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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기컴퍼니 장호준 대표  <통권 464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3-11-03 오전 05:02:03

유니크함은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다

네기컴퍼니 장호준 대표




네기다이닝라운지, 모던오뎅, 네기스키야키, 네기우나기야 등 일식을 기반으로 한 여러 요리를 선보이는 네기컴퍼니. 이곳의 음식은 화려한 비주얼과 맛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자신만의 색깔과 아우라를 또렷하게 가지고 있는, 그리고 이 많은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장호준 대표를 만나봤다. 
글 김종훈 기자  사진 안재훈


다양한 경험에서 익힌 유니크한 색 
장호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창의적인 일에 관심이 많았다. 한때는 미용 분야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우연한 계기로 일식의 화려한 모습을 본 후 요리에 흥미를 갖는다. 그리고는 김포대학교 조리학과에 진학해 기초를 다졌으며 렉싱턴, 그랜드햐얏트 서울, 리츠칼튼, 더 플라자 호텔 등에서 다양한 장르를 접하며 요리 경력을 쌓았다. 
“외식업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나랑 요리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새벽 4시에 출근해 자정에 퇴근했고, 한달에 1번만 쉴 정도로 업무량이 많았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몰랐다. 그러던 중 가정사를 계기로 잠시 고향인 경남 통영에 내려가 조선소에서 일했을 때 주방의 요리와 음식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때 내가 음식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후 다시 서울로 올라와 ‘내 매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고, 일식 외에도 베이커리,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스스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때 여러 식재료의 다양한 조합과 응용법을 익혔고 일식에 여러 장르를 접목해 유니크한 나만의 색 입히는 시도를 하게 됐다.”


임팩트가 돋보이는 네기컴퍼니 메뉴
“네기컴퍼니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듯이 음식에서도 비주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화려함이 돋보이는 프렌치 요리를 집중해서 본다.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접시 구성을 보며 나는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 후 색감이나 구도에 따라서 어떤 맛을 구현할지 전체적인 메뉴의 틀을 짠다. 또한 메뉴는 임팩트가 있어야 하기에 시각적 아름다움을 위해 식기 선정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장 대표는 플레이팅이 음식 맛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기에 그릇 하나하나 신중하게 골라서 사용한다. 이를 반영한 메뉴가 네기다이닝라운지의 ‘사시미 모리와세’이며 화려한 비주얼이 돋보인다. 제철 식재료를 보여주기 위해 생선마다 달라지는 조리법은 물론 현무암 느낌의 플레이트를 사용해 임팩트있는 비주얼을 전달한다. 특히 플레이팅할 때 보여지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 생선마다 자르는 방법까지 연구하는데, 참치는 정육면체 모양으로 커팅한다. 이는 단순히 모양의 맵시뿐만 아니라 식감에서도 차별화를 주기 위함이다. 하나의 접시 위에서도 그의 세심한 구성과 음식 맛을 즐길 수 있는 건 그래서다. 또한 그는 맛을 위해서라면 번거로운 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장어덮밥전문점 네기우나기야 대표 메뉴인 ‘우나쥬’의 경우 민물장어를 1차로 구워 훈연향을 입히고, 2차로 찌는 과정을 통해 부드럽게 만든다. 여기에 소스를 바르면서 다시 굽는 3번의 조리 과정이 필수다. 이처럼 조리과정이 복잡다단하지만 장어의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덮밥용 쌀은 신동진 품종만 고집하는데, 대용량보다는 가정용 밥솥으로 소량씩 갓 지은 밥맛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처럼 장 대표는 아름다운 형태에만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잘 잡힌 모습을 갖춤과 동시에 식재료 고유의 맛을 극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메뉴 안정화에 걸리는 시간만 12~18개월
현재는 총 9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며 여러 요리를 선보이고 있지만 각 매장마다 메뉴를 안정화하는 과정이 그리 쉽진 않았다. 네기다이닝라운지의 경우,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가 많아 안정화에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이 소요됐다. 식재료들이 계절마다 또는 달마다 변경돼 보관하는 방법도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레시피를 매뉴얼화해도 누가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며 외식업계 인력난과 더불어 직원 이직률까지 높아 안정적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은 큰 고민이 필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균일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행동으로 보여주고 가르쳐야 하는 방법밖에 없다. 레시피로 구현해도 개인마다 관점과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재료 손질, 레시피 포인트는 참고용일 뿐이다.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체계적인 정량에 따라 요리를 만들어 균일한 맛을 낼 수 있지만, 다이닝의 경우 계절 혹은 식재료에 따라 코스를 변경해야 하고 고객이 추가메뉴를 주문하면 즉흥 요리가 필요하기에 요리사 역량이 중요하다. 특히 컴플레인에 의한 좋지 않은 소문은 빠르게 퍼지기에 모든 매장이 똑같은 비주얼과 형태로 제공되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네기컴퍼니의 9개 매장을 수시로 점검하며 고객에게 제공되는 메뉴는 일일이 사진으로 보고 받고 있다.”


상권과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네기컴퍼니
“상권의 특성에 따라 다이닝, 주점 등 카테고리로 분류해 오픈을 준비한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모던오뎅 신사점을 기획할 때도 상권의 특성을 먼저 파악했다. 신사동이라는 상권은 클래식한 분위기보다 모던한 느낌이 어울린다 생각했고, 모던이라는 콘셉트로 인테리어와 메뉴의 디테일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일본 현지의 클래식 어묵, 모던 어묵 등 여러 어묵 전문점들을 방문하며 네기컴퍼니에서는 어떻게 풀어낼지를 깊이 고민했다. 그렇게 생각이 정리되면 2주 정도 매일 2~3시간만 자며 메뉴개발에 집중한다.”
장 대표는 상권의 흐름에 따라 메뉴 구성도 변경하고 있다. 최근 리뉴얼한 모던오뎅 신사점은 상권에 젊은 사람들의 유동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새로운 메뉴와 주류를 도입했다. 이전에는 하나씩 제공하던 어묵을 이제는 모둠방식으로 변경해 다양한 어묵을 즐길 수 있게 했고, 튀김, 사시미, 샐러드, 후토마키 등 스몰디쉬로 즐길 수 있는 단품 메뉴들을 선보여 고객 선택의 폭까지 넓혔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주류 카테고리에 소주와 맥주를 포함했다는 점이다. 장 대표는 “상권 변화에 따라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젊은 세대를 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메뉴, 그리고 소주와 맥주 중심으로 주류가격을 낮췄다”라며 상권 흐름에 따른 변화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처럼 장 대표의 유니크함은 단순히 독특한 아이디어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벤치마킹, 상권 이해, 콘셉트 기획, 메뉴 개발, 플레이팅, 매장 안정화 등 꼼꼼하면서도 치밀한 전략, 그리고 실행력을 갖췄기에 네기컴퍼니만의 색을 발현할 수 있던 것이다. 앞으로도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2023-11-03 오전 05:02:03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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