 얼얼하고 매운 맛에 고소한 맛까지 느낄 수 있는 마라샹궈는 맵기 조절이 가능해 취향껏 먹는 것이 가능하다.  
파불라에서는 마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천지방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사천지방을 대표하는 냉채요리인 산니백육은 신선한 삼겹살을 여러가지 약재 및 채소와 함께 담백한 수육으로 삶아낸 후 산니소스에 오이를 곁들여 먹는 별미다. 또한 닭고기로 만드는 지더우화는 사천지방 10대 명품요리로 꼽힐 정도로 섬세하고 정성이 필요한 만큼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
파불라 홍석환 과장은 “모든 고객이 정통 사천요리의 다채로운 매력을 경험하고 즐기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향후 캐주얼 콘셉트의 신규 외식 브랜드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외식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층이 열광하는 맛·비주얼로 승부

용용선생


요즘 홍콩식 비스트로를 표방하는 요리주점 용용선생의 인기가 뜨겁다. 맛과 비주얼, 그리고 공간까지 젊은 층이 열광하는 요소를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명 포털사이트 연관 검색어가 ‘마라전골’일 정도로 용용선생은 국내 마라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다.





용용선생의 대표 메뉴는 화산마라전골이다. 특제 마라소스, 우삼겹, 분모자 등을 뚝배기에 담아 고객이 직접 버너에 끓여 먹도록 제공한다. 특히 화산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에 한 번, 화끈한 맛에 두 번 반하게 되는 만큼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 최근에는 기존 화산마라전골보다 5배 이상 매운 지옥마라전골을 출시, 마라를 즐기는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용용선생을 운영하는 아지트메이커 전략기획본부 조우열 실장은 “초반에는 소고기를 중앙에 올리는 일반적인 전골 담음새로 제공했다. 우연찮게 마라소스가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화산 모양을 떠올렸고, 비주얼을 바꿨다. 메뉴명까지 마라전골에서 화산마라전골로 변경했더니 고객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화산마라전골 이외에 바삭하게 튀긴 통새우와 가리비를 마라시리얼에 버무린 시리얼새우, 새우와 버섯튀김에 특제 마라마요소스를 곁들인 마라마요새우, 훈제오리가슴살을 마라고추기름과 특제겨자소스에 곁들여 먹는 홍콩덕냉채 등 마라를 활용한 퓨전 메뉴가 다수다. 이들과 잘 어울리는 고추바삭유림기, 꿔바로우 등을 함께 주문하는 고객도 많다. 주류 역시 꼬량볼(고량주+하이볼)을 시그니처로 내세워 비주얼과 트렌드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다. 조 실장은 “용용선생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채로운 중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메뉴 구성에 신경 썼다. 작은 접시에 음식이 담긴 타파스 스타일의 메뉴인만큼 여러 가지를 주문해 나눠 먹거나 가벼운 안주로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용용선생은 인기에 힘입어 2019년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1호점을 시작으로 수도권 주요 상권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가맹사업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특별하게 즐기는 닭요리 향연

남영탉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장작구이 통닭을 재미있게 풀어낸 곳이 있다. 바로 ‘닭요리 전문가’ 오준탁 셰프가 운영하는 남영탉이다. 특제 마라소스로 변주를 준 남영탉의 닭요리는 세상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미식 세계로 안내해준다.





남영탉은 한국 스타일의 장작구이 통닭을 새롭게 재해석,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동양탉부터 서양탉까지 매일 신선한 국내산 생닭을 손질하고 표고버섯, 통마늘, 찹쌀을 넣어 더욱 건강하다. 
오픈 초기부터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동양탉은 핵심인 흑초마라소스로 오묘한 맛과 식감을 자랑한다. 흑초마라소스는 오 셰프가 홍콩에서 즐겨 먹었던 라조장과 흑초를 활용해 직접 개발한 것으로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다. 특히 마라의 얼얼한 맛도 강하지 않아 호불호가 없다고. 
오 셰프는 “남영탉에서 사용하는 흑초마라소스는 기존에 접한 마라보다 강하지 않다. 찰리오일을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적당히 맵고, 향신료가 들어가지만 얼얼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며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마라소스는 대부분 맛이 없다. 너무 자극적이기도 하다. 마라는 원래 이렇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양탉 뿐만 아니라 탉개장(마라), 오목이피클 등에도 흑초마라소스를 활용한다. 이 가운데 탉개장은 유명 라면 브랜드의 사발면을 실제로 사용하는데 고수와 라임을 접시에 담아 올려 제공하는 만큼 비주얼부터 남다르다. 여기에 마라소스와 장작구이 닭살을 더해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라면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객들이 즐겨 찾는다. 또한 마라비빔면은 피넛버터를 넣어 꾸덕하고 진하게 마라 맛을 내며, 동양소스 3종도 마라양념 등으로 구성해 풍미를 배가시킨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3년 11월호를 참고하세요. 

 
2023-11-03 오전 04:26:0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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