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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히어 박준기 대표  <통권 468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4-02-29 오전 11:20:41

클라우드 기반, 포스 서비스의 혁신 이끌다

페이히어 박준기 대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신중한 CEO. 자기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법 없이 조용히 행동으로 옮긴다. 그렇게 그가 만든 회사는 창업 5년 만에 연매출 100억원으로 끌어올렸고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변화는 생각만으로 되지 않는 것, 다른 이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을 때 반발자국 앞서 나가는 사람만이 위험을 감수한 만큼의 큰 결실을 얻는 법이다.
글 김준성 기자  사진 이경섭 실장



창업 5년 만에 회원사 5만여 곳, 연 매출 100억원
2019년 설립된 ‘페이히어’는 클라우드 기반의 포스 서비스를 선보이며 등장했다. 기존에는 매장 운영을 위해 포스 기기와 시스템을 설치해야 했지만, 페이히어의 서비스는 그럴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등 원하는 기기에 앱을 다운로드한 후 카드 결제 단말기만 무선 연결해놓으면 누구나 손쉽게 포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있다. 포스 기기 대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간편 결제·배달·예약·포인트 적립 등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매장 내 공간의 활용도까지 넓힐 수 있어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 회사 설립 2년 만에 2000개 회원사 유치, 2019년에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선정,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선정 등 여러 공공기관으로부터 기술력과 서비스를 인정받기도 했다.
올해 초 기준으로 페이히어의 회원사는 5만여 곳. 해당 서비스를 통해 거래되는 월평균 금액은 2500억원 내외이며, 2020년 1억3000만원 정도였던 연매출은 지난해 100억원 이상으로 급격하게 증가했고, 지금도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스물아홉 나이에 가진 의문 ‘왜 변화가 없지?’
이렇게 급성장 중인 페이히어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올해 서른다섯의 박준기 대표. 스물아홉 나이에 시작한 클라우드 포스 서비스는 이제 더 넓은 비즈니스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사업 초기, 모든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핀테크&데이터서비스 회사에서 근무했다. 당시에도 매장 내 포스 시스템을 눈여겨봤었는데, 간편 결제·배달·예약·포인트 적립 등을 각각 모두 다른 기기로 사용하는 게 굉장히 번거로워 보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매장 중심에 자리한 포스 기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른 업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포스 업계엔 왜 변화가 없지? 신분 인증과 결제가 모두 휴대폰 하나로 다 되는 세상인데, 누군가는 저걸 바꾸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 그런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직접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변화와 시도는 쉽지 않았다. 기획자와 개발자들은 “다들 잘 사용 중인 포스 기기가 있는데 뭐 하러 그걸 만드냐, 그게 팔리겠냐” 등의 반응을 보였고 기존 포스 업계의 보수적인 시선, 정부의 여러 규제 또한 ‘그게 안 되는 이유’만을 늘어놓았다.
“여기저기 투자를 받으러 다녀도 비슷한 반응이었지만 크게 실망하진 않았다. 투자도 결국엔 시선과 생각이 맞는 사람을 찾는 거라 생각했으니까.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 그냥 생각이 다른 것뿐이다. 페이히어의 비즈니스엔 스스로 확신이 있었고 ‘내 설명이 뭔가 부족했나?’라는 생각 정도만 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모바일 내비게이션으로 잘 알려진 ‘김기사랩’을 통해 2020년 첫 투자를 받게 됐는데, 이곳 또한 ‘차에 내비게이션이 있는데 굳이 모바일에도 필요해?’의 편견을 깨고 시장을 선점해나간 기업이었다. 이렇게 첫 투자를 받고 난 후 성공에 대한 확신은 점점 더 강해지게 됐다.”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기존 인식과 편견을 넘어 자신만의 인사이트와 확신으로 시작된 길, 페이히어의 본격적인 성장은 이때부터였다.




회사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역할과 고민
페이히어의 클라우드 포스 서비스는 출시 당시, 20~30대 창업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앱만 다운로드하면 모바일과 태블릿으로 누구나 무료로 포스를 이용할 수 있고, 포스 기기에 매달 지출하는 설치·유지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모든 주문과 결제는 자동으로 기록·분석되며 실시간 주문 현황과 매출, 포인트 적립 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으니 자영업자들은 현장 운영에만 집중할 수가 있다. 이렇게 누적 가맹점 수는 급격히 늘어났고, 소프트뱅크벤처스·미래에셋캐피탈·포스텍홀딩스 등 국내외 투자사들의 투자 또한 계속해서 줄을 이었다. 몇 년 전, 20~30명의 구성원과 함께였던 회사 규모도 230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그렇다면 이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대표로서의 역할과 고민의 지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예전엔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며 코칭하는 과정이 대부분이었다. 어쩌면 그게 더 편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하나하나 코칭을 할 수가 없게 됐다. 제도와 프로세스가 없으니 곳곳에서 비효율이 생기는 것도 확인하게 됐고. 때문에 지금은 일을 더 잘 하게 만드는 프로세스, 제도를 만드는 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새로운 인원이 들어와 팀이 생기기도 하고 기존 인원이 성장하면서 팀 구성이 바뀌기도 하는데, 이런 구조를 계속 바꿔나가면서 구성원들에게 자율성·능동성을 부여하기 위한 최적화·효율화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물론 회사 내부의 목표와 방향만 변화하는 건 아니다. 외부적으로도 여러 변화와 시도가 이어진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테이블 오더 프로그램과 태블릿, 거치대, 카드 단말기 등의 하드웨어 패키지를 직접 개발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키오스크·테이블 오더·마케팅·주방 디스플레이 시스템 등의 서비스를 한곳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식당 경영자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돕는 것이 현재에도 앞으로도 페이히어의 고민이자 방향이다.”

변화란 편안함과 익숙함을 벗어나는 일
그는 늘 책을 가까이한다. 온라인 곳곳에 수많은 정보들이 가득하지만 ‘그 안에서는 취사선택의 편리함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그렇게 생각하기까지의 과정과 단계를 긴 호흡으로 따라가며 생각의 깊이까지 얻을 수 있는데, 짧은 호흡의 콘텐츠만 소비하다 보면 감각만 발달하게 되는 것 같다고. 그래서 그는 요즘도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에 들러 이런저런 흐름과 인사이트들을 둘러본다.
“변화는 쉽지 않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지 않던 것’을 모두 뒤집고 새롭게 시도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 귀찮기도 하고 적당히 안정적으로 가고 싶으니 변화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을 여기저기서 가져다 붙이게 된다. 즉, 말로는 변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몸은 익숙한 방식을 원한다. 편안함과 익숙함을 벗어나는 일, 변화는 그래서 더 어렵고 가치 있는 것인지 모른다.”
페이히어의 시작이 그랬듯, 지금도 앞으로도 그는 신중함의 한가운데에서 반발자국 앞서나가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2024-02-29 오전 11:20:41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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