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준성 기자  사진 이경섭 실장

알파랩 방수준 대표는 2008년, 한솔개발 리조트의 영업기획 파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불고기브라더스’와 ‘제임스치즈등갈비’ 등을 거치며 외식업과의 인연을 쌓았고, 이 기업들에서 인사재무관리, 프랜차이즈 시스템 기획·정비, 조리, 서비스 등 다양한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또 30대 초반엔 외식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하기도 했고, 2013년엔 ‘피자알볼로’에서 인사재무관리 및 프랜차이즈 시스템 정비 등 그동안 축적되어온 노하우로 다양한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방 대표만의 독특한 방향과 발걸음이 눈에 띄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동네발전소 협동조합’ 그리고 프랜차이즈 업계의 지식 정보 공유를 위해 만든 실무자들의 순수 모임 ‘공유FC’가 그것이었다. 특히 당시의 공유FC는 유망한 중소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나 독립 브랜드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프랜차이즈 IR’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예비창업자들에게 실속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경쟁력 갖춘 브랜드들을 지원하고자 했다. 그 당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방 대표의 활동에 호응하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젊은 실무자들도 많았고, 각 언론매체의 신선한 이슈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국내 최초의 외식업 액셀러레이터 기업 ‘알파랩’ 또한 이와 같은 긴 여정의 연장선상에 있다.

“2017년 말부터 사업을 본격화한 알파랩은 교육·브랜딩 및 기업의 시스템화 작업은 물론이고, 전국의 좋은 외식인들을 많이 발굴해 지원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알파랩 창업 초기엔 전략·마케팅·디자인·프로젝트 스케일링 등 5곳 이상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며 장기적 차원의 파트너십을 구축해나갔고, 현재는 가맹 영업·소스 개발·이미지 콘텐츠 제작·구매 물류·인테리어·마케팅·부동산 중개·외식 IP 매니지먼트·육류 컨설팅 등 총 10곳 이상의 액셀러레이터사들과 함께 외식 및 프랜차이즈 지원을 위한 토털솔루션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교육과 컨설팅, 투자, 해외 진출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나간 알파랩은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의 외식업 액셀러레이터 기업 알파랩은 최근, 경쟁력과 가능성 갖춘 스타트업에 공격적 지원을 하고자 하는 투자조합 기획·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엔 와인·주류 F&B 전문 브랜드 ‘탭샵바’를 대상으로 한 3개의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해 총 20여억 원의 투자 유치금을 모으기도 했다. 알파랩은 이를 통해 투자자에게는 높은 투자 수익과 원금 회수의 안정성을, 외식 브랜드에는 빠른 자금 조달과 함께 한층 더 높은 성장 속도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또 탭샵바는 투자금을 통해 올해 말까지 6개 직영점 및 2027년까지 35개 직영점을 오픈해 운영할 계획이며, 투자자들은 연간 16~18%의 이자를 받는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투자사 및 액셀러레이터들은 높은 기술력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알파랩은 소상공인들, 특히 외식업으로 특화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투자·육성한다는 맥락에서 전혀 다른 차별화 포인트들을 지니고 있다. 

“IT를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분야에는 투자금융이 많이 연결돼있는데, 외식업계엔 왜 그런 연결고리가 많지 않은지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 업계의 규모가 커지고 더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이 엮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를 깊이 고민했고, 외식업계의 스타트업 및 기업가 정신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실행해나가게 됐다.”

여기서 방 대표가 얘기하는 ‘투자’, 그리고 ‘기업가 정신’은 단순히 표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는 아니다. 그가 말하는 투자란 건 이익 얻기 위한 재테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 창출 및 사회 안전망, 사회적 유익 등을 고려한 투자가 곧 소상공인 기반 산업의 미래로 이어진다는 걸 포함한다. 즉, 공동체 생존을 위한 투자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요건의 기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도 방 대표의 개념은 뚜렷하다.

“자영업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생존하겠다’에서 머무르기 때문 아닐까. 모든 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금의 시대에서는 ‘성장하겠다’라는 생각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생존할 수 없는 역설의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 또 누구나 백종원이 될 수는 없다. 만약 그렇다면 사장의 마음을 가진 직원이 되라고 얘기하고 싶다. 사장의 생각과 시선을 가진 사람만이 그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고, 수많은 기업가형 소상공인들에게 또한 그런 직원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투자금융과의 연결에서부터 개인의 마인드 세팅에 이르기까지, 시대 흐름에 따라 외식업계가 변화해야만 하는 것들도 그만큼 많다. 방 대표는 이와 같은 문화와 분위기, 인프라들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 시너지 효과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꽤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방 대표는 지난달 《장사의 신에 투자하라》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경쟁 심하고 치열한 자영업 창업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정말 장사 잘하는 소상공인에게 투자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테크나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그는 이런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외식업에서 좋은 브랜드를 고를 때는 느낌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알파랩은 좋은 기업과 브랜드 고르는 기준을 정량화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 투자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 알파랩과 함께하는 10곳 이상의 파트너사 및 액셀러레이터 업체들과 스타트업 적극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객관적 지표와 네트워크는 성공적인 투자로 이끌게 될 것이다. 현금흐름이 원활하며 계단식 성장이 가능한 외식업은 저성장 시대에 알맞은 투자 모형이다. 때문에 정부와 기관들도 손에 잡히지 않는 유니콘만 보지 말고, 눈앞에 있는 소상공인 투자 육성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소상공인 투자를 통해 안정적 흐름이 만들어져야만 한국의 소상공인 경제도 살아나지 않을까.”

방 대표는 3~5년 후 알파랩이 진정한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외식업과 투자, 소상공인 대상의 교육과 인큐베이팅 등을 모두 아우르는 기업. 앞으로 이와 같은 형태의 기업들 또한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고 외식업 전문투자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이러한 여정 속에서 늘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