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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물가 안정 카드로 효과 있을까  <통권 470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4-05-03 오전 05:40:54


착한가격업소, 물가 안정 카드로 효과 있을까





고물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외식업 경영주는 치솟는 재료비와 불황에 허덕이고 있고, 고객은 메뉴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을 고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정부는 물가 안정 카드로 13년 전 도입한 착한가격업소 활성화 정책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글 박귀임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



물가 안정 위해 2011년 첫 도입  
착한가격업소는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1년 도입됐다. 행정안전부(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지정한 물가 안정 모범업소라 할 수 있다.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업소는 다양한 혜택을 지원받아 물가 안정은 물론 서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제외한 외식업, 이미용업, 세탁업 등을 대상으로 하며 ▲저렴한 가격 ▲안전한 재료 ▲친절한 서비스 ▲청결한 가게 등이 지정 기준이다. 행안부와 지자체는 음식 등 서비스가 지역 평균 가격보다 저렴하거나 가격 인하 혹은 동결에 나선 곳을 대상으로 심사해 지정하고 있다. 
착한가격업소를 첫 도입한 이명박 정부는 물가 안정 등의 일환으로 해당 사업을 독려하고 시상식을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 홍보를 펼쳤다. 이에 2497개로 시작한 착한가격업소는 1년 만에 6576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하락했고, 문재인 정부 시기에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그 수치는 미미했다.  

대대적인 국비 지원…올해만 48억원 
10여 년간 찬밥 신세였던 착한가격업소는 지난해 말부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행안부 이상민 장관이 울산에 위치한 착한가격업소를 직접 찾아가 애로사항을 듣는 등 해당 정책 부활에 앞장섰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초 발표한 ‘2024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민생 및 물가 안정을 위한 핵심 대책으로 착한가격업소 활성화를 제시했다. 관련 국비 예산 역시 지난해 15억원에서 올해 18억원으로 3억원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민간 배달플랫폼으로 착한가격업소 메뉴 배달 시 할인쿠폰을 발급하는 등 배달료를 지원하는 데 국비 예산 30억원이 배정됐다. 이는 올해만 한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 1월 2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착한가격업소 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이 열린 가운데 이 장관과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을 비롯해 국내 9개 카드사, 여신금융협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를 통해 13개 기관은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데 뜻을 함께했으며, 착한가격업소가 더욱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전국 시도 부단체장이 참석하고, 기획재정부 김병환 1차관 주재로 열린 ‘2024년 시도 경제협의회’에서도 착한가격업소가 한번 더 언급됐다. 김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민생 회복을 위해 올해 착한가격업소를 7000여 개에서 1만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민간 배달플랫폼 배달료 30억원을 신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메리트 없는 지원에 혜택 추가 노력
착한가격업소는 지난 2020년 기준으로 서울 845개, 경기 684개, 부산 639개, 경북 414개, 경남 383개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식업이 4420개(2020년 기준)로 가장 많았다. 기타 개인서비스업으로는 이미용(1039개), 세탁(209개), 목욕(88개), 기타 서비스(67개), 숙박(43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면 지자체별로 다양하게 지원받을 수 있다. 행안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물론 쓰레기봉투 제공, 소모품 지원, 상하수도 요금 감면, 시설 개보수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은 착한가격업소를 유지하기에 메리트가 크지 않았다. 지속되는 고물가의 영향도 컸다. 이에 착한가격업소의 타이틀을 포기하거나 아쉬움을 드러내는 업주가 늘어났다. 일부 자영업자는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지 않으면 나쁜 거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물가 안정 핵심 대책으로 착한가격업소 활성화에 집중하며 혜택이 추가되고 있다. 우선 국내 9개 카드사 카드로 착한가격업소에서 1만원 이상 결제 시 1회당 2000원 할인해주는 혜택이다. 지난해에는 신한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만 혜택이 제공됐으나 ‘착한가격업소 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 이후 국내 9개 카드사가 동참하기로 한 것. 롯데카드가 지난 2월 가장 먼저 시작했다. 비씨카드와 삼성카드는 3월 한달간 진행했으며, 현대카드만 오는 31일까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혜택은 이달 종료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카드사 혜택은 추후 협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에서도 착한가격업소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규 모집을 진행, 추가 지정하는 사례도 다수다. 서울 금천구의 경우 착한가격업소 찾기 이벤트를 열어 참여자를 대상으로 소정의 경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강원 강릉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착한가격업소 이용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는 탐나는전 상품권 지급 등 착한가격업소당 최대 207만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확대 지원할 계획을 밝혔고, 전북 전주시 역시 업소별 수요조사를 거쳐 맞춤형 인센티브 품목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주사랑상품권 3% 추가 캐시백 지급 혜택도 제공해 시민들의 착한가격업소 이용을 독려할 예정이다.  

물가 안정 효과 미지수
물가 안정의 일환으로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켜는 만큼 착한가격업소 활성화는 기대해볼 만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착한가격업소 1만개 목표는 각 지자체의 협조를 구해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물가 안정 실효성에 대해선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가 목표한 착한가격업소 1만개 달성에도 물가 안정 효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영세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데다가 직원 없는 1인 운영 업소도 많아 다른 곳으로 파급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물가 상승률도 큰 몫을 한다. 특히 국내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기준 6.95%로 OECD 35개 회원국 평균(5.32%)을 넘어섰으며 튀르키예와 아이슬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실질적인 물가 안정 효과는 두고 볼 일이다. 

 
2024-05-03 오전 05:40:54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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