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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탕후루 전성시대  <통권 466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4-01-02 오전 05:39:09


흔들리는 탕후루 전성시대





탕후루(糖葫蘆). 올해 한번쯤 먹어봤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1020세대 사이에서 마라탕 후식으로 탕후루를 먹는, 이른바 ‘마라탕후루’라는 신조어나 ‘1일 1탕후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탕후루의 인기는 뜨거웠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탕후루를 먹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관련 외식산업도 덩달아 들썩였다. 지금은 어떨까. 탕후루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



젊은 층 주도로 1000% 성장세
탕후루는 작은 과일 등을 꼬챙이에 꿴 뒤 설탕이나 물엿을 입혀 만드는 중국 전통 길거리 음식이다. 꿰어 놓은 모양이 마치 호로, 즉 호리병박과 닮았다고 해서 중국 발음으로 ‘탕후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서울 명동 등 길거리 음식이 발달한 상권에서 종종 볼 수 있었으나, 지난해 초를 기점으로 그 분위기가 달라졌다. 학원가나 대학가 인근에 위치한 탕후루 판매점마다 긴 줄이 늘어서거나 각종 SNS에는 탕후루 인증샷이 쏟아질 정도로 주목받았다. 탕후루는 달콤한 맛을 즐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형형색색의 딸기, 토마토, 청포도, 귤 등 다양한 과일로 만드는 만큼 비주얼도 뛰어났다. 지난해 11월 16일 실시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도 탕후루 관련 지문이 등장할 정도였다. 
이러한 인기에 따라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까지 두각을 나타냈다. 2020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달콤왕가탕후루의 경우 무려 500개의 가맹점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40여 개(2022년 기준)에 불과했던 매장이 탕후루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3월부터 빠르게 증가, 8개월 만에 1000% 이상 성장했다. 이외에 대단한탕후루, 판다탕후루, 황제탕후루, 보석탕후루, 무지개탕후루 등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속속 등장했다.  

과당·위생 등 논란 연속
잘 나가던 탕후루는 과당 및 위생 논란에 발목을 잡혔다. 탕후루의 열풍에 따라 당류 과잉 섭취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종합 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오른 것. 달콤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달콤나라앨리스 정철훈 대표가 국정 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당시 정 대표는 “가장 신선한 설탕을 제공하려 하고 있고, 설탕 함유량의 경우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정한 당 함유량을 초과하지 않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향후 당 문제, 쓰레기 문제 등에 있어 점차 발전해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22년 커피·음료 프랜차이즈 29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일·초콜릿류를 첨가한 스무디·에이드류 29개 제품의 평균 당류 함량은 65g으로 집계됐다. 탕후루(1꼬치 기준)의 경우 최소 5g에서 최대 25g이며, 탄산음료(1캔 기준) 당류 함량 40g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탕후루의 위생을 지적하고 나섰다. 탕후루 꼬치 등이 길거리에 마구잡이로 버려지며 주변 상권은 물론 시민에게도 피해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탕후루 판매점 인근에서 영업 중인 일부 상인들은 탕후루를 반기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른바 ‘노탕후루존’을 내세우며 피해를 호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에 한 탕후루 판매점 앞에는 ‘탕후루를 맛있게 드신 후 꼬치·종이컵을 바닥이나 다른 매장에 버려서 다른 점주들이 너무 힘들어한다’며 ‘다른 매장에 피해가 안 가게 꼭 우리 매장 쓰레기통에 버려달라. 매너 있는 탕후루인이 되자’고 당부하는 안내문이 붙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쟁 과열에 식재료 상승으로 타격
탕후루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 없고, 소자본 창업도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이에 창업 열풍까지 불며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탕후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커진 데다 경쟁까지 과열되면서 관심도가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개방 시스템에 따르면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된 전국 탕후루 매장 영업허가 건수는 하반기(7월~11월) 863개다. 시기별로는 7월 160개, 8월 232개, 9월 242개, 10월 164개, 11월 69개다. 여름철 정점을 찍은 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탕후루 판매점 가운데 폐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원재료인 과일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날씨가 추워지면서 붕어빵이나 호빵같은 겨울 간식을 찾는 이들이 느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탕후루의 수요는 정해져 있는데 공급이 너무 과한 상황이다. 탕후루가 창업하기 수월한 아이템으로 쉽게 진입했으나 매출 타격에 따른 폐업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체 감미료 등 차별화 전략 내세워 위기 돌파
현재 2000여 개에 달하는 탕후루 판매점이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다. 여전히 탕후루를 즐겨 찾는 이들도 많다. 이에 탕후루의 전성시대가 끝났다고 단정짓기에는 무리다. 
또한 탕후루 판매점 역시 적극적으로 논란에 대처하고 있다. 탕후루 전용 쓰레기통을 비치하거나 대체 감미료로 탕후루 개발에 나설 뿐만 아니라 그릭요거트나 구슬아이스크림과 접목하며 메뉴 차별화도 시도하는 중이다.  
인하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국내 디저트 시장은 주기가 짧다. 탕후루는 겨울철에 적절하지 않은 아이템이라고 여겨진다”면서도 “겨울철에도 먹기 좋은 재료 등을 추가해 탕후루 메뉴를 확대하거나 제철 과일을 활용해 재료비 문제를 해소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2024-01-02 오전 05:39:09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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