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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깃밥=1000원 공식 깨졌다  <통권 467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4-02-02 오전 11:37:07

공깃밥=1000원 공식 깨졌다



“공깃밥 하나 주세요.” 
국내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요즘은 이 한마디도 쉽지 않다. 1000원이었던 공깃밥이 어느새 1500~4000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여겼던 공깃밥 1000원 시대가 깨지고 있다. 외식업계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




무려 100% 이상 가격 급등
국내 음식점에서 공깃밥은 대부분 기본 메뉴다.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일정 금액을 받고 추가할 수도 있다. 그 금액은 1000원이 일반적이었다. 수년간 1000원이었던 공깃밥의 가격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공깃밥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 무려 100% 급등한 2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강남이나 여의도 등 유명 상권의 경우 4000원에 제공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프리미엄 갈비 전문점 역시 2022년 리모델링 후 공깃밥을 3000원으로 책정했다. 
최근 강남의 한 요리주점에서 식사를 한 직장인 A 씨는 “안주로 주문한 전골 메뉴와 곁들여 먹을 공깃밥을 주문하려다 3000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주문을 해야할지 고민됐다”고 전한다. 직장인 B 씨는 “일반 한식 전문점에서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 공깃밥 2000원이 별도였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김치찌개를 주문하면 공깃밥은 기본으로 제공해줬는데 이번에 고공행진하는 외식 물가를 제대로 체감했다”고 털어놨다. 
배달앱도 예외는 아니다. 공깃밥 1500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외식 브랜드가 늘고 있다. 직장인이 즐겨 찾는 한식 뷔페나 백반 전문점도 평균 1000원 이상 가격을 인상했다. 이 역시 공깃밥 가격 인상과 맥락이 비슷하다.  
공깃밥 가격을 인상한 C 음식점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른 영향이 크다. 쌀값도 크게 올랐다”면서 “최대한 안 올리고 버텨보려고 했으나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했다”고 토로했다. 유명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공깃밥과 관련된 글이 종종 게시되고 있다. ‘공깃밥 1500원 받기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거나 ‘그동안 인건비와 쌀값이 상승해도 공깃밥은 1000원을 유지했으니 이제라도 올려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쌀 소비자물가 상승세 
이러한 상승 배경에는 쌀 생산량 감소 등을 꼽을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쌀 생산량은 370만2000t으로 2022년(376만4000t)보다 1.6% 줄었다. 벼 재배면적 역시 지난해 70만8012ha였다. 이는 2022년 72만7054ha에 비해 2.6% 감소한 수치이자, 1975년 벼 재배면적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다.
농식품부는 올해 9월까지 쌀 수요량을 361만t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산량에 비해 수요량이 15만t 이상 적으면 쌀값이 폭락해 농민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정부는 쌀값의 등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들썩이는 소비자물가다. 실제로 쌀 소비자물가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7월(0.4%) 증가세로 돌아선 후 10월(19.1%)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11월(10.6%)부터 소폭 하락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특히 농식품부는 공깃밥 등 외식 물가는 쌀 생산량 감소에 따른 산지 가격 등락보다 인건비, 물류비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한다. 80kg 한 가마니에 20만원 수준인 수확기 쌀값도 최대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1월 가동한 특별물가안정체계의 28개 물가 중점관리 농식품 품목에 쌀을 포함시켰다. 

공깃밥도 전략 필요
이 가운데 공깃밥을 1000원으로 유지하는 외식 브랜드가 눈길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소고기 전문점 우상 화로구이는 고급 쌀품종에 해당하는 고시히카리 쌀밥을 1000원에 판매해 주목받고 있다. 우상 화로구이 관계자는 “고시히카리 품종은 밥맛이 진해 고기 요리와 잘 어울려 선택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공깃밥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이윤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고시히카리 쌀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것은 서비스 개념이다. 고객들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공깃밥 가격 인상을 전략적으로 하는 외식 브랜드 역시 눈에 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요리주점은 공깃밥 메뉴를 1.5인분 쌀밥에 김가루, 참기름, 참깨를 올려 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갈비 전문점은 일반 공깃밥은 2000원, 현미밥은 3000원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기도 한다. 
한 외식업계 종사자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식재료는 급등하고, 고객 수는 줄어들면서 공깃밥 가격 인상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유 없이 가격만 인상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깃밥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국내 음식점은 대부분 스테인리스 밥공기를 사용한다. 이는 과거 정부의 식량난 해결책으로 활용된 것.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를 집필한 음식인문학자 주영하는 “1960년대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던 정부 관료들은 음식점의 스텐 밥공기에 주목했다. 스텐 밥공기를 쌀밥의 양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라며 “1973년 1월 대통령이 임명한 서울시장은 표준식단을 제시하고 시범대중식당을 정한 후 밥을 반드시 돌솥밥이 아닌 공기에 담아 먹도록 적극 계몽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스테인리스 밥공기의 규격도 이 무렵 정해졌다. 서울시는 1976년 내면 지름 10.5cm, 높이 6cm로 규격을 확정했을 뿐만 아니라 밥은 그릇의 5분의 4 정도만 담도록 했다. 서울시 소재 음식점에서 이 규정을 위반할 시 1회 위반에 1개월 영업정지, 2회 위반에 허가 취소의 행정조치를 내렸다. 이후 보건사회부는 1981년 1월부터 서울시의 스테인리스 밥공기 규격을 전국으로 확대 및 적용하는 행정조치를 취했는데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2024-02-02 오전 11:37:07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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