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무인카페,
소자본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카페 공화국을 방불케 하는 국내 창업시장에서 무인카페가 여전히 시장을 탈환하는 분위기다. 무인카페는 일반 카페보다는 창업비용과 인건비 등 운영비용에 대한 부담이 덜해 창업 진입장벽이 낮고, 부업이나 투잡으로 창업하려는 예비창업자의 니즈로 인해 여전히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글·사진 임나경 편집장
N잡러가 운영하는 개인 무인카페 ‘카페안’
40대 직장인 이승한 씨는 지난해 2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무인카페 카페안을 오픈하고 제2의 인생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자신을 ‘대출 많은 40대 후반 직장인’이라 소개한 그는 언제까지 월급만 바라보고 살 수 없어 N잡에 도전했다고. 카페 이 사장은 “무인카페라서 투잡을 시작할 수 있었고, 월 수익률은 일반 카페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100~150만원 선으로 직장을 다니면서도 부수입으로 가져갈 수 있어 만족한다”고 한다. 무인카페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며 본업의 경우, 점포 4~5개는 해야 만족할 만한 수익구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무인카페 오픈 경험을 《아무도 안 알려주는 무인카페 운영팁 10가지》라는 내용으로 인터넷 책으로도 판매해, 예비창업자들에게 디테일한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 역시 무인카페 창업을 도전하면서 막막할 때가 많았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예비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 사장은 “무인카페는 아파트 1000세대 이상, 항아리 상권, 아파트 상가 1층 대로 앞, 월세 100만원 이하와 같은 입지 정도는 도전해 볼 만하다”고 조언한 뒤 “카페 인근에 찾아오는 공간이기에 일반 오프라인 매장처럼 메뉴개발이나 마케팅 등에 대한 대단한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아 프랜차이즈 보다는 개인창업이 맞는 아이템”이라고 강조한다. 무인카페인 만큼 커피머신과 맛 좋은 원두에 대한 선택도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카페프리헷’, 감성적인 인테리어로 동네 사랑방
무인카페 프랜차이즈로 128호점까지 진출한 카페프리헷 박성환 대표는 “무인카페 창업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경쟁 브랜드와 점포가 늘어난 만큼 창업비용도 많이 올랐고 그만큼 쉽게 생각해서 접근하지만, 실제 실행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며, “카페프리헷의 경우, 주로 동네상권에서 사랑방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감성적인 인테리어 공간 특성상 여성 고객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또 무인카페 매출은 유인카페에 비해 낮지만 마진률이 높고 인건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최종 마진에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단, 무인카페는 같은 머신과 원두를 사용해도 세팅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날 수 있기에 가맹점주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카페프리헷은 올해 가맹점 300호 점을 목표로 하며, 체계적인 가맹사업을 위해 본사 교육장 오픈, 가맹매장관리 SV팀운영, 마케팅팀, 디자인팀, 로스팅팀, 본사운영팀 등을 늘려 가맹점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가맹점과 소비자를 생각한 ‘카페 만월경’
카페 만월경은 고품질·고농도의 맛있는 커피를 한 잔에 1800원이라는 가격에 제공하며, 점포의 감성적인 인테리어가 자아내는 편안한 분위기와 아늑한 공간이 강점이다. 또 전 점포의 월별 매출 데이터를 비롯해 본사가 공급하는 물류 75종의 원가와 본사 이윤을 전부 공개해 가맹점주들로부터 신뢰받고 있다. 만월경 김재환 대표는 “회사를 다니면서 부업을 찾다가 무인카페 프랜차이즈까지 하게됐다. 무인 아이스크림전문점도 생각했지만 공산품이라 경쟁력이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당시 무인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많았지만 시스템 구조상, 가맹점주에게 이익구조가 어려울 것 같아 자신이 브랜드를 직접 론칭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성, 즉 커피 맛이 무조건 월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지난 2월에 전자동 커피머신 제조사 릴리즈테크를 인수해 브랜드, 맛 표준화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결합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입지, 지역밀착 서비스, 청결, 커피머신 관리 관건
최근 무인창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두드러진 현상으로, 외식업계 푸드테크 열풍과 함께 소자본 창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창업시장에서 1억원 이상 창업비용을 투자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인카페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무인이다 보니, 점포의 청결 관리나 비품 관리, 기기고장 등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 무인카페의 단점이다.
한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대부분 하루 한 번씩 청소와 함께 빨대나 휴지 등 부족한 비품을 채우지만, 무인이다 보니 예측할 수 없는 기기 문제 등에서는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 카페 입지는 아파트 단지, 학교주변, 오피스 밀집 지역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 적합하며, 동네 상권의 경우엔 지역주민을 위한 밀착 서비스와 마케팅도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