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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에 빠져버린 사람들  <통권 470호>
취재부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24-05-03 오전 05:42:08

단맛에 빠져버린 사람들




음식이 점점 달아지고 있다. 점심으로 먹은 제육볶음도, 저녁에 먹은 김치찌개도 달다. 외식업 경영주도 요리에 설탕을 많이 넣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달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대다수기 때문. 특히 매콤한 음식에는 매콤달콤한 맛을 위해 더욱 많은 설탕을 사용하고 있다. 식품업계도 상황은 똑같다.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단맛을 강조한 음식과 제품들을 만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건강을 이유로 제로 식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음료부터 주류, 커피, 과자류까지 감미료 바람도 거세다.
글 김종훈 기자  사진 월간식당 DB


단맛에 단맛을 더하는 외식업계
‘한국 음식이 많이 달아지고 있다’는 지적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등으로부터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식당에서는 설탕을 빈번하게 사용하며,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을 찾아가면 ‘단맛’이 도드라지는 음식이 많다. 갈비찜, 불고기, 제육볶음 등의 고기 양념부터 각종 생선조림 그리고 닭볶음탕과 김치찜까지 대부분 음식이 단맛에 지배되고 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대표는 “한식은 원물 본연의 맛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너비아니와 설하멱적같은 옛날 고기구이에도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꿀이나 조청을 소량 넣어 은은하게 단맛을 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음식을 더 맛있게 해야지’하면서 단맛을 추가하는 추세다. 소비자도 달지 않으면 ‘맛이 없다’, ‘맛이 밍밍하다’는 평을 하곤 한다”라고 음식이 달아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점점 달아지는 맛은 한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새롭게 선보인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가 오픈 1달만에 누적 방문객 14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한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디저트 매출은 201%, 식품 전체 매출은 50% 상승했다고. 많은 이들이 단맛에 열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한국의 20·30대 당뇨 환자 통계를 보면 이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후천성 당뇨병을 가진 20대 환자 수는 지난 2021년 3만2411명으로 2017년(1만 8783명) 대비 약 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환자도 31% 늘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신성재 교수는 “만성질환인 당뇨병 발병 연령층이 40~50대에서 20대까지 내려가는 현상이 뚜렷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비교적 접하기 쉬운 유튜브, SNS에서 설탕을 사용하는 장면도 무시할 수 없다. 설탕을 많이 넣는 것에 해방감을 느끼도록 하는 분위기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건강을 위해 선택하는 Zero 
과도한 당 섭취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때문에 최근 소비 트렌드에서는 건강과 즐거움 모두 놓치지 않으려 하며, 다이어트나 식단 제한으로 고통을 감내하기보다 맛있는 ‘제로’ 제품들을 선택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지난달 관세청에 의하면 지난해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당(원당) 수입량은 157만9000t으로 1년 전보다 13.9% 감소했고, 대표적인 감미료 중 하나인 에리트리톨의 지난해 수입량은 1년 전보다 20.8% 증가한 5291t을 기록했다. 또 다른 감미료인 수크랄로스의 수입량은 27.8% 늘어난 308t으로 나타났다. 이를 증명하듯 저당 아이스크림 라라스윗은 출시 첫해인 2022년 30여 만개가 판매됐고, 지난해에는 330만개, 올해는 440만개 이상 판매되며 누적 판매량을 계속해서 갱신 중이다. 
감미료의 인기 요인으로는 제로라는 심리적 안정감과 낮은 열량을 꼽을 수 있다. 또 설탕과 달리 충치를 유발하지 않으며,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배출돼 혈중 포도당 농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건강식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감미료도 과섭취 시 부작용을 일으킨다. 설사나 복통을 유발하며 뇌가 설탕과 동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중독될 수 있다. 특정 감미료는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대부분 감미료가 안전하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관련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현재로서는 완벽하게 설탕을 대체한다고 할 수는 없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섭취량과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다르기에 절제가 필요하다. 질환이 있는 이들은 감미료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천연감미료는 안전할까?
감미료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는 국화과의 허브 스테비아에서 추출한 감미료로 설탕보다 200~300배의 단맛을 낸다. 쓴맛을 줄이기 위해 천연감미료인 에리트리톨과 섞어 사용하는데 이 경우 제품에  ‘효소 처리 스테비아’라고 표기돼 있다. 스테비아 역시 과도한 섭취는 문제가 된다.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나오는 성질 때문에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맛에 중독되는 이유

사람들은 단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몸에 좋지 않은 것을 알지만, 왜 단 음식을 줄일 수 없는 걸까. 단순당으로 분류되는 설탕을 섭취하면 혈당이 빠르게 오르내리는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한다. 이때 몸은 떨어진 혈당을 다시 올리기 위해 단 음식을 찾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중독된다. 특히 단맛은 뇌를 자극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을 분비한다. 그래서 단 음식을 먹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껴 계속 찾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과도한 당 섭취는 도파민을 분비해 마약을 복용할 때와 같은 쾌락과 행복감도 느끼게 한다. 도파민의 분비가 늘수록 몸은 도파민에 내성이 생기게 되고, 더 많은 쾌락을 위해 보다 많은 양의 설탕을 찾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당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 더 자극적인 음식을 원하는 이유다.

 
2024-05-03 오전 05:42:08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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