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수연 기자  사진 이경섭 실장

SNS의 일상화와 함께 현재는 입소문으로만 식당에 찾아가는 시대가 아니라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보고 식당을 찾아가는 시대다. 음식의 맛만큼이나 시각적인 요소가 중요한 셈, 토핑이 올려져 담음새도 예쁘고 특색 있는 음식은 고객에게 직관적으로 브랜드를 전한다. 특히 디저트, 파인 다이닝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토핑을 올려 화려하게 변신한 이미지로 SNS에서 주목받고 고객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도 줄을 서게 된다. 또한 토핑은 음식의 색을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며 다양한 색깔로 음식을 먹음직스러워 보이게 해 시각적인 만족을 높인다.

하나의 음식 위에 다양한 재료를 올릴 수 있는 토핑은 변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면서 질리지 않게 변화할 수 있어 업소에도, 고객에게도 다양성을 제공한다. 제조 측면에서는 계절에 맞춰 저렴하고 신선한 재료를 선택할 수 있으며 고객 입장에서는 새로운 토핑에 대한 기대감과 재미를 느끼고 맛있는 제철 식재료를 맛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저탄고지 등의 식단에 맞춘 토핑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음식 위에 무엇을 토핑으로 올리느냐에 따라 메뉴명이 바뀌면서 사실상 토핑이 메뉴의 메인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트렌드에 따른 독특한 토핑 조합도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커스터마이징 토핑은 고객이 자유롭게 메뉴를 즐기는 방법이며 토핑을 섞어 먹거나 따로 먹거나 하는 등 토핑을 먹는 방법도 고객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고객은 개인화된 식사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취향에 맞게 토핑을 골라 먹을 수 있다. 또한 토핑을 원하는 만큼 더하거나 빼는 방식은 채식, 글루텐 프리 등을 선호하는 고객에게도 원하는 옵션을 제공한다. 토핑 선택에 따른 추가 비용을 책정하면 메뉴와 가격이 더 다양해지고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비용을 지불할 수 있으며 점포 입장에서는 고정된 기본 메뉴에 토핑 가격을 추가하면서 객단가 형성에 시너지를 가져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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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무라는 육수부터 토핑까지 오로지 닭으로만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닭과 닭뼈로 우려낸 육수를 사용하고 조리법에 따라 다르게 구현한 닭을 토핑한다. ‘흑색’, ‘백색’, ‘적색’, ‘녹색’이라는 참신한 이름의 메뉴들이 메뉴판을 채운다. 

‘흑색’은 노계와 닭뼈를 샐러리, 당근, 마늘, 양파, 대파라는 다섯 가지 채소를 오븐에 한 번 구워낸 것과 함께 맑게 우려낸 육수로 타마리쇼우 간장을 사용한다. ‘백색’은 노계, 닭뼈, 닭발을 진하게 우려내 뽀얀 삼계탕 같은 육수를 내며 우스구찌쇼유 간장을 사용한다. 라무라의 간장은 채소, 양념과 함께 끓이고 이틀 숙성시킨 뒤 사용하고 있다. 

‘적색’은 라오깐마 이용한 양념을 ‘백색’ 육수에 추가해 얼큰한 느낌을 내고 ‘녹색’은 땅콩소스에 쪽파를 넣은 비빔면이다. 김기훈 대표는 “닭 육수로 만드는 라멘이다 보니 시각적으로 닭의 요소를 부각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둥지 형태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라무라의 메뉴들은 면 위에 고사리로 둥지를 틀고 메추리알 3개를 올린 토핑으로 닭의 이미지를 나타낸다. 

고객은 먼저 색깔로 표현된 맛을 선택한 다음 알 사이즈, 병아리 사이즈, 닭 사이즈로 표현된 크기를 정하면 된다. 사이즈마다 면과 육수는 양이 같은데 올라가는 토핑만 달라진다. 알 사이즈에는 고사리와 메추리알만 토핑되며, 병아리 사이즈에는 거기에 닭 다리살 차슈와 닭 다리가 추가된다. 닭 사이즈에는 고사리, 메추리알과 함께 닭 다리살 차슈, 닭 가슴살, 닭 장각이 올라간다. ‘녹색’은 두 개 사이즈로, 닭고기 소보로가 올라간 기본 사이즈와 닭 장각이 더해진 추가 사이즈가 있다. 김 대표는 해외의 자료를 참고하고 메뉴를 구상했으며 “요리하는 일을 하면서 경험한 콩피, 수비드 등의 조리법을 라무라의 메뉴에 적용하고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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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하 대표는 “카레 소스에는 양파의 맛이 지배적이다. 양파를 캐러멜 라이징 하며 볶다 보면 설탕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단맛이 나오고 이는 카레 소스의 핵심이다. 카레에 토핑을 같이 넣고 끓이면 카레 맛이 변하고 토핑 맛도 변한다”며 모험 삼아 카레 소스 따로 토핑 스테이크 따로 조리해 지인에게 선보이고는 맛있다는 반응을 얻으면서 토핑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고 전한다.

우삼촌카레는 말린 표고, 고추, 다시마, 무로 육수를 만들어 카레 소스를 볶는다. 카레에는 큐민시드, 월계수잎, 그린카다멈, 블랙카다멈, 정향, 레드칠리, 메이스, 시나몬, 통후추 등 통향신료와 케이앤페퍼, 고수가루, 큐민가루 등 가루 향신료가 사용된다. 카레에 생크림과 버터를 넣어 소스를 만들고 카레 맛을 살리는 강황 밥을 지어 내면서 카레 위에 채소, 고기로 토핑을 하며 메뉴를 만들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카레에 대한 고객의 호기심은 우삼촌카레 앞에 줄을 서게 만들었다. ‘비프 스테이크 카레’는 구운 스테이크의 맛을 유지할 수 있어 인기인 메뉴다. ‘비프 스테이크 카레’에는 버터와 콩피 오일을 혼합한 기름에 구운 비프 스테이크와 새송이버섯, 애호박, 단호박, 당근, 연근, 죽순, 가지, 베이비콘, 방울토마토, 고구마 등 향신 오일에 구운 10가지 채소가 토핑된다. 봄에는 아스파라거스와 그린비, 여름에는 초당옥수수, 오크라, 겨울에는 감자, 통야파, 배추 등 시즌에 따라 신선한 채소로 토핑을 바꿀 수 있다. ‘치킨 스테이크 카레’, 비건으로 조리하는 ‘콩 카레’도 있으며, 토핑을 타이밍에 맞춰 익히는 것이 관건이다. 카레에 토핑을 올린 후 마지막으로 카수리메티, 가람 마살라, 넛맥, 트러플오일을 뿌리고 데코한다. 

카레 위에 토핑을 올리는 방법과 반대로 ‘문어 콩피 카레’는 토핑 위에 카레를 올리고 있다. 문어와 함께 가니시로 콩피 감자와 콩피 마늘이 들어가고, 레몬, 적근대 뿌리, 로즈마리를 뿌린다. 문어를 콩피할 때 나오는 오일에 양파와 향신료를 넣은 후 카레를 만들어 토핑 위에 얹는 독특한 조리법이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4년 12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