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KFC, 다시 선택받는 브랜드를 만들다
백민정 KFC CMO
최근 KFC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색 신메뉴와 셰프 협업, 콘텐츠 IP, 체험형 팝업까지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젊고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2023년 KFC코리아에 합류한 백민정 CMO(최고마케팅책임자)가 있다. 오랜 헤리티지는 지키면서도 오늘의 고객이 다시 KFC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에게 KFC의 변화와 앞으로의 브랜드 전략을 들어봤다.
글 이동은 기자 사진 이경섭 실장·업체 제공
기본부터 다시 세운 KFC
지난 2023년 5월 KFC코리아에 합류한 백민정 CMO는 CJ푸드빌과 버거킹, 이마트24 등 외식·유통업계를 두루 거치며 파인다이닝부터 QSR, 신규 브랜드와 헤리티지 브랜드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아온 마케팅 전문가다. 현재 KFC코리아에서 브랜드 전략과 제품 전략, 캠페인,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고객이 KFC를 선택하고 경험하는 전반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백 CMO가 KFC에 합류한 뒤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KFC가 가진 강점을 지금의 고객에게 어떻게 다시 매력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였다. KFC는 이미 오랜 역사와 대표 메뉴, 충성도 높은 고객을 가진 브랜드였다. 다만 이런 강점들이 지금의 고객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전달되고 있는지를 먼저 살폈다. 백 CMO는 약 1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와 품질 기준을 정비하고 매장 운영과 서비스 기준을 함께 손보며 브랜드의 기본 체력을 새롭게 다졌다. 핵심은 어느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고객이 기대하는 맛과 서비스를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마케팅이 고객을 한 번 오게 할 수는 있어도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은 결국 기본입니다. 어느 매장에 가더라도 기대하는 맛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어야 브랜드를 믿고 다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제품과 매장, 서비스의 기본을 먼저 다진 뒤에는 고객이 KFC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보다 선명하게 만드는 단계로 나아갔다. 제품 경쟁력을 중심으로 공간과 서비스, 커뮤니케이션까지 연결해 고객이 접하는 모든 지점에서 KFC만의 가치를 체감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2023년 대비 올해 1~8월 매장당 일평균 매출은 55%, 매장 고객 수는 50%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은 90%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백 CMO는 이를 특정 제품이나 한 번의 캠페인이 만든 결과라기보다 제품이 방문의 이유를 만들고, 좋은 경험이 재방문의 이유를 만들며, 새로운 마케팅이 또 다른 방문 계기를 만들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KFC다운 맛’ 안에서 새로움을 찾다
브랜드 정비 이후 KFC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활발해진 신제품 전략이다. 기존 시그니처 메뉴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부위와 구성, 소스,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신제품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KFC만의 헤리티지와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에게 새로운 선택의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더라도 KFC다운 맛과 품질, 브랜드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오리지널통다리’는 기존 대표 메뉴가 가진 맛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부위와 구성에 변화를 준 사례다. ‘칰폴레 시리즈’처럼 새로운 맛과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하고 ‘디핑텐더’와 ‘오리지널 딥버켓’처럼 소스를 활용해 제품을 즐기는 방식을 선보이기도 한다. 새로운 메뉴를 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KFC다운 맛’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도록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이다.
전문 셰프 등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 역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KFC가 축적해 온 제품 개발 및 전국 매장 운영 노하우에 전문 셰프가 가진 원재료와 조리 방식에 대한 전문성을 결합해 고객이 원하는 맛을 보다 정교하게 구현한다. 협업 과정에서는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보다 원재료의 특성과 맛의 균형, 소비자가 선호하는 조합까지 함께 검토한다.
다만 아무리 새로운 아이디어라도 실제 매장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없다면 제품으로 출시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R&D를 총괄하는 전영욱 이사와 R&D팀은 아이디어를 실제 매장에서 구현 가능한 제품으로 완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메뉴 기획 초기부터 맛뿐 아니라 조리 방식과 운영 효율, 품질의 일관성을 함께 검토하고 전국 어느 매장에서나 같은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확인한 뒤 출시를 결정한다.
“광고에서 한 약속을 매장에서 지키지 못하면 좋은 마케팅이 아닙니다. 아이디어가 고객의 관심을 끄는 역할을 한다면 완성도는 다시 방문하도록 만드는 힘입니다.”
메뉴를 넘어 경험하는 브랜드로
최근 KFC의 마케팅은 제품 소개에 머물지 않는다. 캐릭터와 콘텐츠 IP 협업, 팝업 등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뿐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까지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묘한 이야기’ 협업 캠페인이다. 백 CMO는 유명 콘텐츠의 이미지를 제품에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Upside Down’ 세계관을 메뉴와 매장 공간, 체험 요소 전반에 녹여냈다. 원작을 잘 모르는 고객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게임 요소를 더해 보다 폭넓은 고객층이 협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오통파이터’와 ‘바삭한 집들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오리지널통다리와 연계한 오통파이터는 광고 속 게임 콘셉트를 고객 참여형 콘텐츠로 확장했고, 바삭한 집들이는 익숙한 집들이 문화를 KFC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오프라인 공간에서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했다.
백 CMO가 생각하는 ‘젊은 브랜드’는 단순히 젊은 세대를 겨냥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오래된 브랜드라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고객이 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면 충분히 젊은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KFC 역시 기존 고객이 좋아해 온 맛과 정체성은 지키면서 새로운 세대가 보다 친근하고 재미있게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표현 방식과 경험을 계속 바꿔나가고 있다.
“브랜드의 나이는 역사로 결정되지만 브랜드의 감각은 오늘 무엇을 하느냐로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고객에게는 익숙한 KFC를 새롭게 경험하게 하고, 새로운 고객에게는 친근하고 흥미롭게 다가가며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6년 10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