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임나경 편집장  사진 이작가

어떤 공간에 머물다 보면 이를 기획하고 만든 이의 철학이 느껴지곤 한다. 30여 년 유럽 생활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느끼지 않았다면 표현할 수 없었던 자연 속 문화공간 때문이다. 아유 스페이스 장미영 대표는 스웨덴에서 약 1653만m2의 농장을 운영했고 이를 기반으로 ‘아유르베다’에 입각한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해오다 한국에 정착, 북한강에 반하고 만다. 비즈니스를 위해 전 세계를 집시처럼 떠돌아(?)다녔지만, ‘북한강’만큼 아름다운 강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아유 스페이스가 자리한 이곳은 30여 년간 모 대기업 패밀리의 여름 별장으로 사용해 온 곳이다. 인근 주민들조차 이곳에 누가 사는지, 어떤 공간인지 모를 정도로 베일에 쌓여 있었다고 한다. 장 대표와 그의 남편은 이 공간을 보는 순간, 많은 이들을 위한 자연 친화적인 문화공간으로 개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주변에선 모두 말렸다. 돈이 되는 비즈니스는 분명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찍이 스웨덴 유기농 산림의 오크, 자작나무, 소나무 라임트리 등의 청정 삼림 임업을 경영하면서, 친환경 웰빙 문화에 심취돼 허브학, 아유르베다와 음식학을 공부했다. 국내 최초의 맞춤형 화장품 ‘AYU 25’를 만든 장본인이다. 이런 배경은 그들에게 몸, 마음, 영혼이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갖게 했으며, 결국 아유 스페이스 공간을 만들기 위한 여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아유 스페이스는 기존의 여름 별장과 한옥의 구조와 시간의 흔적을 최대한 살려 리모델링했다. 카페 입구부터 내부에 이르기까지 바람이 드나드는 공간, 자연을 담은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들은 카페는 바람관, 레스토랑은 북한강이 보이는 물관, 갤러리는 흙관으로 명명해 자연스러운 한국 정원의 콘셉트를 담고자 했다.  

하늘과 땅이 건축물을 매개로 맞닿아 바람을 일으키는 타원형의 아유 스페이스 입구는 500년 넘게 이 땅을 지켜온 향나무가 방문객을 먼저 반긴다. 타원형의 실내공간에서 바라보는 중정의 화강암은 북유럽의 원초적 자연환경을 연상시킨다. 건축물을 통해 본 자연환경과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200살 은행나무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은 화폭 위에 그린 ‘자연 그림’이다. 희귀한 야생화와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보이는 북한강 위에 반짝이는 윤슬은 야외 피크닉이라도 나온 듯 이방인을 설레게 한다. 

카페로 들어서면 즐비하게 진열된 각종 베이커리와 디저트류, 이곳을 방문한 리뷰어들에게 제공하는 화사한 꽃들이 고객을 맞는다. 아유 카페는 목 넘김이 부드러운 깔끔한 맛과 풍부한 영양의 커피를 위해 해발 1200m 이상의 소규모 농장에서 재배한 양질의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만을 고집한다. 훌륭한 커피는 식었을 때조차 조화로운 맛과 개성을 즐길 수 있는데, 오랜 기간 독자적으로 연구한 로스팅 프로파일(Roasting Profile)을 기반으로 한 자체 로스팅으로 매일 신선한 커피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오감을 동원해 만든 과학적인 ‘아유 천연 발효빵’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다. 장 대표는 “스웨덴에서 소유하고 있는 직영 농장의 유기농 밀가루와 직접 발효시킨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저온숙성’으로 빵을 만들어 건강한 빵 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매일 아침 신선한 스페셜티 커피와 함께 천연 발효빵과 브런치 등을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는 국내외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그림이 전시돼 볼거리를 더하며, 이태리 유명 레스토랑 출신의 최종호 헤드 셰프가 로컬 재료를 활용한 신선한 계절 음식을 선보인다. 세계 1위 올리브 오일 브랜드 ‘노블레사 델 수르’ 오일을 사용해 음식의 풍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프라이빗 다이닝 룸은 소규모 행사부터 전체 대관 예약 행사까지 북한강을 가장 높은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