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살리는 기술, 푸드테크
키오스크와 서빙로봇 등 인력을 대신하는 기술로 주목받았던 푸드테크가 이제는 식당의 업무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약과 웨이팅 관리부터 주문·결제, 식자재 발주, 직원 및 매출 관리까지 외식업 현장에서 반복되던 업무가 디지털화하는 모습이다. 개별 기기를 도입하는 데서 나아가 POS와 예약 플랫폼, 주문 시스템 등에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고 이를 매장 운영에 활용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다만 업종과 규모, 운영 방식에 따라 필요한 기술과 효과는 다르다. 외식 현장에서 실제 활용하고 있는 푸드테크의 현재와 선택 기준을 살펴봤다.
글 이동은 기자·장지원 기자 사진 이경섭 실장·월간식당DB·업체 제공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에서 운영을 바꾸는 기술로
키오스크와 서빙로봇을 중심으로 시작된 외식업 푸드테크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하던 주문과 서빙 업무를 기계가 대신하며 인건비를 줄이는 데 관심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예약·웨이팅·주문·결제·발주·직원 관리·매출 분석 등 매장에서 반복되는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줄이고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의 역할이 단순한 인력 대체에서 점포 운영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인력 대체’보다 ‘업무 절감’이 먼저
외식업소에서 하루 동안 반복되는 업무는 생각보다 많다. 고객의 예약 전화를 받고 대기 순서를 안내하며 주문을 전달하고 결제를 처리한다. 영업이 끝난 뒤에는 식자재를 발주하고 매출을 확인하며 직원 근무시간과 급여까지 관리해야 한다.
최근 푸드테크는 이처럼 반복되는 일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밥 전문점 코끼리초밥은 KT 하이오더를 통해 고객이 직접 메뉴를 주문하도록 하면서 직원이 테이블마다 주문을 받는 업무를 줄였다. 주문 과정에서 발생하던 누락도 감소했고 직원은 음식 제공과 정리, 고객 응대 등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예약 중심 매장에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 효과가 나타난다. 레스토랑 바위는 예약자 안내와 취소자 관리, 리마인드 메시지 발송 등 관련 실무 대부분을 캐치테이블 예약 시스템을 통해 처리하고 있다. 전화와 DM을 직접 확인하던 셰프의 업무가 줄면서 메뉴와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결국 최근 푸드테크의 핵심은 사람이 하던 반복 업무를 시스템에 맡기고, 확보한 시간을 조리와 접객, 매장 관리 등 보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는 데 있다.
푸드테크도 ‘연결’이 경쟁력
푸드테크의 또 다른 변화는 시스템 간 연결이다. 외식업소에서는 예약 플랫폼과 POS,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배달 주문 시스템 등 여러 솔루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서비스들은 분산된 솔루션과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캐치테이블은 예약과 웨이팅, POS를 연결해 고객의 예약부터 방문과 결제, 재방문까지 함께 관리한다. 여러 채널에서 들어오는 예약을 통합해 이중 예약을 방지하고 방문 이력과 선호 좌석, 알레르기, 기념일 등 고객 데이터를 축적해 접객에도 활용한다. 매장 및 경영 관리 분야에서도 데이터 연결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컨트롤엠의 레스토지니는 매출과 고객, 인사, 광고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으고 대화형 AI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주)푸드테크의 프랜디는 POS와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등 서로 다른 채널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브랜드 기준으로 정리하고 매출 변화의 원인 분석부터 현장 QSC 점검과 개선 관리까지 이어준다.
주문·결제 넘어 발주와 경영 관리까지
푸드테크의 활용 범위도 주문·결제를 넘어 식자재 발주와 직원 관리, 매출 분석 등 점포 운영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반복 업무의 비중이 큰 식자재 발주는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영역 중 하나다. 외식업소는 품목마다 거래처가 다르고 판매처별 가격과 규격, 최소 주문 금액과 배송 일정도 달라 반복적으로 비교하고 주문해야 한다. 식봄은 여러 판매처의 상품을 한곳에서 비교·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반복 주문 상품 저장과 가격 비교, 통합 배송 등을 통해 발주 과정의 수고를 줄인다. 실제 이용 업소들은 직접 시장에 가는 시간을 줄이거나 신메뉴용 식재료를 소량 비교 구매하고, 사용량이 많은 품목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직원 관리도 디지털화하는 모습이다. 출퇴근 기록을 기반으로 급여와 각종 수당을 자동 계산하고 보건증 만료나 직원별 정보를 관리하는 기능이 등장하면서 기존에 엑셀이나 수기로 처리하던 업무를 줄이고 있다. 다점포 브랜드에서는 수백 개 매장 가운데 이상 징후가 나타난 점포를 우선 확인하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까지 AI를 활용한다.
식당마다 필요한 기술은 다르다
다만 모든 매장에 같은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재모피자처럼 대기 고객이 많은 대형 점포에서는 웨이팅 동선과 입장 관리가 중요하다. 반면 예약 인원이 제한된 프리미엄 다이닝에서는 예약 자동화와 고객 정보 관리가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1인 운영 카페라면 주문과 결제 업무를 줄이는 기능이 우선이고 여러 가맹점을 관리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매출과 운영 데이터를 통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비용 역시 설치비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단말기 구입·임대료와 월 이용료, 결제 수수료, 유지보수 비용,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여부, 약정기간과 해지 위약금까지 실제 사용 기간 동안 부담하는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 시스템 간 연동이 어렵다면 같은 정보를 반복 입력해야 해 오히려 업무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예약·웨이팅부터 테이블오더와 POS, 식자재 발주, 매장 및 경영 관리까지 외식 현장에서 활용되는 푸드테크를 영역별로 살펴본다. 실제 점포 사례를 통해 기술이 어떤 업무를 줄이고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는지 확인하고 점포 상황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도 살펴본다. 여기에 AI 마케팅 전문가 이수진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를 어떻게 쌓고 활용해야 하는지, AI와 스마트 솔루션을 내 점포에 맞는 조력자로 만드는 방법까지 짚는다. 결국 푸드테크의 경쟁력은 우리 식당의 일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필요한 기술을 연결해 사람과 시간을 더 중요한 곳에 쓰도록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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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TECH 1 ; 캐치테이블
누적 가입자 1500만 이끈 캐치테이블의 혁신
예약·웨이팅 넘어 매장 운영까지 전 과정 디지털화
와드가 운영하는 외식업 전문 통합 플랫폼 캐치테이블은 예약·웨이팅·POS를 하나로 묶어 외식업 전반을 디지털화하는 데 성공했다. 핵심 경쟁력은 단순 노출 채널이 아닌 점포 운영 시스템 구현에 있다. 캐치테이블이 갖춘 탄탄한 시스템은 점포 재방문율과 단골 비중을 극대화하는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객·경영주 모두가 선택한 이유, 매장 운영 시스템
캐치테이블은 2016년 매장용 예약·고객관리 B2B 솔루션으로 시작, 축적한 외식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2020년 B2C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실시간 웨이팅, 간편결제 캐치페이, 픽업 서비스 등 영역을 확대하며 점포 검색부터 예약·대기·결제·고객관리에 이르는 외식 여정 전반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그 결과 2026년 9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1500만명, 입점 매장 3만곳을 돌파했다. 이용자 비중은 20대 34%, 30대 34%, 40대 18%, 50대 이상 13%로 고르게 분포하며 이용자 1인당 연간 예약 2.35회, 웨이팅 2.66회를 기록 중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00만명을 넘어선 글로벌 앱을 통해 외국인의 국내 맛집 이용도 지원한다.
업계 내 입지를 유지하는 핵심 요인은 단순 노출형 채널이 아닌 ‘매장 운영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 출발점에 있다. 캐치테이블은 레스토랑의 좌석 소진 구조와 재방문 특성을 반영한 B2B 솔루션을 선제 구축한 후 B2C 앱을 연동했다. 파인다이닝·오마카세 코스 중심의 예약 시장과 객단가 5만원 이하 점포의 웨이팅 시장을 단일 플랫폼 내에서 동시 처리가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1월 대비 점포 재방문율은 2.4배, 연 24회 이상 예약하는 헤비 유저는 6.5배 증가하는 재이용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
고객유입부터 재방문까지 책임지는 통합관리
캐치테이블은 고객의 전 구간을 관리한다. 예약금 및 선결제, 인원·요일별 운영 규칙, 코스 사전 선택 등 점포별 조건 설정이 편리하다. 대기 관리는 현장 태블릿 접수와 원격 줄서기를 연동해 호출·입장·이탈을 시스템적으로 처리하고 한정 상품의 픽업 예약 판매 시 재고 현황과 판매 기간, 구매 수량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 메뉴 등록 및 주문·결제 기능도 동일 솔루션 내에서 지원된다. 즉 빈 좌석을 채우는 ‘유입’과 다녀간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 ‘관리’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현재 구현돼 있는 주요 기능으로는 먼저 고객 메모 및 태그 시스템이 있다. 방문이력·선호좌석·알레르기·기념일 등이 고객 개개인 단위로 축적되고 예약 시 자동으로 연동해 보여줌으로써 담당 직원이 변경되더라도 동일한 접객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 예약 고객이 방문하기 전 자동 발송되는 알림톡 안내도 예약 이탈 및 노쇼 비율을 낮추는 중요 요소로 작동한다. 또 매장 리포트 기능은 요일·시간·경로별 예약 방문 데이터를 시각화해 비피크시간대를 확인하고 그 시간에 맞는 혜택을 배분하는 등 숫자 기반의 운영 판단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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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TECH 2 ; KT 하이오더
하이오더를 만든 사람들
기술보다 먼저 현장을 고민하다
KT 하이오더는 주문과 결제를 디지털화하는 테이블오더 기기를 넘어 매장 운영 효율과 고객 경험, 매출 확대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다. 2023년 5월 공식 출시 이후 외식 현장에 빠르게 확산하며 2026년 9월 기준 전국 25만개 이상의 테이블에서 사용하고 있다. 연내 30만대 돌파가 기대되는 가운데 하이오더는 주문 편의성을 높이는 데서 나아가 매장 마케팅과 운영 지원, 다양한 산업의 업무 디지털화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POS·VAN 업계에서는 최근 테이블오더 신규 개통량을 기준으로 하이오더가 압도적인 1위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이오더서비스팀 정성용 부장과 UI·UX를 담당하는 정지영 과장을 만나 하이오더의 탄생 배경과 경쟁력, 앞으로의 방향을 들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으로 완성한 KT 하이오더
하이오더가 가장 중점을 둔 가치는 ‘안정성’이다. 외식업소에서는 주문 한 건의 누락이나 서비스 장애가 곧 고객 불편과 매장 운영 차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능이나 화려한 디자인에 앞서 언제든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KT는 2022년부터 테이블오더 전문 중소기업 에스오더와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2023년 5월 하이오더를 공식 출시했다. 2019년부터 테이블오더 사업을 운영해 온 에스오더가 특허받은 카드 결제 누락 방지 기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결제 환경을 제공하며 KT의 전국 단위 운영 체계와 고객 지원 역량,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결합했다.
정성용 부장은 “좋은 서비스는 한 회사의 역량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며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기술력과 전국 단위 서비스 운영 경험이 만나 지금의 하이오더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관점에서 답을 찾는 직관적인 UX
하이오더의 또 다른 경쟁력은 사용 편의성이다. 2024년 12월부터 시작한 UI·UX 개발 과정에서도 ‘보기 좋은 화면’보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화면’에 집중하고자 했다. 정지영 과장은 이를 위해 UX 전문기업과 연세대학원 UX 연구기관, 실제 사용자, 전국 영업 조직 등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
고객이 어떤 메뉴에서 오래 머무는지, 어느 화면에서 주문을 망설이는지, 주문 과정에서 무엇을 불편하게 느끼는지 등을 분석하고 이를 서비스 개선에 반영했다. 메뉴 영역과 주문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해 이미지가 가려지지 않도록 하고 메뉴 종류와 가격, 주문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 구조도 단순화했다.
주문 넘어 매출과 운영까지 지원
하이오더는 최근 단순 주문 기능을 넘어 매장 마케팅과 매출 확대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이 네이버 리뷰 이벤트다. 기존에는 매장이 별도의 홍보물을 제작하고 직원이 참여 방법을 안내하거나 영수증을 확인해야 했다면 하이오더에서는 고객이 주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벤트를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고객이 선택한 메뉴와 어울리는 옵션 상품이나 새로운 메뉴를 제안하는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고객의 주문 과정에서 관련 메뉴를 제안함으로써 추가 구매를 유도하고 객단가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설치 환경에 따른 선택지도 확대했다. 기존 스탠드형 제품 외에 탁상형 모델인 ‘하이오더 아일랜드’를 출시해 호텔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 바 형태의 매장 등 기존 제품 설치가 어려웠던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 과장은 “과거의 테이블오더가 주문을 디지털화했다면 하이오더는 마케팅까지 디지털화하고 있다”며 “하이오더는 주문받는 솔루션을 넘어 고객과 소통하고 매출을 만드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고객 목소리로 진화하는 플랫폼
하이오더 서비스 개선의 출발점은 현장이다. KT 하이오더 전담센터에는 매월 약 2만건의 고객 문의와 개선 요청이 접수된다. 단순 상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메뉴 관리 기능, 매장 설정, 주문 프로세스 등의 실제 개선 과제로 연결한다.
KT는 매월 25일을 ‘하이오더 데이(하25더DAY)’로 지정하고 고객 대상 정기 혜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이오더 매장 이용 고객에게 경품 룰렛 이벤트와 KT 멤버십 쇼핑라운지 5000원 할인쿠폰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소상공인 전용 플랫폼 ‘사장이지’ 앱을 통해 점주의 매장 운영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다양한 혜택도 확대할 예정이다.
정 부장은 “하이오더가 주문 시스템을 넘어 소상공인의 운영 부담을 줄이고 매출 확대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파트너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계속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